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은빛 서리 끝자락월간 분대 기록사명 3

월간 분대 기록 · 2024.09 월간 분대 · 5층 무결점의 정원

사명 3

손을 너무 높이 뻗어서는 안 된다.

언제부턴가 빙원 끝자락에 위치한 거대 구조물 아래에는 눈보라에 파묻힌 건축물과 사방을 휘젓고 다니는 붕괴체만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블랙홀 협의가 이뤄짐에 따라, 사람들은 결국 붕괴체의 확산을 억제했으며 구조물 옆에 연구 시설을 지을 수 있었다. 고대의 건축물들이 계속해서 발굴되고, 옛사람들이 남긴 기술들은 사회 진보의 동력이 되어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

그리고 어느 미발굴 유적 안에서 켈시는 Mon3tr를 데리고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먼지가 가득 쌓였으나 삭지 않은 사진, 아직까지도 램프가 반짝이는 기계. 하지만 그것들은 켈시의 목표가 아니었고, 그녀는 계속해서 유적 깊은 곳으로 향했다.

이윽고 켈시는 어느 대형 정보 단말기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장갑을 끼고 기계의 케이스를 열어 정밀한 전자부품 속에서 정보 단말의 메모리 유닛을 꺼냈다.

켈시는 메모리 유닛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 뭐가 기록되어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

로도스 아일랜드 사무실, 켈시의 앞에 놓인 것은 유적 발굴에 관한 보고서였다. 보고서에는 그들이 발굴해 낸 미확인 부품들과 해독할 수 없는 단말들, 그리고 그녀가 처리했던 대형 정보 단말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그것들은 오랜 기간 동안 테라의 기술 발전에 기여하며, 새로운 시대의 과학 기술의 주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그 유적 속에서 가장 가치 있던 것은 이미 켈시의 손안에 들어왔다는 것을.

워프 엔진과 고에너지 코어, 메모리 유닛 속의 우주선 유지보수 자료는 테라의 천재들로 하여금 과거 이 대지가 누렸던 영광의 일각을 밝혀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는 그녀가 사력을 다해 피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했다.

크리스틴은 별깍지를 돌파했으나 하늘에선 아직 응답이 없었다.

하지만 테라를 묶어 두는 속박은 별깍지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통과가 항상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켈시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두 달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가 오기 전까지,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아 둘 것이다. 그녀가 수천 년간 해 왔던 것처럼.

그러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때 눈과 얼음만이 쌓여 있던 극지에는 이제 함선의 정박 시설까지 갖춘 대형 거주지가 건설되었다.

거대 구조물은 눈더미 속에서 끌어올려졌으며, 주변의 유적들 또한 복구되어 재가동되고 있었다. 켈시는 이곳에서 과거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리고 갑작스레 이제 더 이상 테라의 발전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고, 테라는 변해왔다. 켈시 또한 더 이상 그 당시의 켈시가 아니게 되었다.

……

그리고 3일 뒤, 사람들은 유적지에서 그 가장 중요한 메모리 유닛을 찾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