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월간 분대 기록생생불식 2

월간 분대 기록 · 2026.05 월간 분대 · 3층 청운정

생생불식 2

생명의 성장이 어찌 시듦에서 그치랴?

비록 작물에 깃든 건 그녀의 작은 의식일 뿐이었지만, 낫이 그녀가 있는 보릿대를 향해 다가왔을 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단 한 번의 낫질에 의식은 두 동강이 났고, 보리 이삭은 수확물이 되었고, 그루터기는 밭에 남았다. 이로써 한 포기 보리의 운명은 다했지만, 그녀는 그루터기에 남은 그 의식을 거두어들이진 않았다.

생명의 성장에서, 그 쇠락을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

그루터기 속 그 의식은 세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죽음은 느리게, 그리고 애잔하게 다가왔다. 남은 줄기는 노랗던 빛을 잃고 갈색으로 바래더니, 이내 메말라 갈라졌다. 의식은 흙 속에 스며들었고, 수천수만 개의 조각으로 부서져 서로를 구별할 수도 없게 뒤섞여 버렸다. 그녀는 다시 혼돈 속으로 돌아온 것처럼 느껴졌다. 어둡고, 차갑고, 축축한 게 마치 그 근원의 능묘와도 같았다. 두려움? 그녀는 자신이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함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렬하고 벗어날 수 없는 감정이 그녀를 뒤덮고 있었다. 바로 외로움이었다.

생명에 관한 체험은 이렇게 끝났다. 겨울은 고통스러우면서도 길었고, 그녀는 사람들과 함께 농기구를 손질하고 자료를 정리하며, 서서히 그 보리에 대한 일을 잊어버렸다. 이듬해의 파종이 시작될 때까지.

또다시 울린 천둥소리가 논밭의 만물을 깨웠다. 그녀 역시 조용히 눈을 떴다. 그렇게 그녀의 시선은 다시 논밭의 작물에 끌려갔다. 그 의식은 아직 남아있긴 했으나, 예전의 그 보리에 있지는 않았다. 그녀는 '눈'을 떴다. 수만 개의 '눈'을 떴다. 씨앗은 온 땅에 흩어졌고, 낙엽은 거름이 되어 새로운 식물을 길러냈다. 그리고 그것들 역시 다음 순환에서 시들어, 땅속으로 돌아가 새로운 식물을 길러낼 것이다.

그렇다, 생명의 성장과 윤회는 멈추지 않고 끊이질 않는데, 어찌 시드는 것에서 멈출 수 있겠는가? 봄비가 내리면 그녀는 가지와 잎을 활짝 펴고, 사람들이 땀을 흘려 경작한 땅에서 다시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