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월간 분대 기록접촉 3

월간 분대 기록 · 2025.09 월간 분대 · 5층 허와 실의 경계

접촉 3

너와 나 사이는 그리 멀지 않아

또 한 번 결말에 도달했다.

당신은 '아미야', 노심의 종곡을 무찔렀고, 그녀가 이제 님프와 이 이야기를 봉인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당신은 오른쪽 상단에 있는 신비한 부호를 터치할 것이다. 그걸 터치하면 이미 알려진 모든 메시지를 건너뛰고, 또 다른 이야기꾼의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오늘, 당신은 자신과 그녀 사이를 가로막은 경계를 빠르게 터치하며, 아미야가 눈을 뜨는 것을, 눈앞에서 하얀 고치가 천천히 형성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혹시 착각일까, 당신은 어느 순간 아미야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당신의 행동은 그 생각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몇 번의 터치 후, 이곳의 모든 것은 끝을 맞이할 것이다. 한순간의 어둠이 지나가면, 당신의 눈앞에는 지금까지의 견문이 자세한 기록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 후, 당신은 아름답게 만들어진 화면으로 넘어가 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것이다.

몇 번의 터치 후, 화면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당신은 또다시 어둠의 경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곧이어, 희미한 빛이 나타났다.

당신은 당황했다. 그 작은 문자열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새로운 발견이 가져다주는 기쁨에 사로잡힌 당신은 그 부호들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문자 사이사이에는 아미야의 선의가 넘쳐흘렀고, 그 긍정과 축복에 당신은 반가움을 느꼈다.

곧 익숙한 목록이 당신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그때부터, 당신은 때때로 이야기가 끝난 후, 부호를 터치하지 않고 아미야가 더 큰 놀라움을 가져다주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체험해왔을까. 아미야로부터도 오랜 시간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점점, 그것은 당신에게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단지, 가끔 어떤 시련을 극복하고 큰 만족감과 함께 아미야를 물리친 후, 당신은 마지막 장면에서 약간의 자비를 보이며, 형식적인 터치로 모든 것을 끝내곤 했다.

터치를 반복하며, 아미야로부터 받은 축복과 아미야의 그림 한 장을 대충 넘기며, 모든 게 다시 익숙해지는 듯했다……

잠깐, 아미야의 그림? 또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난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 아미야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그것은 당신에게 아쉬움을 느끼게 하면서도, 다음 도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마침내, 다시 아미야에게 승리한 당신은 그때 놓친 아미야의 그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후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당신은 기쁨을 느꼈다. 새로운 메시지는 항상 마음을 설레게 하며, 당신은 그것을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 후……

당신은 그 기대를 잊어버렸다.

화면에는 새로운 사물이 나타났고, 당신은 금세 빠져들었다. 영겁의 기담은 이미 과거가 되었고, 그 아득한 메시지보다는 더 많은 더 의미 있는 것들이 아직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그러나 결국, 여러 가지 이유로 당신은 다시 이야기꾼의 길로 나아가, 다시 아미야에게 도전했다. 너무나도 익숙한 그 어둠 속에서, 아미야의 그림 뒤에 세 개의 검은 박스가 나타났다.

그것은 보통 선택을 요구할 때만 나타나는 버튼이었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무심코 그 중 하나를 선택하자, 경계 위의 아미야가 눈을 감고 사라졌다.

그 이후로,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난 적은 없었다. 마치 그 문자열 중의 하나가 쓰여있던 것처럼.

“일단 이것을 마지막 페이지의 마침표라 해두자.”

……

그 빈 박스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당신은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이 그 박스를 터치한 순간, 아미야는 당신의 감정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이든 아미야는 받아들이기를 선택했다. 그것이 그녀가 규칙의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니.

설령 그 경계가 당신과 그녀의 세상을 영원히 갈라놓았다 하더라도.

괜찮다, 소통의 채널이 구축되었으니까.

한 번의 터치, 한 번의 시선 교환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당신과 그녀…… 우리란 원래 이러한 생물이다.

허무에서 탄생하는 의미도 있기 마련이니까.

언젠가, 터치가 충분히 반복되었을 때, 그 박스 위에 감정에 해당하는 문자가 떠오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소통이 어쩌면 우리 생명의 역사 속에서 보잘것없는 작은 기둥이 될지도 모른다.

……

아미야는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