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결말 기록고대의 새 생명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끝과 시작
고대의 새 생명
해금 조건: 엔딩 '끝과 시작' 5회 완료
엔딩 끝과 시작
마젤란은 부드러운 덩굴 속에서 깨어났다.
이 깜짝 놀랄 정도로 질긴 덩굴에 걸린 것은 마젤란이 타고 있던 깜짝 놀라 미친 듯이 날뛰는 록혼비스트와 그걸 조종하고 있던 사미 샤먼이었다. 뒤따라오던 나무 골렘은 샤먼이 아츠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없었기에, 나무 사이의 공터에 주저앉아 있었다.
마젤란은 눈 앞을 가린 가지를 치웠다. 주변을 살펴보니 누군가가 거대한 나무 골렘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람은 잠시 동안 고민한 후, 손을 뻗어 나무 골렘의 늘어진 팔을 조심스럽게 건드렸다.
그가 건드린 나무 골렘은 부르르 떨면서 일어나더니, 곧이어 무언가 예를 표하는 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마젤란은 그것이 어느 부족의 예절인지 알 수 없었다.
마젤란은 샤먼이 나무 골렘을 사용해 인사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자 눈에 보인 것은 마젤란보다 더 놀란 표정을 한 샤먼이었다. 나무 골렘은 아츠를 통한 조종 없이 스스로 움직였던 것이다. 낯선 사람이 마젤란 일행을 눈치채자, 나무 골렘은 마치 거울처럼 낯선 사람과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마젤란은 발밑에 있는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덩굴이 상대방의 오리지늄 아츠로 엮여있는 것이라 짐작하고선 상대에게 먼저 감사를 표했다. 상대방은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 후, 그는 마젤란과 샤먼을 탐문하듯이 바라보고는 목구멍에서 약간의 소리를 내었다.
두 사람은 머뭇거리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방금 전에 낸 소리가 일종의 언어였다면, 그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언어였다.
상대방은 잠시 말을 멈추었고, 다른 언어로 다시 얘기했다. 마치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언어를 시험해 보는 것 같았다. 모종의 테스트, 혹은 모종의 역사의 변천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마젤란이 상대적으로 귀에 익은 음절을 포착하자, 샤먼도 그 단어를 반복해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다시 한번 확인하려는 듯, 상대방은 손을 들어 덩굴로 형태를 만들었다. 그것은 사미가 나무 위에서 사용하는 암호였으며, 상대방의 입에는 사미어의 뜻이 담겨 있었다.
“'왔다'. 그래, 왔다.” 샤먼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 대화가 통하기 시작했음을 기대했다.
상대방은 만족한 듯한 웃음을 지었지만,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마젤란은 상대방이 자신들과 소통할 언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변천을 이용해 우리들이 누구인지 파악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대방이 가진 타인에 대한 궁금증은 이 답으로 멈추었다.
마젤란도 상대방의 정체에 대한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너는?” 마젤란은 상대방에게 물었다. “너는 누구지?”
마젤란은 상대방이 언어로 대화할 수 있다고 믿었으나, 거대한 나무 골렘을 바라보기만 하던 낯선 사람은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마젤란은 절친한 친구인 뮤엘시스에게 사미의 엘프는 천만 년이라는 세월 동안 거대한 나무의 품에서 살아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독립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답이 수수께끼로 변할 때까지 자신들의 역사를 연구한다고 했다.
엘프는 주변의 식물들을 자라게 했다. 마젤란은 어쩌면 자신도 뮤엘시스가 유동체를 만드는 것처럼, 자신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는 생각했다. 식물들은 먼저 우뚝 선 인간의 모습을 만들고, 계속해서 야생 짐승이 네 발로 뛰는 것처럼 몸을 숙였다. 가늘고 긴 줄기와 잎은 공중에서 점차 마치 만화경처럼 복잡한 형상을 이루어 내었고, 마젤란과 샤먼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엘프는 여전히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록혼비스트를 바라보았다.
식물들은 천천히 매우 이상한 형태를 만들었다. 매우 규칙적인 그 모습은 자연 속에서 탄생한 형태는 아닌 것이 분명했다.
몸을 숙인 엘프는 경건함에 가까운 모습으로 흙을 한 줌 집어 들고선 식물에 뿌렸다.
“그게 네가 잘 알고 있는 물건이야?” 마젤란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게 뭔데?”
엘프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곧이어 덩굴은 자신의 초졸한 작품을 집어 골렘의 커다란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엘프는 나무 골렘이 그것을 가져가기를 바랐다.
그것은 엘프의 대답이었을까? 아니면 선물이었을까? 마젤란은 나무 골렘의 손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마젤란은 갑작스레 손을 위로 들고선 식물의 집합체를 들고 있는 나무 골렘이 마치 비행체 모형을 들고 노는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