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분대 기록 · 2024.05 월간 분대 · 3층 여명의 툰드라
작별 2
과거의 염원은 어쩌면 과거를 묻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녀는 죽음을 모면했고 그 학살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섬겼던 나무는 또 한 번의 죽음을 맞이했다.
생물학적이 아닌,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부터.
살아남은 산탈라는 이주한 부족을 찾아 이 참극을 알렸다.
부족의 리더는 유감을 표하면서도 그녀가 돌아오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미 우뚝 솟아 있는 새 부족 나무를 본 산탈라는 사람들이 서서히 고목을 잊어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결국 스스로를 추방하는 길을 선택했다.
아무리 사람들이 고목을 위해 성대한 송별 의식을 치르고, 부족 나무를 다시 심으라는 암호문의 계시를 받았음에도……
산탈라는 여전히 사람들이 고목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이곳에서 태어난 새로운 세대는 이미 고목이 무엇인지 모른다.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면, 한때 그 고목을 섬겼던 부족 전체가 고목의 존재를 완전히 잊어버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고목은 그저 전설에서만 존재하는, 어렴풋하고 실체 없는 상징으로만 남을 것이다.
산탈라는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추방자가 될지언정 그녀는 고목의 존재를 흔적으로 남기고 싶었다.
이는 단지 그녀가 고목의 시종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짐작했기 때문일까, 이번에 산탈라가 고목을 찾아갔을 때 고목은 생물학적인 진정한 죽음을 맞이했다.
굉음과 함께 고목은 쓰러져 눈 속에 파묻혔고, 눈보라는 마치 굶주린 늑대 무리처럼 고목을 덮쳐 말라버린 가지를 남김없이 먹어 치웠다……
이곳의 추억과 아픔도 함께.
어찌 된 영문인지 그 광경을 마주했을 때, 산탈라는 매우 차분했다.
우르수스인에 대한 증오도,
동포들에 대한 원망도,
리더에 대한 실망도,
자신에 대한 후회도,
심지어 고목에 대한 그리움도,
이 순간 모두 눈 속으로 파묻혔다.
만약 고목이 바라는 게 그녀가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라면……
그녀 또한 그렇게 할 것이다.
산탈라는 떠나갔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