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분대 기록 · 2024.08 월간 분대 · 1층 은빛의 호수
동족 1
힘들게 동포들을 찾았지만, 그녀는 떠나기로 했다.
그녀는 아직도 그 은발의 뾰족귀 동료들을 만났을 때의 기쁨을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아직도 엘프들의 그 공동에 매달린, 거대한 나무뿌리에 겹겹이 싸인 호박으로 된 터전을 기억하고 있다.
생명을 가진 집들은 생각과 말만으로 구조를 바꾸거나 스스로 청소할 수 있었다.
거기서 태어나 주인을 따르거나, 혹은 몰래 뒤에서 주인을 흉보는 식물 가구들은, 하루 일과가 끝나면 함께 모여 낮에 들었던 소문으로 수다를 떨곤 했다.
사미인들이 아직도 암호판을 통해 사미의 계시를 추측하고 있을 때, 엘프들은 이미 사미와 의사소통할 수 있었고, 그들은 사미의 대답에 따라 암벽에 몸을 기대어 식물을 심거나 룬을 그리며 대지의 상처를 치료해 왔다.
엘프들은 거목의 주위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아침이면 가지에서 노래를 부르며 뛰놀고, 점심이면 암벽에서 자연을 향해 씨를 뿌렸으며, 밤이 오면 식물들이 연주하는 곡을 들으며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문자나 음악을 연구하곤 했다.
그들의 삶은 단순하면서도 풍요로웠고, 왠지 모르게 전해오는 친숙함은 뮤엘시스의 섬세한 신경을 자극했다.
하지만 바로 이 약간의 친숙함으로 인해 뮤엘시스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곳에서, 그녀는 이단이다.
이곳은 종족이 같다고 서로 마음이 맞는 그런 동화 속의 나라가 아니다.
뮤엘시스가 마주한 건 수천수만 년을 거쳐 이뤄진 독자적인 문명이다.
하지만 뮤엘시스의 이 세상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컬럼비아의 환경과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크리스틴이 약속해 줄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엘프들이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뮤엘시스는 그곳을 떠났다.
의문과 혼란, 그리고 고독을 품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