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결말 기록작별, 굿바이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디 엔드?
작별, 굿바이
해금 조건: 관련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디 엔드?
틴맨이 카즈델을 떠나던 날, 님프와 다른 '이야기꾼'들은 도시 밖까지 그를 마중 나갔다.
그때는 모두 그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그런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성벽 위에서 석재를 운반하는 노동자들이 휴식시간에 그들을 가리키며 “저 바보들 좀 봐, 덥지도 않나?”라며 비웃을 때까지도, 뙤약볕 아래에서 서로 마주 보고만 있었다.
결국 틴맨이 먼저 침묵을 깼다. 그는 자신이 새로 산, 가슴에 작게 영혼 용광로가 수놓아진 니트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님프는 금속 몸체의 방열 성능이 역시 대단하다며 감탄했고, 크라우니는 그 니트가 자기 가게의 물건임을 알아차렸다. 배웅의 끝은 님프가 모두를 대표해 틴맨에게 선물을 건네주는 것이었는데, 그 선물이란 이철로 조각한 '감자튀김' 한 상자로, 대용광로를 보수하며 바꾼 고철로 만든 것이었다. 선물을 받은 틴맨은 크게 웃으며, 만약 훗날에도 그가 적합한 몸체를 찾지 못한다면. 감자튀김 한 상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컬럼비아에서의 일이 끝나면 아마도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겁니다. 그때 카즈델을 못 알아보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말을 마친 틴맨은 담배 파이프에 불을 붙이곤 황야를 향해 걸어갔다. 그의 어깨에 매달린 세 '깡통 친구'들이 그의 모자를 빼앗더니 공중에 던지며 놀았다.
한 달 후, 칼라이샤도 떠났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로.
원래 작은 집이 있었던 공터에는 나무 상자와 편지 한 통만이 남겨져 있었다. 상자 안에는 작은 병에 든 다수의 연고와 화관 하나가 들어 있었는데, 주술이 제거됐어도 화관은 여전히 예쁜 장식품이었다. 편지엔 칼라이샤가 님프에게 그 연고들을 도시 밖으로 가져가, 새 이동 섹터를 증축하는 나흐체러르 병사들에게 전해달라 부탁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칼라이샤는 죽은 동료들의 장례를 주관한 적이 있으며, 이 연고들은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의 피부가 짓무르는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칼라이샤는 편지 말미에, 예전 틴맨을 배웅했을 때처럼 어색한 장면을 다시 연출하기 싫어서 말없이 떠났다며 님프에게 용서를 구했다. 나흐체러르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이 여전히 사미에 숨겨진 채 그녀에게 발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녀는 눈보라 속에서 카즈델 방향을 바라볼 것이다.
칼라이샤의 편지를 읽을 당시 이미 님프는 대용광로에 돌아가 레버넌트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용광로 후유증'의 증상 역시 가라앉은 뒤였지만, 그럼에도 칼라이샤의 편지를 쥐고 있으면 코끝이 찡해지곤 했다. 이에 크라우니는 괜찮다고, 적어도 조상님들이 있으니 찾아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데다 이야기 속에서 언제든지 사미로 달려갈 수 있다며 님프를 위로했다.
얼마 후 영혼 용광로 개축 공사가 마침내 마무리되자 레버넌트들은 그 용광로를 떠났고, 크라우니도 다시 한번 짐을 쌌다. 이번에는 정말 떠나야 했다.
아직 도시에 남아있던 이야기꾼들은 다시 한번 성벽 아래에서 모여 동료를 배웅했다. 이제 성벽 위는 새로운 아츠 방어 유닛으로 가득 차 있었고, 휴식을 취하는 노동자들도 더는 그들을 비웃지 않았다. 이에 님프는 거리낌 없이 울음을 터뜨렸고, 크라우니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외쳤다. “조상님들이 가더니, 너도 가는 거야?!”
크라우니는 장미꽃 모양의 머리핀을 님프의 귀밑머리에 꽂아주고, 석류석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그리고는 뒤로 두 발자국 물러서서 님프를 자세히 살피더니 웃으며 말했다. “울지 마. 이건 최근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야. 웃는 얼굴과 함께해야 더 예쁘지.”
크라우니는 더 이상 그 전설 속 잃어버린 도시를 찾으려 애쓰지 않고, 자신이 디자인한 스케치를 가지고 스포츠 의류 브랜드 디자이너로 지원하려 했다. 그녀는 설령 그게 실패하더라도 카즈델에 아직 기념품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니 상관없다고, 도시는 매일 변하고 있으니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크라우니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대로 카즈델에 새로운 얼굴들이 늘어났지만, 그들은 관광객이 아니라 도시 밖 거주지로부터 온 각 종족의 감염자들이었다. 카즈델 시내에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았고, 확장 후의 입체 농장 역시 보다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었으며, 중계 용광로의 잿더미 안에도 예전보다 많은 고구마와 감자가 묻혀 있었다. 폴은 님프에게 번영하는 도시는 모두 이렇게 계속해서 사람이 떠나고 들어오는 법이라고 말했다. 오늘의 카즈델을 번영이라 표현할 수 없을진 몰라도, 내일 혹은 모레의 카즈델은 어찌 될지 모를 일이다.
님프는 원래 언제 떠날 예정인지 물어보기 위해 머드락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녀는 머드락 뒤에 늘어선 새로 지은 집과 벽돌로 둘러싸인 집 주위의 작은 채소밭, 그리고 바로 얼마 전 흙 속에서 수줍게 머리를 내민 채소의 싹을 보고선…… 결국 아무것도 묻지 못한 채, 머드락에게 그저 커다란 상자 하나를 건넬 뿐이었다. 상자 안에는 크라우니가 펭귄 로지스틱스를 통해 보낸 최신 스타일의 작업 방호복이 들어있었다.
“이제 우린 어떻게 해야 하지? 여기에 남을까, 아니면 떠날까?” 님프가 폴에게 물었다. 그녀는 폴을 도와 방의 물건을 리어카에 실으며, 로도스 아일랜드 사무소 옆에 새로 지은 직원 숙소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폴은 그녀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는 대신, 리어카에서 숫자가 가득 적힌 공책을 꺼내 위에 표시된 몇 군데를 가리켰다. 그리곤 님프에게 ”얼마 전에 새로운 계절의 씨앗을 심은 데다, 지난 계절의 식량은 아직 수확조차 하지 못했어. 그런데도 이런 춘궁기 때 도시의 노인 인구수가 예년처럼 급격히 줄지 않았다는 건, 적어도 노인들에게 어느 정도 먹을 양식과 마실 물이 있다는 증거지.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긴 했지만, 그건 날이 갈수록 많은 젊은이들이 카즈델로 몰려오기 때문이고, 그런 젊은이들은 스스로 먹고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도시가 더욱 좋아질 수 있도록 공헌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그녀는 레버넌트가 없는 대용광로를 돌아보았다. 그 외형은 이전과 아무런 차이도 없는 듯했지만, '암나남'이 그 안에서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 대용광로의 에너지는 파이프라인을 거쳐 각 중계 용광로에 흘러들어간다. 님프는 약동하는 불꽃 속에서 도시의 숨결을 느꼈다. 그것은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도시였다. 그녀의 핏줄은 오래되었지만, 매우 강인했다.
게다가 이 도시엔 사람을 기쁘게 하는 새로운 이야기가 이렇게나 잔뜩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