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엔딩 컷신깊은 심연 속으로

엔딩 컷신 · 엔딩 컷신

깊은 심연 속으로

엔딩 깊은 심연 속으로



“우리는 어둠에 완전히 삼켜진 대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빙원의 끝에 반드시 열리게 될 문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운명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운명의 끝에 당도하기 위해, 저는 그것의 기인을 복원했습니다.”

아르게스

예견으로 본 미래는…… 지금 제 눈앞에 있습니다.

고난과 역경, 그리고 수많은 실패와 시도 끝에……

탐사대는 사이클롭스의 인도 아래…… 드디어 끝없는 빙원의 끝에 도달했다.

눈앞에는 사람들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고, 그 밑에는 아름다운 뿌리 없는 꽃이 만발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도달한 탐험가라면 이미 두려움에 익숙할 법하지만, 그 건물이 주는 공포는 이미 그 경계를 넘어 서서히 퍼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만약 이 문이 열릴 수 있는 문이라면, 문의 저편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필시 액운일 것이라.

하지만 사이클롭스는 이미 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동굴을 나선 그 순간부터, 그녀는 줄곧 이 문을 향해 걸어왔다.

시야가 뒤틀리고, 인식과 이해의 차이로 인해 이 공간은 급격히 붕괴하고 있었다.

균열로부터 시작한 인지는 서서히 현실을 침식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액운의 강림을 저지하고 싶었지만, 간섭받고 있는 그 공포 속에서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티폰

……

모두와 마찬가지로, 티폰은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와 달리, 운명으로 향하는 그 뒷모습을 티폰은 수도 없이 봐왔다.

미래를 아는 사이클롭스는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녀가 말하는 운명의 인도를 따르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티폰은 어떻게든 그녀를 만류하고 싶었다.

재난이 닥쳐올 거란 예감 때문이 아니고, 미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도 아니다. 사냥꾼은 그냥 자신이 확신하는 우려를 예리하게 잡았을 뿐이다.

티폰

……아르게스, 가지 마!


부름을 들은 사이클롭스는 고개를 돌렸다.

링 모양의 거대한 건물은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는 별빛이 반짝이는 밤하늘 같은 어둠이 나타났고, 아름다운 색채가 일그러지면서 흘러나왔다.

지금까지의 기록을 훨씬 초과한 규모의 붕괴가 눈앞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 광경을 예견한 적이 있다.

심연을 단 한 번 들여다본 것만으로도 사미에, 심지어 테라 전체에 전대미문의 재난이 닥쳐올 것이다……

그러나 찰나의 예언으로는, 그녀 자신의 힘으로 이 재난을 얼마나 오래 막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이후 그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죄인이 될 것인지 또한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사명에 대해 그녀가 유일하게 아는 것은……

이 데몬의 거대한 그림자에 가려진 채, 사이클롭스는 오리지늄 아츠로 칠흑 같은 장막을 내려 동료들을 재이로부터 떼어냈다는 것이다.

아르게스

어서 여기를 떠나세요.

그 순간, 티폰은 아르게스가 그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다. 늘 슬픔에 가득 차 있던 사이클롭스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으니……

“이게 제 운명이니까요.”

아르게스

운명의 딸이 어떻게 될지 저는 모릅니다. 저는 단지, 당신이……

아르게스

……스스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길 바랄 뿐이에요.


……아니.

싫어!

안 믿어!

그게 오늘이라니, 믿을 수 없어!

……끝없는 어둠 속에서, 또 한 사람이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공포의 늪에서 기어나와 무거운 활과 화살을 팽개치고……

티폰은 그 외롭게 떠나려는 뒷모습을 따라잡으려고 했다.

그녀는 모든 걸 아랑곳하지 않은 채 손을 내밀었다.

그때, 티끌 하나 없는 은백의 혼비스트가 그녀 옆에서 뛰어올랐다.

그것은 눈꽃처럼 가벼웠고, 너무 가벼워서 만질 수조차 없었으며, 거미줄로 엮은 드림캐처로도 잡을 수 없었다.

그것은 모든 사미인들이 꿈속에서 봤던 선령의 순백한 자비나 다름없었다.

한 줄기의 빛이 오로라처럼 어둠을 뚫고 하늘 높이 치솟았다.

사미의 비스트 아리스토크랫이 눈앞의 데몬에게 향했다.

폭발하는 듯한 강렬한 빛이 일그러진 공간으로 쏟아졌고, 빛은 적막 속에서 발산하며 포착할 수 없는 찬란한 허공 속으로 녹아들었다.

강렬한 진동과 함께, 혼비스트가 흩뿌린 은빛 서리와 무서울 정도로 반짝이는 별들이 함께 사라졌다.

사라진 에너지에 의해 승화하는 얼음 결정.

빙원의 끝에 떨어진 따뜻한 물방울.


암마의 사랑은 운명의 심연으로 뻗은 딸의 손 위에서 부드럽게 녹아버렸다.


데몬의 그림자는 사라졌고, 은백의 혼비스트도 자취를 감췄다.

링 안에서 뿜어나오던 이질적인 색채도 사라졌고, 맑은 얼음 위에는 은빛만이 남아 있었다.

모두가 멍하니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참 후, 마침내 한 대원의 발소리가 정적을 깨트렸다.

대원들은 이 거대한 링을 넘나들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무도 이 건물을 다시 움직일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고, 이 문을 '통과'할 수 있는 틈새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건물 근처에서 티폰은 머리를 숙이고 뭔가를 찾고 있었다.

그녀는 혼비스트의 낙인이 찍혀 있는 단단한 눈덩이를 찾고 있었다.

티폰

……아무 데도 없네.

티폰

어떻게 이럴 수가. 할머니가 왔으면 분명 축복을 남겼을 텐데.

티폰

아르게스…… 안 그래?

티폰은 그 커다란 혼비스트가 이미 사라졌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르게스는 그저 서서히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

그것의 발자국은 이미 끝없는 눈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사미의 엘라피아가 아닌 두 살카즈가, 속삭임으로 사미의 선령이 그들에게 내린 사랑에 감사를 전했다.

거센 풍랑은 이미 지나갔다.

그러나 운명의 예언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녀의 죽음이 정해진 것처럼……

인류가 언젠가 저 문을 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