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결말 기록운명의 저편으로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깊은 심연 속으로
운명의 저편으로
해금 조건: 엔딩 '깊은 심연 속으로' 5회 완료
엔딩 깊은 심연 속으로
발라크빈은 가시덤불 속에 조용히 서 있었다.
제단 옆에 앉은 사람들 중에는 제사장도 있었고, 사이클롭스도 있었다. 그녀가 입을 열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제가 본 것은 모두 빙원의 끝자락에 존재하는 것들입니다.”
“부디 예견을 해주십시오…… 부디 심판을 내려 주십시오.”
그녀가 맨 처음으로 본 것은 빙원에 우뚝 솟은 거대한 링이었다. 은빛 서리에 덮여 있었지만, 절대 자연이 만들어낸 것은 아니었다.
이 광경을 본 건 그녀뿐만 아니다. 사이클롭스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했지만, 링의 침묵과 무의미함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후 발라크빈은 데몬이 그 링에서 나오는 걸 보았다. 그 광경은 천 년 전에 했던 예언과 일치했다. 사이클롭스는 빙원에 솟아 있는 그 거대한 링이 통과할 수 있는 '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초에 빙원은 어떠한 생명도 그 문을 통과하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오직 곧 들이닥칠 재이만이 그것을 통과할 수 있다. 감정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표현할 수도, 소통할 수도 없는, 현상 그 자체에 가까운 이 사물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천 년에 걸친 관측도 아무런 답을 얻어낼 수 없다. 과거의 목격 기록을 보면 놈들은 갑자기 나타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링은 놈들만 출입 가능한 '문'의 역할을 하는 걸까?
사미에 대한 데몬의 위협은 나날이 증가했고, 사미 전사와 사이클롭스는 각자 대책을 세웠다. 그리고 어느 한순간, 발라크빈은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광경을 보았다.
그녀는 그 예언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드물지만 확실히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눈앞에 있는 링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달라 보였다는 것이다. 마치 거울처럼 밤하늘을 비추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발라크빈은 거의 마음을 굳혔다. 만약 자신이 거기까지 가게 된다면 분명 사건의 원인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녀는 링의 앞에 가서 관측하고, 자신이 본 걸 살카즈 영혼들의 기억에 흘려보낼 것이다. 그녀는 과거의 답을 얻지 못한 물음을 위한 지식을 제공하고, 왜 그녀가 도착했을 때 문이 열리게 됐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자신이 그 장소에 도달할 수 있는 이상, 분명 인류 또한 그 문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 문을 열 방법을 알게 된다면, 분명 인류 또한 그 문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해진 운명은 액운의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결코 인류에게는 파멸의 길이 아니다.
그리고 이게 그녀의 죽음으로 이어질지는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다.
……
그녀는 운 좋게 살아남았다.
사미에 돌아온 후 그녀는 산기슭에서 티폰과 탐사대와 작별을 고했고, 북지 전사들에게 자신이 본 모든 것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제사장들과 사이클롭스들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그녀는 용서받지 못했지만, 처형을 당하지도 않았다. 오랜 침묵 끝에, 그 자리에 있던 한 사람이 몸을 일으켰고, 그 소리는 동굴 안에서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만약 그 문을 통과하는 게 정해진 운명이라면, 적어도 문 뒤에 있던 가장 강력한 적은 지금 이미 쓰러졌어.”
“현시점에선 적에게 삶과 죽음의 개념이 있는지조차 몰라.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놈들을 물리치면 그 땅에는 잠시의 평화가 찾아올 거라는 거야.”
“관측자든, 탐구자든, 아니면 단지 살아남기를 바라는 자든……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 최고의 기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