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강제 재부팅
페로 몽유기
해금 조건: '강제 재부팅' 3회 목격
엔딩 강제 재부팅
비공식 번역 (CN 서버 선행 텍스트)
로렌츠가 다시 수해에 왔을 때, 숲속의 흑류는 느려져 있었다. 가늘고 촘촘한 비가 내렸지만 그녀의 옷은 조금도 젖지 않았다. 개 짖는 소리도 없이, 모든 것이 고요했다. 그녀는 손을 뻗어 곁의 굵은 나무를 만졌다. 그녀는 이미 짐승 주인들 사이의 소통 방식을 익혔다. 수해의 모든 식물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눈을 감고, 의식 깊은 곳에서 상처가 아물어 가는 거대한 개를 보았다. 개는 새로 돋은 피부를 핥으며 이 방문객을 상대하지 않았다. 먹구름 한 조각이 로렌츠의 눈앞을 가렸고, 거대한 개의 목에서 그르렁 소리가 났다. 조금 불편한 모양이었다. 이번 방문은 여기까지였다.
비가 그쳤는데 숲속에는 갑자기 거센 바람이 일었다. 아주 먼 곳에서 천둥 같은 굉음이 들려왔고, 천천히 흐르던 흑류가 증발해 먹구름이 되더니 수해 밖으로 세차게 날아갔다.
"보아하니, 그 군더더기 정보들도 이미 네가 밖으로 내보냈구나."
……
이른 시간인데도 테코마의 한 카페는 이미 손님으로 가득했다. 종업원이 조금 기울어진 쟁반을 들고 사람들 사이를 끊임없이 누볐다. 노트를 든 젊은 작가가 구석에 앉아 가장 싼 커피를 시키고, 오가는 손님들을 관찰했다.
"옛 친구 니코 꿈을 꿨어." 갈색 머리 페로가 잔의 커피를 홀짝이며 말했다.
"니코? 십 년 전에 죽은 니코?" 노란 머리 페로가 놀라 상대를 빤히 봤다.
"내가 큰 소리로 이름을 불렀더니, 시끄러워 죽겠다고, 경치 감상을 방해한다더군."
"근데 걔 귀머거리였잖아."
"야, 꿈이잖아. 들을 수 있어도 이상할 거 없지?"
"그건 그렇네. 그래서, 니코가 어떻게 됐는데?"
"갑자기 날 끌고 평원을 같이 달리더니, 단숨에 국경 고원까지 달렸어."
"아! 그 느낌 알아. 꿈속에선 다리가 푹 삶은 시라쿠사 국수처럼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지."
"전혀 아니었어! 내 두 다리는 전에 없이 튼튼했고, 성큼성큼 내달렸다고——" 갈색 머리 페로는 자기 지팡이를 흘끗 보고는 말을 삼켰다.
"미안, 일부러 그런 건……" 노란 머리 페로가 동료의 손을 잡고 위로하려 했다. "네가 진정한 볼리바르인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면…… 아니다, 그 얘긴 그만하자. 커피 한 잔 더 살게. 여기요, 커피 한 잔 더——"
종업원이 대답하며 다가와 새로 주문한 커피를 내려놓았지만, 곧바로 떠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선생님들.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닌데, 저도 세상 떠난 친구 꿈을 꿨거든요. 저희도 평원을 같이 달렸어요. 제 친구는…… 몇 년 전 사냥개병이 터졌을 때 죽었어요. 아, 떠날 때 온몸이 성한 데가 없었는데, 꿈속에선 제일 좋아하던 치마를 입고, 발걸음도 가볍고 얼굴에 생기가 돌았어요. 달리다 지쳐서 고원 끝에 앉아 황혼의 평원을 바라봤죠——"
"당신들도 금빛 평원을 봤어요?" 갈색 머리 페로가 놀라 눈을 크게 뜨다 하마터면 지팡이를 쓰러뜨릴 뻔했다.
"네, 선생님. 저희 둘이 풀밭에서 신나게 뒹굴던 것도 기억나요——"
"그러다 발밑이 꺼지면서 낯선 곳으로 굴러떨어졌죠?"
"네, 한참 보고서야 거기가 농장이란 걸 알았어요. 커피나무 한 그루를 쓰러뜨리고 커피 열매를 잔뜩 짓밟았죠…… 어떻게 아셨어요?"
갈색 머리 페로가 대답하기도 전에, 옆자리의 잿빛 머리 페로가 먼저 탁자를 쳤다. "농장주가 화가 나서 뛰쳐나와 날 때리려 했는데, 아무리 해도 날 건드리지 못했어——"
"저희는 손을 잡고 일어나 달렸어요. 바람이 귓가에서 윙윙거릴 만큼 빨리요.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웃었죠." 종업원은 즐거운 일이 떠오른 듯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고, 카페 안 다른 손님들의 시선을 끌었다.
"참 재미있군." 잿빛 머리 페로가 말했다. "우리가 똑같은 꿈을 꿨다니! 내가 멀리 달아나자 농장이 색색의 작은 네모들로 변했는데——"
"멀지 않은 곳에 달리는 검은 점들이 잔뜩 있었죠?" 갈색 머리 페로가 덧붙였다.
순식간에 카페의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난 아내랑만 같은 꿈을 꾼 줄 알았는데, 당신들도——"
"난 돌아가신 엄마 꿈도 꿨어. 엄마가 날 끌고 같이 달렸지……"
"꼭 컬럼비아 SF 소설 같잖아!"
어느 손님이 외쳤는지 모른다. 줄곧 구석에 앉아 있던 젊은 작가가 갑자기 몸을 떨었다. 그는 노트에 빠르게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날림 그림과 더 날림인 단어들. 꿈, 달리기, 금빛 평원, 농장……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쓴맛에 자신의 꿈속 장면이 떠올랐다.
그는 한동안 홀로 달리다 하늘을 거의 뒤덮은 거대한 먹구름을 봤다. 천둥소리가 먹구름 깊은 곳에서 들려왔다. 그것은 먹구름의 그르렁거림이었다. 꿈속에서 그는 먹구름의 고통을 느꼈다. 먹구름을 빤히 바라보니, 기류가 그 안에서 뒤척이고, 흩어지고, 뭉치는 것이 보였다. 마침내 큰 먹구름은 경련하며 작은 먹구름을 하나하나 토해 냈다.
젊은 작가는 고개를 숙이다 자신도 작은 먹구름 하나로 변한 것을 알았다. 그는 가볍게 하늘로 떠올라 빠르게 날기 시작했다. 곁에서 무수한 먹구름이 그와 함께 달리고 있었다.
그는 꿈속에서 보이는 모든 것을 미친 듯이 물어뜯었다. 입은 없었지만 턱 자리가 여전히 시큰거렸다. 탈구된 듯 괴로웠다. 그의 몸은 보이지 않는 탯줄로 먼 곳의 거대한 먹구름과 이어져 있었고, 기묘한 소속감이 마음을 채웠다.
카페는 점점 떠들썩해졌다. 페로들은 모두 최근 꾼 같은 꿈과, 꿈속에서 죽은 가족과 친구를 만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젊은 작가는 혀로 펜촉을 적시고, 노트 이 페이지 끝에 작은 페로 머리를 그렸다. 그러고는 새 페이지를 펼쳐 정중하게 적었다.
"모든 꿈은 탯줄로 이어져 있다. 볼리바르 무한 평원의 저편에서, 우리는 고원에서 피어오르는 자유로운 먹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