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강제 재부팅
테코마에는 새로운 일이 없다
해금 조건: 특정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강제 재부팅
비공식 번역 (CN 서버 선행 텍스트)
로베르트 로렌츠네 집의 텔레비전은 좀처럼 켜지는 일이 없었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것을 보기보다, 딸 토니는 책 읽기를 더 좋아했다. 게다가 테코마에는 요 몇 년 새로운 일이 없었고, 그 시끄러운 기계에서 얻어야 할 뉴스도 없었다.
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 토니는 다 읽은 책을 책장에 꽂았다. 바깥 하늘은 잔뜩 흐렸고, 천둥소리는 어떤 생물이 낮게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들렸다. 로베르트는 천둥소리를 덮을 만한 소리를 내려고 텔레비전을 켰다. 방송 중인 뉴스는 마을 주민들에게 최근 함부로 외출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었다.
토니는 새 책을 한 권 더 꺼내 소파에 앉았고, 화면 속 혼란스러운 장면을 응시했다. 의식을 잃은 사람이 들것에 누운 채 구급차에 실려 들어갔다. 로베르트는 텔레비전을 껐다. 그는 두 달 전 수해에서 'Theory-3'을 가동하던 장면을 여전히 기억했다. 노이즈로 뒤덮인 흑백 텔레비전 화면처럼, 실험실 전체가 진공으로 빨려 들어간 듯 아무 소리도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 연구원이 '성공했다'고 나직이 외치고 나서야 로베르트는 색채가 다시 눈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정말 성공한 걸까? 로베르트는 국방부가 원하는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예견한 가장 끔찍한 결말을 바꾸어, 그 미래를 썩은 씨앗으로 만들어 수해에 던져 넣었다. 그 뒤는 연구원들이 예상치 못한 데이터 혼란과 수해의 환경 변화였다. 로베르트는 전송된 영상에서 검은 피 같은 액체가 실험을 가동한 수해 사이로 흐르는 것을 봤다. 샘플을 채취하러 간 조사원은 종적을 감췄고, 검고 날랜 생물들이 흔들리는 카메라에 끊임없이 나타났다……
"아빠, 왜 텔레비전 껐어?" 토니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토니 책 읽잖아. 아빠가 방해하기 싫어서."
"근데 나도 천둥소리는 싫어." 토니가 무릎 위의 책을 펼쳤다. "괜찮아, 아빠. 보고 싶으면 봐."
로베르트는 리모컨을 살며시 내려놓고, 문가로 가서 외투를 입었다. "아빠 실험실에 한 번 다녀올게."
토니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다시 책으로 돌렸다. 텔레비전은 다시 켜지 않았다.
실험실에 도착했을 때 밖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로베르트는 강화 유리 너머로 포획된 검은 생물을 관찰했다. 날카로운 송곳니, 핏빛 눈, 유리에 부딪친 뒤 남은 검은 피 같은 자국들…… 연구원들은 회의를 거듭했다. 수해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냥개에 대해 저마다 의견을 고집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고, 국방부 사람들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 먼저 이 끔찍한 생물들을 포획해 수를 통제하고, 다음엔 집중적으로 개조한다. 그렇게 날뛰는 맹수들에게 과학기술의 족쇄가 채워졌지만 흉포함은 조금도 줄지 않았고, 새로운 무기가 그렇게 탄생했다.
보고서의 사망자와 혼수 환자 수는 여전히 늘고 있었고, 수해에서 태어나는 사냥개의 수도 치솟았다. 국방부와 연합 정부가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은 마개가 뽑힌 욕조를 대하는 것 같았다. 그저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쏟아부을 뿐이었지만, 그래도 이 재앙은 일단 통제되었다.
컬럼비아 정부의 압력 아래, 의료 마을이던 테코마는 전환을 거쳐 모든 의료 시설을 대규모로 확충했다. 'Theory-3' 가동으로 사냥개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로베르트는 자신이 예측한 최악의 결과를 맞지 않았지만, 다소 완화된 이 결과 역시 국방부가 새 무기를 개발하게 만들었다. 넘쳐흐른 흑류는 통째로 밀봉되어 볼리바르 곳곳의 농장으로 보내졌다. 생산량만 올릴 수 있다면, 농장 노동자들이 괴병에 걸리든 누가 신경 쓰겠는가?
그 뒤 삼 년 동안, 'Theory-3', 군용 사냥개, 흑류, 사냥개병…… 고요한 밤이면 이 말들이 그의 머릿속을 끊임없이 맴돌았다. 국방부는 일관된 방식을 고수했다. 통제하고, 개조하고, 판매한다. 골칫거리를 재산으로 바꾸면 연합 정부도 한쪽 눈을 감아 줄 뿐이었다.
로렌츠네 거실의 텔레비전은 오랫동안 켜진 적이 없었다. 테코마에는 새로운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새로운 일은 국방부의 실험실, 연합 정부의 사무실, 그리고 전환된 방역 마을 치료 센터에만 존재했다. 대중 누구나 볼 수 있는 텔레비전에만은 결코 나오지 않았다.
토니는 책장의 모든 책을 다 읽었다. 로베르트의 학술 서적 일부까지도. 하지만 그녀는 결코 텔레비전을 켜지 않았다. 학교에는 늘 뉴스보다 빨리 퍼지는 소문이 있었다. 입이 가벼운 아이들은 부모의 뒷말을 이야깃거리 삼아 동급생들과 나누었다. 토니는 그들의 입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들었다. 테코마 사람들은 그녀 아버지의 실험이 이 모든 일을 일으켰다고 여겼다. 그녀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았지만 변명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나서서 아버지를 변호해야 할 국방부가 입을 다물고 소문이 끝없이 부풀도록 내버려 두는데, 그녀가 이 침묵의 호수에 무슨 파문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그녀는 아버지를 믿었다. 그래서 그런 말을 믿지 않았다.
하교할 무렵 하늘이 어두워지고, 공중에서 사냥개의 으르렁거림 같은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로렌츠네 집 문 앞의 유창목이 다시 꽃을 피웠다. 그녀는 나무 아래 그네의 밧줄이 끊어진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아버지는 집에 없었다. 열쇠를 꽂아 손잡이를 돌리며, 그녀는 그 일이 있은 뒤로 아버지가 실험실에서 돌아올 때마다 보이던 지친 모습과 울적한 표정을 떠올렸다. 그 뒤 아버지는 더 이상 학술 연구를 하지 않았고, 실험실에도 가지 않았다.
토니는 문을 열고 책가방을 내려놓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뒤, 거실로 가서 텔레비전의 덮개를 걷고 리모컨 전원을 눌렀다. 텔레비전 소리로 우르릉대는 천둥소리를 덮어 보려고.
오늘도 테코마에는 새로운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