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의 기이한 계원월간 분대 기록생생불식 3
월간 분대 기록 · 2026.05 월간 분대 · 5층 견자사
생생불식 3
쌓인 눈이 녹아 물기가 되어 땅을 적신다.
그해의 겨울은 유난히 견디기 힘들었다. 북쪽으로 간 신농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가뜩이나 일이 적은 겨울철에 그들을 이끌고 내년 파종을 준비할 사람도 더는 없었다.
겨울의 눈은 유달리 많이 내렸고, 두껍게 쌓인 눈은 마치 관뚜껑처럼 온 들판을 뒤덮었다.
봄이 막 시작될 무렵, 한 채의 신농사가 세워졌다. 신농의 도움을 잃은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기댈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사람들의 풀죽은 모습을 본 그녀는 다 함께 첫 밭갈이 의식을 하자고 제안했다. 반응이 시원찮았지만, 그녀도 딱히 강요하진 않았다.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후, 그녀는 징을 들고 집을 나섰다. 누군가 그녀가 밭에 도착해 숨을 깊게 들이쉬며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았다. 이후, 그녀는 징채를 들어 올렸다.
콰앙!
놀란 농부들은 머리를 내밀어 쳐다보았고, 그녀는 논두렁에서 춤을 추며 밭에서 전해 내려오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콰앙!
“모래와 흙먼지가 소용돌이치고, 거센 바람이 내 새싹을 쓰러뜨리네.”
콰앙!
“메뚜기가 하늘을 뒤덮어도 어찌하랴, 날카로운 입으로 내 곡식을 먹어치우네.”
콰앙! 콰앙! 콰앙! 한 번 한 번의 징소리가 이 땅의 사람들이 겪어온 재난을 뜻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노래가 무엇을 노래하는지 알고 있었다. 이곳에 서서 겪었던 재난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그것을 견뎌냈다는 증거였다.
춤이 막바지에 이르자, 그녀는 징채를 들어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농부들은 왜 그랬는지 물었다.
신농의 떠남이 이 밭에는 재난인가? 그녀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반문했다. 농작물이 쓰러지면 내년에 다시 심으면 되고, 사람이 떠나면…… 울음을 그친 뒤, 그의 일을 이어받으면 된다. 뒤를 잇는 이들은 언제나 있다. 이 논밭의 이치 또한 그러했다. 그러니, 마지막 징소리는 재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을, 그리고 이 땅에서 끊임없이 숨 쉬고 일하는 사람들을 향한 경의여야 했다.
콰앙! 징소리는 마치 봄의 천둥처럼 논밭의 만물을 깨웠다.
어느새 한 사람의 춤이 모두의 춤이 되었다.
이번 겨울은 참으로 고됐으나, 쌓인 눈이 녹아 물이 되어 땅을 적시고 새 생명을 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