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월간 분대 기록잡동사니 1

월간 분대 기록 · 2026.01 월간 분대 · 1층 홍육루

잡동사니 1

도움을 청할지 스스로 해결할지, 때로는 꼭 원칙의 문제만은 아니다.

“너, 우리 언니랑 비슷하네.”

계속 밭머리에 쭈그려 앉아있던 여자가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말을 꺼냈다.

하지만 상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밭고랑만 파고 있었다.

“이렇게 쩍쩍 갈라진 밭이랑 힘겨루기라도 하는 거야? 혹시 가보라도 묻혀 있어?”

그 사람은 밭고랑을 하나 파고는, 좌우를 둘러본 뒤 다른 고랑을 파기 시작했다.

“농사철은 진작에 지나갔잖아. 설마 고랑을 파서 파종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 사람은 여전히 대꾸하지 않고 그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계속 고랑만 팔 뿐이었다.

“설마 좋아하는 아가씨가 자기 집 땅이라도 일궈 달래? 아니면, 못된 숙부 숙모가 여기서 일이라도 시키든?”

계속 말하던 여자는 갑자기 탁하고 자기 머리를 쳤다. “알겠다! 분명 며칠 전 그 관리가 협박해서 땅을 일구지 않으면……아니지, 그자의 악행을 참지 못한 네가 그자의 머리를 박살 내는 바람에, 시체를 묻어 없애려고 땅을 파고 있는 거구나! 이거 좋다. 이걸 적어놨다가 나중에……”

“헛소리.”

“그럼 대체 무슨 일인데?”

“요즘 새로운 주조 방법을 생각해냈거든, 숯을 아끼는 방법 말이야. 그런데 철이 제대로 됐는지 알 수 없어서, 이 황폐한 밭에서 실험하려고 온 거야. 지금 보니 거기서 거기네.”

“쳇, 시시하긴.”

여자는 맥이 빠졌지만, 자리를 떠나진 않았다. 한참 후, 그녀는 다시 머리를 탁하고 쳤다.

“아, 그러면 너 대장장이겠네? 내 곡괭이 한 번 써 볼래?”

여자는 찬란하게 빛나는 금속을 대장장이 앞에 던졌다. 의심이 많은 대장장이는 그 금속을 자루 위에 끼워 휘둘러 보고는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 “이건 또 뭐야, 어떻게 돌까지 부숴버리지?”

“어때? 가벼워서 힘도 덜 들고, 오래 써도 망가지긴커녕, 돌도 부술 만큼 단단해. 좋지 않아?”

대장장이는 한참 동안 망설이다 겨우 '그렇긴 하네'라고 말하고는, 다시 곡괭이를 여자에게 돌려주었다.

“필요 없어?”

“필요 없어.”

“왜?”

“나는 멍청해서 네 곡괭이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쓰기도 전에 공정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는 바보가 어디 있어.”

“허리 아파.”

“허리도 아픈 사람이 여기 와서 쉴 새 없이 고랑을 판다고?”

“……겨우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다 싶었는데,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너한테 졌잖아. 그게 화나.”

여자는 실소를 터뜨렸다. “겨우 그거야? 고집 때문에?”

“그래, 고집 때문이다. 내가 여든 살쯤 되면 그때 다시 찾아와.”

“여든?” 여자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 고집불통 대장장이야, 할 말이 있으면 그냥 말할 것이지, 사람 골치 아프게 만들고 있어! 공정을 개선해서 다시 나와 겨뤄보고 싶긴 하지만, 자신이 없어서 여든 살 같은 헛소리를 하는 거야? 그냥 솔직하게 혼자 해보겠다고 말하던가! 너 같은 사람을 내가 염국에서 많이 보긴 했는데, 그중에서도 네가 제일 어리석어!”

대장장이는 얼굴을 붉히더니 그 여자를 보지 않고, 자신의 곡괭이를 줍고는 조용히 돌아가 일했다.

“그러면 내가 맛있는 거 해줄까? 내가 새로 배운 산초 산수유 훠궈야. 너는 물론이고, 며칠 전 그 관리조차 아직 맛보지 못한 거라고!”

여자는 요술이라도 부리듯 갑자기 솥과 고기, 산초, 산수유 기름을 꺼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향이 풍겨왔다.

“그런데 넌, 뉘집에서 도망쳐 나온 아가씨야?”

“뭘 그런 거 물어봐. 먹을 거야, 말 거야?”

두 사람은 입가가 기름이 흘러넘칠 때까지 먹었고, 또 술까지 몇 잔 곁들였다. 그리고 대장장이는 마침내 그 곡괭이를 메고 떠났다. 그의 모습이 멀리까지 사라진 뒤에야, 여자는 문득 머리를 탁 치며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항상 남이 내게 부탁했는데, 오늘은 왜 내가 남에게 부탁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