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얽힘, 그리고 조화
핫도그
해금 조건: 특정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얽힘, 그리고 조화
비공식 번역 (CN 서버 선행 텍스트)
그런 볼리바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이 사실을 처음 제대로 깨달은 것은 경기장 관중석에서였다. 가볍게 차려입은, 검은 머리 사이에 타고난 듯한 흰 털 몇 가닥이 섞인 페로 청년이 관중들에게 핫도그와 음료를 팔고 있었다. 청년은 그의 곁을 지나며 필요한지 물었다. 그는 청년의 품에 꽉꽉 들어찬 지폐를 보고 고개를 저었고, 청년은 다른 데로 팔러 갔다.
그가 고개를 저은 것은 풍기 문란을 혐오하는 도덕군자여서도, 경기가 한창 뜨거운데 시원한 탄산음료 한 병이 싫어서도 아니었다. 컬럼비아인이 돈을 대어 지은 이 대형 경기장의 관중석에는, 존엄을 팔고 자신을 파는 이런 굽실거리는 볼리바르 행상이 늘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핫도그'라는 이름이 언제 생겼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느새 모두가 빵에 구운 소시지를 끼운 그 음식을 그렇게 부르는 데 익숙해졌다. 컬럼비아는 말할 것도 없고, 더 먼 카시미어, 시라쿠사, 심지어 염국까지도 이 이름을 쓰고 있었다. 누군가는 선반이나 냉장고에 두고 간단히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즉석 핫도그까지 발명했다 (물론 뜨거운 경기장에서 갓 구운 것에는 못 미치지만). 이제는 라이타니엔인마저도, 자신들이 볼리바르에 가져온 이 음식을 핫도그라 부른다. 볼리바르인들이 온갖 경기의 관중석에서 외치며 팔아서 생긴 이름을.
왜일까?
그는 이 일이 참 황당하다고 생각했다. 볼리바르와 볼리바르인이 테라 대지 위에, 볼리바르 땅 바깥에도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실감하게 한 것이 하필 이 음식의 이름이라니. 비록 어느 종족명의 속어와 한 집단, 음식 이름, 직업 이미지가 뒤섞인 방식일지라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조금도 황당하지 않았다.
경기장의 경계, 점수판 양쪽에서 눈이 어지러울 만큼 많은 광고가 흐르고 바뀌었다.
독주 때문에 우르수스를 알고, 찻잎 때문에 염국을 알고, 직물과 의복 때문에 빅토리아를 알고, 정밀 아츠 유닛 때문에 라이타니엔을 안다…… 어릴 때부터 이 나라들의 이름을 귀에 익도록 들었어도, 이 대지에 다른 나라가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실감하는 것은 대개 구멍가게, 슈퍼, 쇼핑몰에 천재와 황야를 건너 비싼 비용을 들여 운반된 진기한 물건들 때문이었다. 물론 소량의 특산품으로만 그 나라들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큰 이유는, 볼리바르 선반의 상품 중 적어도 육칠 할이 컬럼비아제이고, 일 할도 안 되는 타국 특산품도 대부분 컬럼비아 창고에서 겸사겸사 환적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은 선반의 세계 속에서 볼리바르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컬럼비아와 카시미어에서 만든 볼리바르 이색 풍미의 과자와 음료를 보라. 그들이 변덕스레 내놓은, 입맛을 바꿔 줄 그 제품들이 아니었다면, 볼리바르와 그 역사는 대부분의 테라인에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이름은 관광에 부적합하고 분쟁으로 가득한 곳에 대한 상상을 대표할 뿐이었다. 아, 물론 담배와 커피 같은 기호품도 있다. 그 원재료는 헐값에 컬럼비아로 팔려 가고, 가공된 뒤 비싼 값에 각 도시와 심지어 타국으로 팔린다. 세상에, 볼리바르의 이름은 컬럼비아가 파는 담배와 커피 포장지의 부가 가치였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역겨움에 웃음이 터질 뻔해, 기침을 두 번 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경기장에 없었다. 떠나려는데, 비몽사몽간에 그 지긋지긋한 여자의 비웃음이 다시 들리는 듯했다.
"당신들 군인은 볼리바르를 통일한 뒤 뭘 할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죠, 그렇죠? 컬럼비아에 복수? 바보 같은 소리 마세요. 대형 전함이 충분치 않으면 이동 도시 하나가 들이받기만 해도 당신들 부대는 쉽게 으스러져요.
"제가 뭘 할 수 있냐고요? 하하, 제가 옳다는 걸 증명할 거예요. 아니, 제가 증명할 필요도 없어요. 시간이 증명하고, 역사가 증명하겠죠. 당신들에겐 군사를 지탱할 오리지늄 공업도, 금속 광업도, 중공업도 없어요. 설마 수십만, 수백만 군인을 갱도에 밀어 넣으면 맨손으로 전함을 빚어낼 수 있다고 믿는 건 아니겠죠? 볼리바르에 교육을 보급하고, 인재를 기르고, 외국 기술을 들여올 자금은 어디서 마련할 건데요? 다른 나라를 못 이기는 당신들이, 볼리바르인의 손에서 빼앗으려고요?
"바보짓 마세요. 어떤 나라도 그 공장과 기술을 거저 내주지 않아요. 거래하려 해도 우리에겐 패가 없죠. 사람들의 피와 땀 말고, 그 비밀들과 바꿀 만한 걸 저울에 올릴 수 있나요? 당신들이 컬럼비아와 라이타니엔에 보낸 정보원 중 결국 몇이 돌아왔고, 가치 있는 자료를 얼마나 가져왔고, 몇이 포섭됐고, 몇이 처리됐죠?
"저를 미워해도 좋아요. 당신이든 다른 누구든 볼리바르의 내분을 끝낸 뒤에, 저는 소레 시에서 당신들이 얼마나 큰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는지, 혹은 당신들 사람이 제 소레 시를 노리러 오는지 지켜볼 거예요. 당신들은 결국 볼리바르 밖에서 자신이 얼마나 무능한지 알게 될 거예요. 아, 참, 제가 말했던가요? 그때쯤 소레 시는 더 이상 소레 시가 아닐지도 모르고, 저도 언젠간 도시 하나로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어쩌면 일부러 재산을 좀 남겨서 당신들 중 승자가 빼앗아 가게 할지도요? 연년의 내전으로 주머니가 비어, 당신들을 믿는 민중이 굶어 죽지 않도록 말이죠, 하하."
경기장의 선수들이 밀치고 부딪치며 경기장의 유일한 공을 다투었다. 경기장 전체가 그의 눈에는 축소된 투기장이 되었다.
아, 너무 어리석지 않은가? 수십 년 동안 어리석은 군벌들이 이런 쟁탈을 되풀이했다. 무기가 모자라면 다른 나라에서 사고, 식량이 모자라면 다른 나라에서 사고, 에너지가 모자라면 다른 나라에서 샀다. 결국 전부 어떤 볼리바르인이 다른 볼리바르인을 죽이도록 기르는 데 쓰였다. 멍청이가 멍청이를 죽이고, 그 자신도 바로 큰 멍청이였다.
이제 꿈꾸던 내전 종식의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는데, 그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 그 여자의 말이 주문처럼 그를 휘감았고, 그는 참지 못하고 아주 험한 욕을 한마디 내뱉었다. 진정한 볼리바르인, 거짓 볼리바르인,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모든 분열 세력을 이기면 단결하여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볼리바르를 상상하는 것은, 어느 축구팀이 우승만 하면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울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만큼 어리석다. 하, 정말 딱 맞는 말이다. 그런 볼리바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비현실적인 이상을 품고 동포에게 칼을 휘두르기를 영원히 멈추지 않을 군인들은 모두 지옥에나 가라! 볼리바르는 이 대지 위에 진정으로 존재해야 한다. 이는 볼리바르인의 신념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들이 볼리바르의 존재를 인정하게 하기 위해서라면, 컬럼비아에 굽실거려도 좋고, 볼리바르인의 이익을 팔아넘겨도 좋다. 끝없는 전쟁을 멈출 수만 있다면, 그 기술과 투자와 인재를 얻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죄책, 오명, 암살, 이보다 더 나쁜 것이 또 있는가? 얼마든지 오라. 그러고 나서 반대하는 자들이 그를 부정하고 대체하려 한 뒤, 볼리바르를 존재하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작정인지 보자! 아니면 또 돌아서서, 의견이 다르고 이익이 다른 볼리바르인을 계속 죽일 작정인가?
그는 경기장의 끝없는 쟁탈에 완전히 질렸다. 관중석을 떠날 때, 그는 사방으로 외치며 파는 그 청년을 다시 만났다. 옷 속에 불룩한 지폐로 보아 핫도그와 시원한 음료의 판로는 정말 좋은 모양이었다.
"선생님, 경기 안 보세요?"
"중요한 일이 날 기다리고 있어."
"지금의 삶보다 더 중요한 일인가요?"
"많은 사람의 삶이 걸린 일이지."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 주실 건가요?"
"하, 그 질문은 내가 죽은 뒤에, 남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