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키 & 카이룰라 아버결말 기록사거리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소중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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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조건: 관련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소중한 일상

대피소에 남은 방어장치만으로 울피아누스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몇 개의 덫을 제거하고 위장한 시본을 처리한 뒤, 그는 키케로의 실험실에 들어섰다.

......

며칠 전, 울피아누스는 심해 주교 키케로의 흔적을 발견했다. 힘과 기술로는 울피아누스를 당해낼 수 없었지만, 생명의 연장에 능숙한 키케로는 촉수 하나를 잘라내는 대가로 울피아누스의 추격에서 벗어났다. 평소라면 울피아누스는 그 심해 주교를 끝까지 쫓았겠지만, 갑작스레 떠오른 생각이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보통 심해 주교는 이베리아 마을 근처에 거주하거나, 포교를 위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산다. 그러나 이 황폐하고 외진 곳에서 주교를 발견했을 때, 그의 곁에는 신도조차 없었고, 심지어 그 흔한 시테러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이건 절대 심상치 않은 일이다.

그게 아니라면……

마음속에 부풀어 오른 의심을 풀기 위해 울피아누스는 잠시 키케로의 추격을 중단하고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는 키케로의 대피소 겸 실험실을 발견했다.

......

동굴 안에 있는 실험실은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모든 자료와 서신은 종류별로 분류되어 건조한 책장에 가지런히 수납되어 있었다.

울피아누스는 키케로의 연구에 관심이 없었다. 여러 각도에서 인류를 모독하고, 윤리와 도덕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은 너무나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의 관심은 키케로가 다른 심해 주교들과 주고받은 서신이었다.

일반적으로 심해 주교가 시본의 모습으로 변하면, 관련 연구와 서신은 육체의 변이와 함께 전부 파괴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키케로는 어비설 헌터스의 습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게 분명했다. 어쩌면 그때 그는 울피아누스에게 자신의 자료를 들키지 않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신중을 기해 울피아누스는 대충 연구 목록을 훑어보기로 했다. 지지부진한 연구가 확실히 에기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후, 그는 개인 메모와 서신에 눈길을 돌렸다.

봉투에는 그가 깜짝 놀랄 만한 이름들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에기르의 기술원, 과학원, 심지어 예술계에까지 분포해 있었으며, 일부는 수년 전부터 이미 심해 주교로 지목되었던 인물이기도 했다.

더구나 그 중 상당수는 지금도 에기르에서 상당한 지위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에, 이름만 봐도 심해 교회가 에기르 사회 전체에 끼칠 피해가 짐작되었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샤믈라가 토벌된 후의 밀착 교류, 심해 주교들의 어비설 헌터스 생존자들에 대한 감시, 에기르의 동향 등 대량의 정보가 서신을 통해 울피아누스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샤믈라의 생물적 성질이 그것을 토벌했던 어비설 헌터스의 몸에 계속 남아 있다는 것, 그 어비설 헌터스의 행방, 그리고 기타 리바이어던의 움직임 등이 주교들의 새로운 관심사가 되었다. 최근에 주고받은 서신에서는 주교들이 몇 가지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이샤믈라를 토벌한 어비설 헌터스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려고 했다. 그래야만 이샤믈라가 다시 깨어날 수 있고, 그것을 고요함을 일으킨 원흉과 대면시킨다면……

하지만 키케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고요함이 인간과 시본의 융합을 가속할 수 있다며, 만약 에기르가 어비설 헌터스의 개조 기술을 전면적으로 보급하여, 대대로 인류가 시본에 대항하기 위해 그 선물을 받아들인다면, 언젠가는 그가 바라는 완벽한 인류가 태어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의 이념이 다른 심해 주교들과 엇갈리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계획에 참여했다.

서신의 내용은 마치 커다란 그물처럼 어비설 헌터스와 에기르를 그 속에서 옥죄여 죽이려는 듯했다. 하지만 울피아누스는 그 음모의 전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그가 다음 서신을 보려고 손을 뻗기도 전에, 실험실에는 바닷물이 갑자기 들이닥쳤고, 그 충격으로 키케로의 연구는 전부 산산조각이 났다. 뒤이어 시테러가 나타났다.

시테러는 대피소를 가득 채웠고, 헤엄치고 물어뜯으며, 마치 울피아누스의 몸에서 동족을 해방시키려는 듯했다.

울피아누스는 닻을 들어 올렸다.

살비엔토 사건은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심해 교회가 어비설 헌터스까지 노린다고?

그가 내막을 알고 있는 한, 그가 살아 있는 한,

그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