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결말 기록수서재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장권유흔

수서재

해금 조건: 관련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장권유흔

배낭을 멘 유오성은 백조의 한 저택에 들어섰다. 저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를 오랫동안 기다린 듯했고, 앞뜰에 있던 사람이 그를 보자마자 큰 소리로 외치며, 마치 한순간이라도 늦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그를 급히 주인의 서재로 안내했다.

정원을 지나 대청을 거쳐 서재에 들어서자, 이미 일어나 유오성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서재 안의 사람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유오성은 배낭을 열고 보따리 몇 개를 풀어, 두루마리와 책 몇 권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것들은 모두 제가 미노스에서 사 온 것들입니다. 그곳의 상인들 말로는, 원래 이 물건들은 염국의 서화에 조예가 깊은 볼리바르의 어떤 군벌에게 팔려고 했답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용문에서 멀리 가져간 뒤, 막상 도착해서 보니 글씨든 그림이든 책이든,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원래는 그 군벌이 트집을 잡을까 봐 상인들도 걱정이 많았는데, 결국 그 군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군벌에게 토벌당하고 말았더군요. 다행히도 계약금은 받아놓은 상태라, 상인들이 크게 손해 보진 않았어요. 그래서 이것들을 그냥 창고에 버렸다고 하더군요. 제가 갔을 땐 마침 재고를 정리하고 있던 중이었고, 모두 제게 헐값에 넘겼죠. 그렇지 않았으면, 저도 이번에는 정말 빈손으로 돌아올 뻔했습니다.”

유오성은 이 일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야기했지만, 옆에 있던 황 영감은 마음이 아픈 듯 다가와, 유오성의 머리에 난 상처를 어루만졌다.

“오성아, 이번에도 고생 많았다.”

“괜찮아요, 황 아저씨. 전달자 친구와 함께 황야를 지나다가 짐승 떼한테 습격받은 것 말고는, 별일 없었어요.”

“하마터면 눈을 다칠 뻔했는데, 별일 없다니?! 나중에 꼭 병원에 가서 검사 좀 받아 봐, 알겠지?!”

“예, 알겠습니다. 황 아저씨, 우선 물건부터 보시죠.”

황 영감을 안심시킨 뒤, 유오성은 고개를 돌려 한쪽에서 이미 책과 그림을 감정하고 있던, 천사 차림의 노인을 바라보았다.

“여 천사님, 뭐가 보이십니까?”

“대충 살펴본 것뿐이야, 오성 군. 우선 앉아서 차나 마시며 쉬고 있어. 테라를 반 바퀴나 돌고 온 네가 우리 늙은이들보다 훨씬 더 고생했잖아.”

“반 바퀴?!” 평생 염국 밖을 나가본 적 없던 황 영감은, 옛 친구의 부탁으로 10여 년 동안 자기 자식처럼 거둬들인 이 청년이 이렇게 고생했다는 말에 몹시 가슴이 아팠다.

“그래, 고생 많았지, 오성 군.” 옆에 있던 왕 당관도 말을 이어받으며 과일 접시를 청년에게 건넸다.

“제가 그렇게 멀리까지 다녀올 수 있었던 건 모두 아저씨들이 도와주신 덕분이에요. 그리고 저만 고생한 것도 아니잖아요. 여 씨 동생이나 왕 씨 형님도 밖에서 고생하고 있는데요. 게다가, 아저씨들도 젊었을 때는 곳곳을 떠돌며 흔적을 찾던 심서객이셨잖아요? 그게 바로 우리가 이 '심서재'에 모인 이유 아닌가요?”

“얘는 정말 어릴 때부터 말은 잘했다니까. 그래서 다들 너를 내보내기 싫어하는가 보다.” 돋보기를 내려놓은 여 천사는 다른 이들을 불러 모았다. “자, 우리 오성 군의 수확을 좀 살펴볼까. 이 수첩 몇 권은 분명 학궁에서 흘러나온 것들이군, 이미 정해진 사실에 관한 글은 남아 있지만, 수업하는 이의 견해가 담긴 부분은 한 글자도 남지 않았어. 이 서재에 있는 대부분 책들과 똑같지.”

“그럼 헛수고한 거 아닌가?” 황 영감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에이, 꼭 그렇지만도 않지.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누락된 부분의 앞뒤 맥락을 통해 꽤 가치 있는 정보들을 추측해 내지 않았나? 온통 백지로 된 천서만 아니라면, 뭐든 다 쓸모가 있는 법이야.”

“맞아, 다 가치가 있지. 우리가 그동안 쏟아부은 돈만 해도 소형 이동도시 하나는 살 수 있을 텐데…… 뭐, 그냥 푸념 좀 한 걸세. 계속하게.”

“이 서화는…… 대부분이 그림만 남고 글씨는 사라져서, 흔적조차 남지 않았어. 하지만 이건……”

여 천사가 그중 한 폭의 서화를 들어 올렸다.

“당시 은둔하던 한 대화가가 학궁의 그분과 자주 글씨와 그림의 근원을 두고 논쟁했다고 하지. 그래서 세간에는 그 두 사람의 합작품이 존재할 리가 없다고 여겠지만…… 뭐든 예외는 있는 법이니까.”

“혹시 계원 주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그 《석필도》를 말하는 건가?” 왕 당관가 들고 있던 찻잔이 허공에서 멈췄다.

“바로 그거야. 그 그림은 아주 진귀하고 유명한 명화이고, 그림에 적힌 글씨도 딱 한 글자뿐인데, 그 글자가 뜻이 모호해서 지금까지도 해석이 분분하고, 늘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곤 했어. 왕 나리는 진품을 본 적이 있을 테니, 이 그림의 글씨가 그 《석필도》의 글씨와 좀 닮았는지 한번 봐줄 수 있겠나?”

“정말…… 정말이군! 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은 《석필도》의 그 글자와 아주 비슷해. 여 천사는 이 그림과 《석필도》가 같은 화가의 작품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혹시 모르니, 전문가에게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네.”

“그럼 내가 당장 다녀오지.” 왕 당관의 늘 딱딱하던 얼굴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는 신중하게 두루마리를 말고는, 사람들과 작별을 고한 뒤 서재를 떠났다.

“한 세대, 또 한 세대, 이번에는 그나마 성과가 좀 있는 편이군. 조상님들 보우하사, 이번에는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황 영감은 두 손을 모아 허공에 절을 올린 뒤, 다시 유오성을 바라보며 그의 손등을 토닥였다. “아마 하늘에 있는 유 씨도 너를 보우할 게다.”

황 영감은 유오성을 바라보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때 학궁의 서화와 전적들이 하룻밤 사이에 없어졌고, 많은 사람이 반평생 동안 쌓았던 업적이 사라졌지. 다들 진상을 밝히려고 했지만, 이제는 다들 떠나고 헤어지고 흩어지게 됐고, 결국 십여 명밖에 남지 않았어…… 그마저도 대부분은 그때 그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고 말이야…… 에휴……”

“황 아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인생이라는 건 어차피 삶의 이유를 찾는 과정이잖아요. 세상에는 있는 수많은 의문 중, 하나라도 풀 수 있다면 그걸로도 큰 행운이에요. 남은 아쉬움은 후세에 남기는 게 당연지사입니다. 저도 정말 답을 알고 싶어서, 그때 아저씨의 반대도 무릅쓰고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

“그럼, 앞으로…… 너는 어쩔 셈이냐?” 황 영감은 눈을 깜빡이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애써 참았다.

“일단 왕 대인의 소식을 기다려야죠. 지금은…….” 유오성은 눈동자를 굴리더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즐길 줄도 알아야죠. 우리 먼저 밥부터 먹어요. 황 아저씨, 오늘은 어디 맛있는데 데려가 주실 건가요?”라며 말했다.

“그놈의 밥밥밥, 너는 밥 생각밖에 없느냐?” 황 영감은 탁자를 탁 치며 일어섰다. 하지만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오늘은 가정식이다. 가자, 너를 '위미각'에 데려가마! 여 천사는 어떠신가?”

“그럼 신세 좀 지겠네. 가보실까?”

“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