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결말 기록고목에서 태어나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겨울이 올 때까지
고목에서 태어나
해금 조건: 목표 HP를 잃지 않은 상태에서 클리어
엔딩 겨울이 올 때까지
전사는 나무 아래로 걸어가 자신들을 지켜달라 기도했다.
그는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자신의 공물을 내려놓았다. 그 후 그는 나무를 향해 손바닥을 내밀곤 조용히 기다렸다. 만일 불행한 일이 다가온다면 나무는 사람들에게 예언을 내릴 테지만, 모든 운명을 받아들이는 사미 전사들에게, 손이 비어 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의 눈 속에 비친 것은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었다. 그것은 무수히 많은 가지가 뻗어 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였다. 그 얼음덩어리는 본능적으로 산탈라 나무의 형체로 자라났다.
과거에 얼음은 확실히 많은 이들을 지켜 주던 아츠였고, 울부짖는 바람은 전사들의 전선이 되기도 했으며, 공간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주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죽은 나무처럼 활력을 잃었으며, 천천히 녹아내릴 뿐이었다.
수년 전, 어떤 제사장이 자신의 생명을 이용해 이 아츠를 완성시켰다. 피와 살은 가시가 되었고 생명은 단단한 얼음이 되었으며, 그녀 자신이 뿌리가 되어 “죽음으로 산 자에게 생명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가 내린 결론이었다.
하지만 지금 전사의 머릿속에서 눈앞의 이 나무는, 기도를 올릴 나무 한 그루일 뿐이었다.
무기가 녹슬고 가죽 갑옷이 습기로 인해 썩을 때까지 전사는 손을 뻗은 자세 그대로 그 자리에서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 후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얻지 못했음을 확인한 후, 몸을 숙이곤 양손으로 자신이 가져온 제물에 손을 뻗어 이미 진흙과 하나가 되어버린 썩은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이는 전투에 임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치르는 정중한 의식의 일환이다.
그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적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알지 못했다.
……
얼음덩어리 안에서 반짝이는 오리지늄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제사장의 육체가 사라지며 남겨진 이 물질은, 결정화한 그녀의 '눈'이다.
그것은 보았다. 사미를 지키고 있다 생각하고 있는 전사들은 사실 사미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과거 데몬에 맞서 싸우기로 한 사미 전사들의 마음속엔 혼돈의 씨앗이 뿌려졌고, 이후 재이와 접촉한 모든 생명들은 인식이 뒤바뀌게 된 것이다.
그것은 보았다. 측정자의 변화로 인해 시간의 흐름은 완만해졌으며, 낮과 밤이 닫히지 않는 검은 균열로 인해 흐릿해지는 것을.
오리지늄은 이 땅의 모든 곳에 존재했기에, 그 눈은 온 대지가 같은 형체의 그림자로 뒤덮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존속'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사장들의 노력과 비원에 대해 잊어버리는 것은 당연했다. 존재는 새로운 형태를 부여받게 되었고, 그들은 영원에 가까운 고요함 속에서 떠돌아다닐 뿐이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오리지늄의 눈은 생각을 하지도, 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았다.
지금 이 땅에서 잘못된 인식을 없애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아무런 의미도 없다.
오직 생명만이 가능성을 추구하고,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기나긴 죽음과 황량함에 맞선다.
오리지늄은 제사장이 마지막 순간 내던진 자문을 기록했다. “나는 과연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쓴 것일까? 정말로 최선을 다해서 기도를 올렸을까? 우리 부족 사람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공허한 검은 땅 위에선 얼음덩어리만이 고독하게 눈물 한 방울을 흘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