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월간 분대 기록보이지 않는 결말 3

월간 분대 기록 · 2024.06 월간 분대 · 5층 무결점의 정원

보이지 않는 결말 3

사이클롭스가 동굴을 나서기 전.

발라크빈은 무모한 이국 탐험가들을 찾아냈다.

동굴은 유난히 어두웠고, 사이클롭스인 그녀도 겨우 사물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미의 위험에 아무것도 모르는 외지인은 공포에 질려 손전등을 마구 휘저으며, 밝힐 수 없는 어둠을 쫓아내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 외지인들과 발라크빈은 겨우 한 번 만난 사이였고, 그들이 직면한 결말은 예견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십여 일 전, 그들을 처음 본 발라크빈은 동시에 그들의 죽음도 보았다. 그러나 외지인들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발라크빈은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뒤를 따랐다.

눈보라는 모든 생명의 발자국을 쉽게 덮어버렸다. 이때의 발라크빈은 아직 너무 젊었고, 동굴을 벗어난 적도 별로 없었으며, 데몬의 흔적과 접촉한 경험도 별로 없었다. 그녀는 혹독한 날씨 속에서 오랫동안 고생하며 겨우 여기까지 도착했다.

하지만 그 외지인들을 발견한 순간, 발라크빈은 자신이 너무 늦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이성이 붕괴되는 것 같은 공포를 보았고, 생생한 얼굴과 경련하는 몸이 서로 어긋나 버리는 양상을 보았다. 생존을 갈구하는 눈동자가 그림자 속에서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살려 줘, 제발, 살려 줘.

무성의 구원 요청 속에서, 발라크빈은 떨리는 두 손으로 아츠 유닛을 들어 올렸다. 쇠약의 아츠는 곧 데몬으로 변할 이국 탐험가의 몸에 떨어졌다.

그녀는 그들을 구하고 싶었으나, 끝내 삶의 희망을 주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직접 그 정해진 죽음을 이뤄줄 수밖에 없었다.

생명의 이상한 울림이 멈췄다. 젊은 사이클롭스는 등을 돌리고 눈을 감은 채 그림자 속에 조용히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안정시키고, 자신의 인식을 정리하여 종잡을 수 없는 적들이 자신의 생각의 틈을 찾을 수 없도록 했다. 그녀가 두 눈을 감자, 슬픔에 잠긴 자신의 그림자가 어둠 속에서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림자는 슬픈 듯 중얼거렸다. “왜 여기까지 따라왔느냐? 운명은 너의 노력에 관심도 없거늘.”

발라크빈은 그림자를 바라보며 한참을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당신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그녀는 그 사람들을 구하고 싶었지만, 그건 그녀의 소망이지, 여기에 온 이유가 아니다.

그녀가 이들을 쫓아온 건, 그녀가 예견 속에서 이 순간을, 구조에 실패한 순간을 보았기 때문이다. 운명은 이미 정해졌고, 그녀는 예언을 실현하러 온 것이다.

그러자 그림자는 탄식했다. “너도 보았듯이, 미래는 비극뿐이다.”

발라크빈은 참을 수 없던 떨림이 서서히 가라앉는 걸 느꼈다. 그녀의 인식에 대한 데몬의 간섭이 약화되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도망칠 수 있다.

“맞습니다. 당신은 제가 예견한 비극입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하지만 결말은 아닙니다.”

말을 마치면서 그녀는 눈을 뜨고 동굴 밖으로 향했다.

그녀의 손에는 탐험가가 남긴 일지가 꽉 쥐여 있었다. 이건 그녀가 모으는 외지인이 남긴 흔적이다. 처음은 아니지만,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당신은 단지, 현재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