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월간 분대 기록변방의 노래 2

월간 분대 기록 · 2026.04 월간 분대 · 3층 청운정

변방의 노래 2

성벽에 금이 가도 성곽은 무너지지 않는다.

달이 어둡고 바람이 세게 부는 밤, 한 소대가 도망친 도적 우두머리를 쫓아 사막 깊숙이 들어갔다. 겨우 적과의 거리를 좁혔는데, 뒤에서 작전 중지 명령이 들려왔다. 그러나 곧 어둠 속으로 숨어들 적을 바라보며, 십장은 이를 악물고 명령을 내렸다. “계속 쫓아!”

병사들이 망설이자, 십장은 화를 내며 꾸짖었다. “왜, 무섭나!?” 그리곤 버든비스트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계속 쫓아갔다. 그러자 병사들도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갔다.

며칠 전, 병사들과 친한 링 교관이 떠났고, 당일에 그녀를 대신한 새로운 교관이 바로 부임했다. 말이 새로운 교관이지, 새로운 건 없었다. 듣기로는 옥문의 군대가 지금 같은 전력을 갖출 수 있던 건 모두 그의 공로라 했고, 장군 역시 그를 '종사'라고 높여 부른다고 했다. 몇 년 전, 그는 링에게 직책을 넘기고 길을 떠났다. “하지만, 이제 돌아왔으니, 링이 계속 머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링은 종사 때문에 쫓겨난 게 아닌가?”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일부 병사는 이미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어쨌든 지금의 병사들은 종사를 잘 알지 못하는 데다가, 그들은 입대한 이후부터 링을 따라 훈련을 받았고, 링을 가장 존경했기 때문에, 자연히 종사에게 불만을 품게 되었던 것이다.

2개의 커다란 바위 사이까지 추격해 들어왔으나, 도적 두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곳이 매복하기에 좋은 지형이어서 내심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 십장이 철수를 명하려던 순간, 머리 위에서 현이 튕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병사가 화살에 맞아 쓰러졌다. 바위 위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흔들리더니, 매복한 도적들이 머리를 내밀며 큰 소리로 그들을 비웃었다.

병사들은 당황하지 않고, 부상자를 데리고 질서 있게 방패를 들고 철수하였으나, 적들은 이미 퇴로를 봉쇄한 상태였다. 오늘 밤 공을 세우기는커녕, 이들은 도리어 목숨을 잃게 될 위험에 처했다. 다들 결사 항전으로 싸울 준비를 하던 그때, 갑자기 바위 위에서 비명이 들리더니 누군가가 외쳤다. “놈들의 원군이 왔다! 도망쳐!” 시끄럽던 싸움 소리가 가라앉자, 바위 위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정체는 옥문의 군대였고, 앞장선 사람은 바로 그들의 새로운 교관이었다.

해당 소대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극형은 면할 수 있었으나, 육체적 형벌은 면할 수 없었다.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십장은 그의 부하 병사들과 같이 모든 병사들 앞에 꿇어앉아 태형을 받을 준비를 했다. 그때, 종사가 다가왔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던 십장은 속으로 생각했다. 종사가 직접 형을 집행하러 왔다는 건, 본인이 종사에게 품은 불만을 진작에 눈치챘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모욕당하는 것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십장은 눈을 감았다. 하지만, 채찍은 그의 등에 떨어지지 않았고, 옷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뜬 십장의 눈에 들어온 건, 자신들과 같은 모습으로 옷을 벗고 그의 곁에 꿇어앉은 종사였다. 그는 우렁찬 목소리로 장군에게 말했다. “일을 꾀함에 있어 치밀하지 못해 장병들의 신임을 얻지 못했으니, 이는 모두 나의 실책이오. 부디 장군께서 내게도 이들과 같은 벌을 내려주시오.”

십장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장군은 마치 이 사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아무런 기색도 없이 그 청을 승낙했다. 게다가 생각해 보니, 그렇게 짧은 시간만에 원군을 이끌고 매복에 빠진 자신을 구하러 왔다는 건, 마치 십장이 군령을 어길 것을 종사가 이미 짐작하고 있던 것 같았다.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내가 적을 쫓도록 내버려둔 것일까? 혹시…… 기회를 주려던 것이었을까……

감격 때문에 말조차 나올 수 없던 상황에, 채찍이 죄인들의 등 위로 떨어졌다. 십장은 곁에 있는 종사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는 두 손을 다리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마치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는 듯했으며, 자신에 대한 분노와 질책 또한 없는 듯했다. 십장은 그저 악착같이 이를 문 채, 그 어떤 소리도 종사의 귀에 들어가지 않기만을 바랐다.

그날 밤, 십장이 종사의 막사 앞에 무릎을 꿇고 죄를 청한 일이 군영 전체에 알려졌다. 소문에 따르면, 종사는 그를 막사 안으로 들여 얘기를 나눴고, 사람을 불러 약까자 발라주라고 했다고 했다. 종사가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십장은 말한 적 없으나, 그 이후로 군에서 종사에게 불복하는 병사는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