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월간 분대 기록청산을 보았노라 3
월간 분대 기록 · 2026.02 월간 분대 · 5층 견자사
청산을 보았노라 3
그녀의 흥이 다했다.
사람들로 붐비는 장터에서, 진흙 인형을 파는 노점의 인기가 꽤 높아, 인형을 사러 오는 이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시원하게 값을 치르면 상인은 기분이 좋아 풀로 엮은 메뚜기 하나를 덤으로 얹어 주지만, 흥정을 하면 언짢아져서 아예 아무것도 못 살 수 있다. 그녀는 아이들이 옆에서 떠드는 걸 무엇보다 싫어했지만, 하필이면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난감을 팔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아이들을 멀리 떼어 놓으려고 묘안을 생각해냈다. 장사를 나갈 때마다 신기한 작은 놀잇거리를 몇 가지 챙겨 아이들을 달랬다. 아이들은 새 물건을 들여다보느라 자연스레 그녀를 귀찮게 굴 틈이 없었다.
결과는?
오히려 아이들이 “그녀를 귀찮게 하면 신기한 장난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운 듯했다. 결국, 그녀의 가판대는 더욱 시끄러워졌다.
그림 속 북적이는 장터와 진흙 인형을 파는 가판대가 서서히 희미해지자, 울창한 숲이 그려져 있는 다른 한 폭의 그림에서 어떤 산채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기슭 아래, 한 버든비스트가 표차를 끌고 천천히 길을 가고 있었다. “워!!” 장애물을 만나자 표두는 호송대에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고개를 들어 올렸고, 거대한 그림자가 그들 위로 드리웠다. 그들을 막아선 건 맹글러비스트보다도 건장한, 곱슬곱슬한 구레나룻의 거한이었다. 왕방울처럼 커다란 눈과 사발만 한 주먹에, 고목의 뒤틀린 가지처럼 튼실한 근육까지, 한눈에 봐도 천 년에 한번 나올까 한 고수였다. 상대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 걸 보자, 표두는 마지못해 교섭에 나섰다.
“불의로 얻은 재물은 빼앗겨도 싸다.” 그 거한은 교섭할 가치도 없다는 듯, 곧바로 주먹부터 들이밀었다. 모두가 놀란 사이,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내딛다가 왼발이 수레바퀴에 걸리고 오른발은 바짓가랑이를 밟아 그대로 넘어졌다.
“하아.” 이런 광경에 익숙한 거한의 동료들은 고개를 저으며, 칼을 뽑으며 다가왔다.
산채의 광경이 희미해지고, 음침한 지하 감옥이 그려진 또 한 폭의 그림이 펼쳐졌다. 그림 속에는 말 없는 한 죄수가 바닥에 앉아, 자신을 이곳으로 들여보낸 그 원고의 발표 여부를 걱정하고 있었다.
감옥의 광경이 사라지자, 또 한 폭의 그림이 펼쳐졌다. 광활한 전장에서, 한 연로한 장군이 사자 앞에서 밥을 허겁지겁 삼키고 있었다.
전장의 광경이 사라지자, 또 한 폭의 그림이 펼쳐졌다. 한 장의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세상을 떠난 친우의 용모를 정성스럽게 가다듬고 있었다.
다음 그림, 또 다음 그림…… 어느 연극 무대가 그려진 그림 속에서, 한 극작가가 꼭 들어맞는 노랫말을 쓰기 위해 자신의 붓끝으로 빚어낸 배역을 직접 연기했다. 그는 “참은 거짓이요, 거짓은 참이 될 수 없도다.”라는 한 구절을 적고는, 그림을 뚫고 밖으로 나왔다.
지겹다. 지쳤다. 재미없다. 이 그림도 재미없다. 그림의 조각들이 우수수 흩날리며 화로 속으로 떨어졌고, 마침내 시도 더는 찢지 못한 채 지겨워 탁자에 몸을 기대었다. 이 많은 그림들이 빚어낸 수많은 작은 세계는 분명 그녀로 하여금 서로 다른 삶을 맛보게 해주었다. 사실, 이렇게 진솔하게 살아온 수백 년이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다만……
참이란 무엇인가? 만약 그림 속 사람이 곧 자신이라면, 그림 속의 자신은 분명 참일 것이고, 자신이 겪고 느낀 모든 것 또한 참이다. 그러나 그가 깨어나는 순간, 자신은 결국 사라지고 말 것이다…… 자신은 결국 그림 속 인물에 불과하니, 참이든 거짓이든, 허상이든 진실이든,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