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결말 기록일출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뭇 산과의 대화

일출

해금 조건: 관련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뭇 산과의 대화

탐사대는 복귀 여정에 올랐다.

비록 사미는 탐험가들의 앞길을 가로막진 않았으나, 길에서 마주했던 뜻밖의 만남과 예상 밖의 사태로 물자가 바닥나고 말았다.

누구나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었으나, 무작정 나아가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는 걸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남쪽으로 돌아와 물자를 보급하고 연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이다. 모든 준비를 마쳐야 다시 북쪽으로 떠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일부 사람들은 이미 이번 여정의 비용과 수익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인원의 손실, 기자재의 파손, 식량의 소모까지…… 모두 탐사에 불가피한 지출이다.

하지만 발견한 품종, 기록된 현상, 기행문 출간 등은 다음 탐색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 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남부인'들이 적게나마 사미인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에 이들은 사미의 야만인…… 아니, 사미 친구들에게 그 어떤 도움도 바라지 않았다. 그들이 도끼와 화살로 겨누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으니.

그러나 사미와 빙원을 여러 차례 드나들면서, 인류끼리 아무 이유 없이 서로를 공격하는 일은 점점 사라졌다.

결국 식량으로 무기를 교환하거나, 약으로 바깥세상의 신문물을 교환하는 장이 벌어졌다.

그 뒤로 일부 사람들은 심지어 사미인의 거점에 남아 가교 역할마저 도맡게 되었다. 물론, 그들이 사미인에게 첫눈에 반했다는 사실 따윈 절대 인정하지 않을 테지만.

또한, 부족 생활에 지친 일부 젊은 전사들은 자발적으로 탐사대에 합류해 가이드와 전투원 역할까지 맡아줬다.

접촉이 늘수록 양측의 교류는 점점 많아졌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소위 말하는 편견과 간극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사미인도, 컬럼비아인도, 결국 모두 인간임에는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이번에 탐사대가 귀로에 오르기 전, 사미인들은 성대한 잔치를 열어주었다.

부족 나무 아래에는 커다란 모닥불이 타올랐고, 사람들은 불을 둘러싸고 춤추며 노래했다.

몇몇 나무 골렘은 힘차게 수동 발전기를 저으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전등에 전기를 공급했다.

사미의 사냥꾼들은 목청껏 노래 불렀고, 파울비스트와 드론은 공중에서 함께 춤을 추었다.

부족 나무의 허락을 받은 제사장은 거대한 미러볼을 나뭇가지에 걸고는, 지팡이를 높게 들어 천둥 번개마저 소환했다.

우르릉거리는 소리와 함께 미러볼은 사방에 휘황찬란한 빛을 내뿜었다.

마젤란은 담요 속에서 유창한 사미어로 현지 사미 소녀들에게 각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무 그릇에는 막 끓인 라면이 있었고, 사미 소녀의 손에는 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 그릇이 있었다.

모두가 음식을 교환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광경을 본 마젤란은 학교에서 했던 캠프파이어가 떠올랐다.

누가 '컬럼비아인'이고 누가 '살카즈'인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목표도 없고 이상도 필요 없다.

그저 순수하게 즐기고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했기에.

마젤란의 팽팽했던 긴장감은 조금씩 느슨해졌고, 어느새 수다를 떠는 소녀들 사이에서 꿈나라에 빠져들었다.

소녀들은 마젤란을 똑바로 눕히고는, 담요를 잘 덮어주고 살며시 텐트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떠난 소녀는 텐트에 드림 캐처를 매달았다.

덕분에 바깥의 소란은 마젤란의 꿈을 방해할 수 없었다.

……

마젤란이 눈을 떴을 땐 이미 다음 날 아침이었다.

텐트를 열자 아침 햇살이 기다렸다는 듯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저 멀리에서 해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아직도 전날 밤의 흥겨움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텐트 안에서 단잠에 취해 있었다.

마젤란은 절벽 끝으로 다가가 고개를 들어 천천히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았다.

탐색은 탐색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마젤란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은 무얼 위한 것일까?

일찍 일어난 한 여성 사냥꾼이 마젤란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허락을 구한 뒤 마젤란과 함께 일출을 감상했다.

마젤란은 포장이 화려한 사탕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사탕을 받더니 곧바로 호주머니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녀는 나뭇가지처럼 생긴 육포를 꺼내 마젤란에게 건네주었다.

마젤란은 감사의 말을 전하며 육포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음식을 씹으며 함께 떠오르는 해를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