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월간 분대 기록보이지 않는 결말 1
월간 분대 기록 · 2024.06 월간 분대 · 1층 은빛의 호수
보이지 않는 결말 1
탐험가가 빙원에 도착한 후.
발라크빈은 빙원에 들어간 사이클롭스 대열을 따라잡았다.
찬바람이 휘몰아친다. 산속의 석굴보다도 더 혹독한 자연환경이 생명의 존속 가능성을 부정한다. 예견되지 않은 앞길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지만, 다시 북쪽으로 이주한 이 사이클롭스들은 악운이 예견되지 않은 한 계속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간간이 보이는 피신처에 잠시나마 머물 수 있겠지만, 그건 그들의 종점이 아니다.
예언에 가까워질수록 그것은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리고 사이클롭스들은 자신의 목숨으로 방벽을 세워 재이를 막아내고, 극북의 툰드라가 다음 천 년을 연명할 수 있게 해준다.
그 링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나기 전부터, 그림자가 사미를 집어삼키는 속도가 더 빨라지기 전부터, 사이클롭스들은 이미 앞길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이주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들에게 있어 '희생'이라는 말은 너무나도 익숙하다. 먼 옛날, 카즈델은 항상 피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사이클롭스들은 카즈델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지만, 티카즈들이 보금자리를 얻기 위해 누군가는 대지의 북쪽 경계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걸 그들은 잘 알고 있다. 마치 사미 전사들이 산맥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자신의 터전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것처럼.
이런 목숨마저 아끼지 않는 사이클롭스들 중에서도 발라크빈은 이단자에 속했다. 비관적인 사이클롭스는 외부인을 믿지 않는다. 살카즈는 너무나 많은 이별과 증오, 그리고 배신을 겪었으며, 영원히 미래만을 바라보는 이 선지자들이 비록 과거의 원한을 짊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들은 예견했던 광경이 모호해지거나 무질서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통제할 수 없는 요소를 구태여 받아들이지 않는다. 탐사대가 빙원의 끝에 다다랐음에도 불구하고, 사이클롭스들은 여전히 그들과의 협력을 꺼렸고, 자신이 본 커다란 예견을 외부인에게 알려주려 하지 않았다. 그 문이 잠시나마 열리고 사미의 선령과 강림한 데몬이 모두 소멸했을 때, 예견은 더욱 지리멸렬해졌고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되었으니.
그들은 그저 발라크빈을 곁에 두었을 뿐이다. 젊은 이단자는 발걸음을 재촉해야만 키 큰 동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걸을 수 있었다. 그들은 가끔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며 빙원과 데몬의 오염 상황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 무리에서, 그녀는 영웅도 죄인도 아니다. 다만, 사이클롭스들은 그녀가 자칫 비참한 암흑에 삼켜져버릴 정도의 복잡한 운명에 자신을 던졌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녀를 곁에 두어야 했을 뿐이다.
그들 또한 그녀가 이대로 멈추지 않고, 오랫동안 무리에 남아 있을 걸 알고 있다. 왜냐면 그녀는 이미 자신의 끝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액운을 향해 갈 것이다.
그녀는 항상 그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