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결말 기록나비 날개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완벽한 하루
나비 날개
해금 조건: 관련 소장품 획득 필요
엔딩 완벽한 하루
“앞으로는 좀 더 조심하세요. 의료진이 매번 당신의 팔을 붙여줄 수 있는 건 아니라고요.”
아미야는 마지막으로 봉합 부위를 확인하고 있었다.
“괜찮아, 아미야 선생. 이것 봐……”
선글라스를 쓴 피디아 용병이 팔을 흔들며 자신의 주치의에게 이미 건강해졌음을 증명해 보이려고 했다. 하지만 아미야가 보기에는 이 용병이라면 지금보다 팔을 훨씬 더 날렵하게 움직였어야 했다.
그는 언제나 목숨을 걸고 싸웠고, 늘 부상을 입고 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태생적으로 햇빛을 싫어해서 선글라스를 쓴다고 말했지만, 아미야는 이 용병이 한쪽 눈을 완전히 잃어버려 안대 따위의 장식물로 자신의 상처를 가리기 싫어 선글라스를 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전황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그가 입는 부상도 점점 심각해졌다. 이번에는 팔 하나가 통째로 잘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미야는 그가 보다 안전한 곳에서 임무를 맡도록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신이 아무리 용병단의 일인자라고 해도, 우리라고 매번 당신의 팔을 붙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요. 지금이야 근처에 보급선이 있어서 물자의 여유도 있고, 전선도 대치만 하고 교전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몇 달 전과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진다면, 그때는 이렇게 큰 수술을 할만한 인력도 없을 거라고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내가 잘못했어, 아미야 선생……” 환자는 커다란 체구의 피디아였지만, 아미야 앞에서는 그저 잘못을 저지른 아이 같았다.
“당신의 능력이라면 분명 더 쉽고 벌이가 괜찮은 일을 찾을 수 있을 거에요. 아마 귀족들이 당신을 경호원으로 고용하고 싶어할 텐데,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된 건가요?”
“그러는 선생은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된 건가?”
“저는 더 많은 사람을 구하고, 그들이 살아서 돌아가게 하려고요.”
“나도 그냥 내 동료들이 더 많은 보수와 함께 무사히 돌아가게 해주고 싶을 뿐이야. 재가 되어 항아리에 담겨 위로금과 함께 집으로 부쳐지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은 침묵에 빠졌다.
“사실 우리 모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안 그래?”
“의사 선생의 이상을 실현하는 건 확실히 어려워…… 특히나 이런 시대에서라면……”
“이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고. 의사 선생, 좋은 소식 하나 들려줄까?”
“무슨 소식이죠?”
“앞으론 용병단이 전선에 나갈 필요가 없게 됐어. 덕분에 나도 누워서 들어오는 일이 없을 것이고.”
“정말요?”
“그럼. 윗선에서 우리에게 야전 병원과 보급라인을 보호하라고 지시했어.”
“그럼 다행이네요. 용병단 여러분이 있으면 저희들도 더욱 안전해질 거예요.”
“그런데 안 좋은 소문도 들려. 이 근처의 몇몇 부대가 혈안이 되어 비군사 시설을 노린다고 하더군.”
“어떻게 그런……”
“어쩌면 이 때문에 용병을 후방에 집중 배치한 걸지도 몰라……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 의사 선생. 우리가 있으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간호사 한 명이 부랴부랴 뛰어들어왔다.
“아미야 선생님, 실례합니다만 잠깐 와주실 수 있을까요? 감염자 의료 구역에 문제가 발생했어요.”
“바로 갈게요.”
아미야는 용병에게 서둘러 작별 인사를 하고는 감염자 의료 구역으로 급히 뛰어갔다.
……
일반적으로 감염자의 상처와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감염자뿐이다. 그 때문에, 아미야와 몇 안 되는 감염자 의료진이 일반 의료 구역보다 훨씬 더 큰 감염자 의료 구역을 전담하게 된 것이다. 전황이 격화됨에 따라, 오리지늄에 의한 부상 때문에 감염자가 된 병사의 수량은 갈수록 많아졌고, 일손이 부족한 의료진도 최소한의 치료 정도만 해줄 뿐이었다. 그리고 오리지늄에 관련된 질병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또 급성 광석병 발작인가요?”
“예, 아미야 선생님. 상황이 그닥 좋지 않아요. 환자는 이미 텐트 안에 격리시켜놨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맡을게요.”
두 사람은 감염자 의료 구역을 지나갔다. 매번 감염자 구역에서 의사를 볼 때마다 감염자들은 고개를 들어 그들을 주시했다. 그들의 눈빛에는 언제나 감사와 공포가 뒤섞여 있었다. 의사의 치료에 고마우면서도,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자기 앞에 와서 죽음을 선고하는 게 두려웠던 것이다.
열심히 달려 카키색 텐트 앞에 도착해 텐트를 열어 환자를 본 아미야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같이 들어갈 준비를 하는 간호사를 막았다.
“이미 늦었어요…… 병사들에게 주위 환자를 대피시키라고 전해주세요.”
“하지만 분명 아까까지는…… 알겠습니다……”
“……선생님…… 의사 선생님……”
돌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텐트 안에서 들려오자 아미야는 간호사에게 자기 일을 수행하라는 눈짓을 하고는 바로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아미야…… 선생님……”
“예, 저 여기 있어요.”
환자 곁에 앉은 아미야는 이내 종이와 펜을 꺼냈다.
“저는…… 살 수 있습니까……”
“죄송해요……”
환자는 아직 결정화되지 않은 손을 힘겹게 들더니 몇 차례 내저었다.
“그래도…… 저를 찾아온 사람이 있으니…… 만족합니다……”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나 물건이 있나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없…… 어요…… 모두 죽었…… 어요…… 자업자득……”
“전쟁에…… 그런 게 어딨겠어요……!”
아미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환자의 손을 잡은 채, 결정화되어가는 목소리가 들려준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의 가정이 어떻게 전쟁에 휘말렸는지, 가족들이 어떻게 징집관의 꼬임에 홀려 농지를 버리고 입대했는지, 또 어떻게 하나하나 전쟁에 삼켜져 갔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마지막 남은 '디저트'가 됐는지까지.
마치 구명줄이라도 잡은 듯, 환자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렇게 성대마저 완전히 결정화되어 결정이 부딪히는 소리가 선명해지자, 그는 남은 힘으로 아미야를 밀쳐내 서둘러 나가라고 했다.
아미야는 노트의 한 장을, 이미 눈물에 젖어버린 한 장을 넘겨 마른 한 장을 찢어 빠르게 종이 파울비스트를 접어 환자에게 보여주고는 그 작은 선물을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 의사로서 그녀는 무력했으나, 적어도 한 인간으로서 아미야는 마지막 축복을 전하고 싶었다.
아미야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종이 파울비스트는 결정에 찢겨져 나갔다.
……
넋이 나간 듯 격리 구역 밖으로 향하던 아미야는 등 뒤의 텐트 안에서 전해진 둔탁한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를 들은 병사는 즉시 텐트에 불을 붙였고, 불꽃은 검은 연기와 함께 하늘로 치솟았다. 그녀는 손에 박힌 오리지늄 결정을 쳐다보았고, 또 고개를 돌려 불타는 텐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검은 연기를 따라 계속 위로 올라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았다……
그러자 태양 속에서 색을 띤 불덩이가 나타났고, 아미야의 등 뒤에서 갑자기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선생님, 도망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