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월간 분대 기록파란만장했던 시절 1

월간 분대 기록 · 2025.12 월간 분대 · 1층 홍육루

파란만장했던 시절 1

피로 정복한 '높은 산'.

학자들은 부상당한 베헤모스 지금쯤 황량한 산속에 숨어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 이유는 산속에서는 거대한 몸집을 숨기기 쉽고, 설령 발견당했다 해도 그것을 상대하는 데 쓰이는 대형 무기를 깊은 산속까지 쉽게 운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 무기의 도움이 없다면, 인간은 분명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베헤모스도 인간의 이런 생각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인간들이 산속을 전장으로 택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전황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인간들은 마침내 베헤모스를 처치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베헤모스 역시 인간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인간은 눈으로 보는 것을 진실이라 여기지만, 그들의 눈을 속이는 건 매우 쉬웠다. 때문에, 교전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은 공격해야 할 대상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정찰병이 지형도를 꼼꼼히 대조해 보고 있었다. 그러나 수년간의 전투로 지형은 많이 변해 있었고, 그게 전투 때문인지 베헤모스 때문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갑자기 앞쪽 부대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누군가 정신이 혼미해져 비명을 지르며 칼을 뽑아 동료를 향해 휘둘렀다. 게다가 산돌, 썩은 나무 등으로 변한 창괴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인간의 진형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중에 이미 전사한 동료의 '무기'까지 있다는 걸 알아챘을 때, 장병들은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칼을 휘두르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곧 현실과 환상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굴러떨어진 바위에 의해 길이 막히자, 산골짜기에 갇힌 부대는 동료와 창괴들과의 처절한 전투에 휘말리게 되었다.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하늘을 가르며 퍼졌고, 공격받은 각 부대는 약속된 시간까지 버티다가 동시에 화살을 발사했다. 화살촉에 달린 띠는 공중에 불규칙한 진홍색 원을 그렸고, 그 위에 커다란 그림자가 모여들었다. 바람계 오리지늄 아츠를 이용해 대나무 날개들이 회전하며 날아왔다. 한 손으로 주문을 외우자, 뇌법 천사의 벼락이 정확히 '원'의 중심에 있는 산봉우리 위에 떨어졌다. 그 '산봉우리'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등껍질은 산처럼 이어져 있었고, 짧은 팔다리는 '산봉우리' 밑에 숨겨 있었다.

“찾았다.” 천사의 곁에 있던 젊은 장군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상처를 입었더라도 베헤모스는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웠고, 천연 요새에 숨어 있어 인간들에게 찾아낼 틈을 주지 않았다. 게다가 학자들이 제공한 단서에 따르면, 중상을 입은 베헤모스 주변에는 반드시 창괴들이 밀집해 있고, 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만약, 여러 부대로 양공 작전을 펼쳐 포위망을 형성하면, 그 포위망의 중심이 필시 그 황생이 있는 곳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이 땅에서 태어난 황생은 흙 성질이라, 벼락으로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어두운 구름이 몰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자, 벼락이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울렸다. 다섯 갈래의 벼락이 하늘을 뚫고 땅을 가르며 빠르게 몰아쳤다.

그러나 천사의 힘으로 대형 장치를 대신하는 이 전술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대나무 날개는 그저 조잡한 깃털 모양에 불과해, 베헤모스의 공격을 피하기 어려웠다. 공격을 받은 베헤모스가 비틀거리며 일어서자, 땅이 흔들리고 산이 요동쳤다. 사람들은 동료들이 폭포처럼 사방으로 갈라진 바위틈에 떨어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또 그 바위틈이 다시 합쳐지는 것을 눈 뜨고 지켜봐야 했다. 베헤모스의 꼬리가 일으킨 기류만으로도 절반의 대나무 날개가 휘말려 떨어졌다. 그 순간, 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비명이 들불처럼 번졌다. 만약 모든 대나무 날개가 추락하기 전에 그 생명을 끊지 못한다면, 이번 전투는 완패가 될 것이며, 전세 역시 잃게 된다!

천사의 모든 벼락이 정확하게 베헤모스의 급소를 노렸지만, 베헤모스의 배에는 용광로가 있어 무쇠가 갑옷이 되어 급소를 보호하고 있었다. 지상에서는 부서진 돌무더기 속에서 기어나온 장병들이 힘겹게 주변을 향해 밧줄 달린 쇠뇌를 쏘아 베헤모스의 움직임을 방해하려 했으나, 그 힘은 결국 거대한 몸집에 미치지 못해 곧 밧줄이 모두 끊어지고 말았다. 잠깐이라도 베헤모스가 빈틈을 보이게 할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출발한다.” 젊은 장군은 침착하게 미리 준비해 둔 수쟁을 집어 들었다. 이것은 전술의 일부였고,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미리 준비해둔 알약을 삼키고, 연을 펼쳐 베헤모스가 휘두르는 꼬리를 피해 대나무 날개에서 뛰어내려 베헤모스의 등을 향해 날아갔다. 알약은 낙하하는 동안 서서히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오감을 잃었고, 귀로 들을 수 없고 코로 냄새를 맡을 수 없었으니, 허상과 실상이 다르지 않고, 형체와 뜻이 구별되지 않았다. 또한 그는 육식을 잃었으니,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므로, 인과도 의미가 없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다.

그의 눈앞에는 오직 희미한 빛 한 줄기만이 남았다. 그것은 마치 모든 공격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 베헤모스의 흐린 눈동자에 떠오른 분노의 빛과도 같았다.

날렵한 그는 가볍게 베헤모스의 몸 위에 착지했고, 몸이 기억하는 대로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화약을 '산주름'을 따라 베헤모스의 단단한 갑옷 아래로 밀어 넣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획을 세울 때부터 실행에 옮기기까지 그는 한 번도 망설인 적이 없었는데, 이 찰나의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다정한 광경들이 떠올랐다. 드물게 자신을 인정해주던 아버지의 미소, 향수를 느낄까 봐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고향 음식, 성루 위의 봉화, 새콤달콤한 산자 나무 열매……

콰쾅!!!

벼락이 베헤모스의 폭파된 살점 위로 떨어져, 곧장 그의 급소까지 내리꽂혔다. 베헤모스는 고통스럽게 몸을 뒤틀며 발버둥쳤고, 마침내 무너진 산에 파묻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반대편에서, 젊은 장군을 구출했던 대나무 날개는 산비탈에 추락했다. 머리에서 피를 흘리던 천사는 이 목숨을 내건 전술을 욕하면서도, 전술을 세운 자의 입에 해독약을 억지로 밀어 넣고 있었다.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진 또 하나의 전투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언제부턴가 승리한 부대에서는 더 이상 환호성이 터져 나오지 않았다. 모두가 부서진 바위 더미 속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들을 힘겹게 끌어내 서로 부축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