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월간 분대 기록작별 1

월간 분대 기록 · 2024.05 월간 분대 · 1층 은빛의 호수

작별 1

고목의 소멸이 다시 한번 목격되었다.

산탈라가 도착했을 무렵, 고목은 이미 부러진 뒤였다.

저번에 이곳에 왔다가 마젤란과 함께 떠났을 때, 그녀는 이미 나무 아래의 건물이 폭설에 휩쓸려 무너지고, 고목도 최후를 맞이할 거란 걸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목이 이토록 취약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눈보라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얼마 안 가 가지와 줄기마저도 눈에 파묻혀 사람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죽을지도 모른다.

......

아득히 먼 옛날, 아직 이곳이 무성한 숲이었을 무렵, 이 고목은 숲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나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나무가 왜 죽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이후로 눈보라가 올 때마다, 다른 나무들은 전부 흩어져 피했지만, 죽어버린 이 부족 나무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서 부족은 두 갈래로 갈라져, 한쪽은 숲으로 이동하고 다른 한쪽은 이 땅에 남아 고목을 지키기로 했다.

산탈라는 고목 옆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부족 샤먼이었던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이 고목의 시종이었다.

그녀가 왜 이렇게 충성을 다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녀의 생명은 이 고목이 준 것이다.

죽은 자가 산 자에게 생명을 준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게 사실이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허약했고, 부족 관례에 따라 버려질 운명이었다.

하지만 고목의 가지는 이 갓난아기를 붙잡아 두었다.

단순한 우연이라고는 하지만, 사미인들은 자연의 모든 행동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들은 그녀를 키우기로 했고, 제사장 또한 그녀를 자기 아이처럼 대했다. 그리고 산탈라가 새로운 삶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것도 후에 사실로 증명되었다.

그녀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였고, 태생부터 눈보라를 호령하는 능력이 있었다. 심지어 산탈라가 아니었다면, 남은 부족민들이 고목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그녀 또한 최선을 다해 부족 나무를 섬겼다. 설원의 생활이 가혹하다곤 하지만, 경건함과 경외심만 있다면 그렇게 견디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우르수스인들이 부족민을 학살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