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흑백현묘
명성
해금 조건: 관련 소장품 획득 필요
엔딩 흑백현묘
혼자 여기 앉아서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설명할 필요 없어. 타인에게 자기 생각을 알게 하는 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야. 잘못 말하기도 하고, 잘못 알아듣기도 하잖아. 그런 건 많이 봤어.
그러니 나한테 맡겨. 타인을 이해하고, 그에게 이해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거, 그런 건 내가 잘하는 거니까.
어머,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할 때 '인간'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게 됐네. 조금 어색해.
하긴, 인간이 없었다면 우리 12명도 없었겠지. 알아둬서 나쁠 건 없어.
둘째 오빠, 사실 요즘 고민거리가 있는데, 오빠가 좀 도와줘.
우리 12명은 서로 마음이 통해서, 가까이 있으면 금방 알 수 있어.
하지만 인간은 다르잖아. 가족이라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 서로 모른 척도 하고.
그래서 인간들이 '이름'이라는 걸 만들어 낸 거야.
특정 음절과 거기에 맞는 문자를 하나로 엮어서 유일무이한 기호로 만들었어.
마치 가로선과 세로선이 만나서 생기는 점처럼. 조금 더 복잡할 뿐이지.
자기도 기억하기 쉽고, 남도 기억하기 쉬워. 안 그래?
난 평생 다른 사람한테 '쉐이 다섯째'라고 불리기 싫어. 왠지 그의 기호 같아.
글자를 만드는 사람이 내게 이름을 만들어 줬는데, 오빠가 한 번 읽어서 들려주면 안 돼?
우선 내가 써줄게, 그리고 읽어줄게.
지에.
응, 맞아~
아주 간결하네.
게다가…… 생각으로만 교류할 때랑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
귀에 들리면 진심이 더 잘 전해지니까.
둘째 오빠는 마음에 드는 글자 있어?
말도 안 해, 생각도 안 해, 정말 드문 일이네. 그러면 내가 대신 찾아줄게.
둘째 오빠는 항상 먼 곳을 바라보는 걸 좋아하잖아. 그러면 바라본다는 뜻의 '왕'은 어때?
농담하는 게 아니야. 나도 나름 생각해 본 거라고. 계략은 멀리 바라봐야 하고, 달이 차오르면 바라보게 되고. 현재에서 미래를 보는 건 멀리 내다본다 하고, 고개를 들어 보는 건 바라본다 하고. 어때, 어울리지 않아?
일단, 먼저 읽어보고……
왕.
어때, 읽어보니까 나쁘지 않지?
그럼 이 글자로 정한 거야. 나중에 그 흑백 머리와 음양 안을 보면,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오빠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알게 되겠지.
으음……
잠깐, 다른 거 생각해 볼게. 더 알맞은 게 없을까?
이름은 마구 짓는 게 아니야. 마치 계획한 것을 한 번에 완벽하게는 해낼 수 없는 거랑 같아. 안 그래?
설마 내 말에 다른 뜻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리가~
그냥 마침 인간들이 하는 놀이를 갖고 왔을 뿐이야.
가로로 19줄, 세로로 19줄, 이 바둑판 하나에 모든 변화가 담겨있지.
마침 잘됐다. 둘째 오빠의 계략이 이 물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볼 수 있겠네.
흑돌, 백돌, 한 가지 골라봐.
흑돌이라…… 상대의 수를 받아치는 것, 상대를 보면서 따라잡는 것, 확실히 딱 알맞은 느낌이네.
그럼 나 먼저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