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엔딩 컷신끝과 시작

엔딩 컷신 · 엔딩 컷신

끝과 시작

엔딩 끝과 시작



이곳은 왕중왕의 궁전 앞이자, 학자들이 한 번도 측량하지 않은 황사의 땅.

살아있는 영혼은 바람에 흩어지고, 금과 철은 녹아내리며, 자갈은 그 자체로 소멸하는 곳이다.

시간은 혼돈으로 돌아가며, 시간은 더 이상 생명과 소멸로 측정할 수 없게 되었고, 시간의 끝은 사라졌다.

나팔 소리와 맹수의 포효만이 울렸다. 멀게는 희미한 지평선, 가깝게는 눈앞까지, 끊임없이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두 개의 거대한 군대만이 선명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어쩌면 탐색자의 관측과 인지에 의해 시작된 전쟁일 수도 있다. 혹은 어쩌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작되지 않은 전쟁일 수도 있다.

탐색자들은 이곳을 알아보았다.

카란두 카간은 대지를 짓밟으며, 천도에는 천험이 있음을, 정복은 끝이 있음을 부인하였다.

루갈샤르거스가 마치 전장의 모래 먼지에서 아침과 저녁을 보지 못한 것처럼 삶과 죽음을 호령한 것은, 그가 여전히 시간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래된 영웅은 모든 것을 지배했다.

돌아오지 못할 길에 발을 디딘 자는 전부 전쟁의 신하가 되었다.

……푄 고온지대.

왕중왕과 나이츠모라 카간의 전쟁은 대지의 최남단에 이 죽음의 대지를 만들어 내었다.

탐험가의 행보는 수천 년 동안 뜨거운 바람 속에서 소각된 침입자들과 같이, 이 죽음의 대지에서 한 줄기 연기가 되었다.

탐험가들은 흩어지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버텼다.

임시로 건설한 방어 진지가 흔들렸고, 대원들은 다양한 보조 수단을 통해 신체 기능을 조절하여 고온 속에서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공포 속에서 위업의 끝을 추구하는 영웅을 우러러보았다.

시간은 마치 기준을 잃은 것처럼 한없이 길어졌다. 마침내, 거대한 구조물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다. 모래 속에서 별빛이 떠올랐고, 탐험가들은 힘겹게 문을 향해 뛰어갔다.

“이 거대한 구조물은 극히 불안정한 상태로 가동되고 있어.”

“공간 안정 장치가 파손됐어……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을 거야…… 들었으면 빨리 가자고.”

부서진 문에 발을 디딘 그 순간, 행렬의 끝에 있던 마젤란은 재차 전장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공포를 들이마셨고,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느꼈다.

뒤이어, 마젤란은 몇 년 전의 사람들이 끝없는 빙원의 끝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목도한 멸망과 자신의 몸에 내려앉은 녹아내린 눈을 떠올렸다.

그녀는 두 통솔자의 마지막 위업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정글을 사막으로 만드는 무시무시한 에너지는 두 사람의 전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크레이즐리선처럼, 고리를 가로지르는 적을 몰아낸 적이 있었다.

거대한 구조물이 처음 가동되었고, 사람을 기쁘게 만들었다. 인류는 처음으로 푄 고온지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인류는 천 년 전의 역사를 뚜렷하게 관측할 수 있었다──

영원이라는 시간과 싸우는 영웅과 마찬가지로, 미지를 추구하며 황야에서 최초로 떠난 인간이 있었다.

이제 문이 열린다.

인류가 손댈 수 있는 영토는 무궁무진하다.

탐험가가 보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득한 과거까지 확장되었다.

탐험가도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머나먼 미래를 향해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