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결말 기록대국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흑백현묘

대국

해금 조건: 관련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흑백현묘

또 한 번의 패배, 또 하나의 갑자.

왕은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자신과 대국하던 연로한 관리가 천천히 일어나 난로 곁으로 가서 불을 쬐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다음 판은 다음 태부가 와서 그대와 둘 것이오.”

“관직에서 물러날 생각인가?”

“훗, 죽을 때까지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한 것일 뿐. 다만, 이번 갑자가 지나면 아무래도 나는 더 이상 그대랑 천하를 논하며 대국할 기력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소. 조정에서 적절한 인물을 선발할 것이오.”

“나는 말이오……” 연로한 관리는 잠시 불을 쬐다가, 다시 바둑판 앞으로 돌아왔다.

“천하의 일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오. 쉐이의 일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처럼, 다른 일도 당연히 누군가는 살펴야 하오. 이 넓은 염국에, 어찌 그대들만 고민거리가 있겠소.”

“그러나, 모처럼의 대화인데, 바둑꾼, 공적인 일을 떠나서 그대는 더 하고픈 말이 없소?”

눈앞의 텅 빈 바둑판을 바라보며, 왕은 상대의 바둑통에서 백돌을 꺼내 건네주었다.

“이 사람…… 좋소, 속기로 시작하지.”

태부는 백을 집었고, 왕은 흑을 집었다. 30분 후, 염국의 중신은 백돌 하나를 바둑판 위에 두고는, 개운한 표정으로 왕이 갇힌 사원을 떠났다.

……

태부가 떠난 뒤에도 왕은 그의 바둑돌을 거두지 않고, 돌이 가득 놓인 바둑판을 옆에 둔 채, 새 바둑판을 꺼내 그날 패배했던 천지의 대국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복기하며 자신의 추측을 확인해 보았다……

몇 수는 태부의 평소 습관과는 전혀 달랐다.

바둑은 언제나 두 사람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수가 생길 수 있는 걸까?

게다가 이 대국은 염국의 국토를 바둑판으로 삼은 뒤, 천하의 백성을 바둑돌로 삼은 것이라, 단순히 바둑돌을 놓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태부는 분명 이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수십 년간 같이 바둑을 둔 왕은 그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몰랐다는 건, 분명 조정도 개입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만약 이 일을 꾸민 게 태부의 후계자라면, 다음 대국에서 분명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왕은 잠시 생각하더니,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흑돌은 먼저 움직인다. 그리고 움직인 후 정한다. 이번 갑자 동안, 승패와 상관없이 181개의 흑돌을 둔 것은 오직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였다.

그건 반드시 백을 집은 그자를 바둑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