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월간 분대 기록탐색 1

월간 분대 기록 · 2024.03 월간 분대 · 1층 은빛의 호수

탐색 1

만년설을 기어 다닌다.

산에 오르고서야 그녀는 끝없이 펼쳐진 구름 사이에서 쉴 곳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곳은 산의 정상이 아니라, 산등성이에 펼쳐진 설원의 끝이었다.

이곳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깊고 얕은 무수한 발자국이 눈밭에 흩어져 있었다. 그 한 걸음 한 걸음 그녀는 모두 기억하고 있다. 걸음을 멈췄을 때, 발을 헛디뎠을 때, 그리고 다시 일어섰을 때, 이 모든 발자국은 마치 운명에 묶여 있는 풀리지 않는 매듭 같았다.

심지어 자신이 뗀 첫 걸음마조차도 똑똑히 기억할 수 있었다.

어느 평범한 오후, 어머니의 무릎 위에는 두꺼운 전화번호부가 펼쳐져 있었고, 어머니는 허스키하면서도 친절한 목소리로 전화 너머의 상대에게 상품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멀리 음소거된 TV 화면에서는, 회색 깃털의 육지 파울비스트가 검고 짧은 날개로 화면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기 마젤란은 마치 그것의 부름이라도 들은 듯, 천천히 발을 들었다가 내려놓았고, 또 다른 발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이 광경을 본 어머니는 황급히 수화기와 전화번호부를 바닥에 내려놓고, 제초 중이던 아버지를 불렀으며, 또 할머니와 이웃들, 심지어 지나가던 전달자마저 불러 이 역사적인 순간을 다 함께 지켜보길 바랐다. 아기 마젤란이 처음으로 기어 다닌 이 순간을.

이건 확실히 모두가 구경할만한 특별한 광경이긴 했다. 아기 마젤란이 '뒤로' TV를 향해 기어갔으니. 곧이어 마젤란은 몸을 천천히 돌려 TV 화면에 비친 파울비스트를 향해 손을 뻗었다.

처음 기어 다닌 게 역방향이라니, 확실히 마젤란답지 않은가. 그 과정이 어떻든 그녀는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머릿속에 이런 추억이 떠오르던 때, 그녀는 탐험용 썰매에 엎드린 채 산꼭대기에서 산등성이의 설원으로 미끄러지고 있었다.

쿵……!

몸에 쌓인 눈은 마치 아기 때 덮었던 두꺼운 이불 같았다.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혹은 어릴 적 꿈에서 깨어났달까.

몸을 덮은 눈은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그녀는 조금씩 뒤로 기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애쓴 마젤란은 겨우 눈 속에서 기어 나왔고, 그리고 간신히 일어섰다……

마젤란은 과거의 추억을 눈과 함께 털어냈다. 눈송이는 마치 별 무리처럼 대지에 덮인 하얀 은하수로 돌아갔다. 사미와의 첫 만남은 그녀로 하여금 탐사협회의 교육에서 들은 한마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사미에겐 모두가 어린아이야……”

“사미는 누군가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