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결말 기록공로와 업적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낙장불입

공로와 업적

해금 조건: 관련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낙장불입

진룡은 끝내 쉐이의 뜻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매우 단순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쌓아 올린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때, 그는 쉐이의 가장 순수한 분노를 품고 백성들 사이에 불신의 씨앗을 뿌렸다. 본래 그의 계획은 또 한 번의 백씨지란을 일으켜 염국의 근간을 뒤흔들고, 전란의 불길이 염국 대지를 휩쓸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는 최후의 승자가 되어 폐허의 왕으로 군림할 것이며, 그 휘하의 군벌들은 서로를 끊임없이 침략하고, 백성들은 영영 평안을 얻지 못할 것이었다. 그러나 유민들과 함께 수천 리 길을 걸은 뒤, 그는 자신의 사명을 다시 돌아보았다. 그것은 그가 인류를 제삼자의 눈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로서 바라보게 된 첫 순간이었다. 한때는 하늘에서 내려다보았던 풍경을 이제는 땅에서 올려다보았고, 귓가에 백성들의 통곡과 감사의 목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그렇게, 그는 자기 자신에게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만약 그가 진정 완전한 쉐이였다면, 마땅히 인류에게 혐오와 경멸만을 느꼈어야 했을 것이다. 허나 그는 어찌하여 그들을 도우려 했을까? 그들의 아첨에서 만족감을 얻기 위함이었을까? 아니면…… 인륜에서 비롯된 일말의 연민 때문이었을까?

그렇다고 그가 쉐이가 아니라면, 그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저 지켜보는 눈? 아니면 꼭두각시?

만약 그렇다고 한들, 그는 단지 쉐이의 복수를 위한 도구에 불과할 터인데, 어째서…… 감정이라는 것이 싹텄단 말인가?

그에게 정답은 없었고, 오직 의구심만 남았다.

이 의구심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분노를 터뜨리려던 원초적인 충동은 인간으로서 하는 고뇌에 자리를 내어주었고, 끊임없이 계획을 수정하며 자신이 구축했던 그 잔혹한 판을 자기 손으로 거두어들였다. 결국 전란의 그림자는 조정 한구석의 옅은 그늘로 잦아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권력을 찬탈하려 했던 진정한 이유가, 실은 그저 인류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지고한 자리를 갈망했기 때문임을 깨달았을 때……

이 자아가 비록 베헤모스에게서 발원했다 한들, 자신은 결코 짐승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하여 염국은 한 명의 완벽한 진룡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는 모든 법령의 제정에 참여하고, 모든 관료의 선발에 관여했으며, 율법을 개정하고 표준을 세우며 학술 연구를 장려했다. 그의 재능과 선견지명 아래, 백성들은 의식주가 풍족해져 태평성대를 누렸다. 재앙은 정밀하게 예측되어 더 이상 대규모 파괴를 일으키지 못했고, 국경 내에서 도적의 자취는 사라졌으며, 북방과 해안의 위협 또한 완전히 제거되었다.

사세대에는 더 큰 권한이 부여되었고, 쉐이에 대한 진압은 날이 갈수록 가혹해졌다. 그리고 그 자신 또한, 계원에서 거행된 수차례의 봉선 의식을 통해, 스스로 그토록 혐오하던 대리인의 육신을 조금씩 벗겨 내 쉐이 능묘로 던져 넣었다.

이제 그는 누가 보아도 의심할 여지 없는 인간이 되었으며, 인간 중에서도 그처럼 완벽한 존재는 다시는 없을 정도였다.

진룡으로서 그에게는 사명과 의무가 있었다. 바로 자신의 나라를 자신과 같은 완벽한 경지로 이끄는 것.

그가 존재하는 한, 이 심성과 각오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

염국 백성들은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진룡을 보지 못했다.

백성은 물론, 육부의 고관들조차 다시는 진룡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어느 날, 진룡은 갑작스레 궁전 안의 모든 사람을 내보낸 뒤 금위군에게 명하여 궁을 봉쇄해 버렸고, 그 후 백 년 동안 단 한 번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풍요로웠다. 염국이 통치자의 침묵으로 인해 쇠퇴하는 일은 없었다. 염국은 여전히 이 대지 위에서 손에 꼽히는 번영의 땅이었고, 변고가 일어나기 전, 진룡은 세상의 크고 작은 일을 총망라한 방대한 저서를 집필하여 이 나라의 모든 방면에 대해 상세히 서술해 두었다. 거의 모든 문제는 그 책 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평민은 그곳에서 인생의 계획을 구했고, 관리는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깨달았으며, 예술가와 과학자는 그 속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치 체제는 안정되었고, 권선징악의 기제는 완벽하여 빈틈이 없었으며, 모든 이가 각자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여 조금의 태만함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세상만사 모든 것에 대해 진룡이 이미 정답을 내려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행복해야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모든 이가 한 가지 끔찍한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다. 무언가가, 아주 중요한 무언가가 그들의 삶에서 영영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

진룡은 옥좌에 홀로 앉아 있었고, 주위에는 불빛 한 점 없었다.

어째서 전능한 이는 결국 통치자의 자리로 떠밀려가게 되는가?

어째서 그 모든 재능을 낭비하며, 관리라는 심연에 굴복해야만 하는가?

그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였고, 그 경험을 남김없이 기록해 두었다.

허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그의 곁에 나란히 설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평범한 자에게는 한계가 있는 법. 진룡 또한 그 반복되는 과업들을 수행하는 데 지독한 권태를 느꼈다.

그리하여 그는 만인의 인생을 기술해 두고, 염국이 날로 번창하도록 그저 내버려 두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베푸는 최후의 선의였다.

그는 인간이 된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그의 자아는 쉐이의 지배를 필요로 하지 않았으니까.

다만, 아무리 그처럼 초월적인 존재라 할지라도, 일개 개체로서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영역도 있는 법이다.

게다가 평범한 자는 그를 따라잡지 못하니, 결국 그는 해답 없는 허무 속에 빠져들고 말았다.

마치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파울비스트처럼. 별이 총총한 하늘을 바라볼 수도 있고, 대지를 등지고 떠날 수도 있으나, 저 멀리 반짝이는 별에는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운명처럼.

그리하여 그는, 이곳에 멈춰 서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