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결말 기록기나긴 시간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트윈 크라운
기나긴 시간
해금 조건: 관련 사건 발동 필요
엔딩 트윈 크라운
카즈델은 마치 오랫동안 재앙을 겪지 않은 것만 같았다. 도시의 가장자리는 각양각색의 건축물로 가득 차 있었고, 도로는 그런 건축물 사이사이로 교차하며 도시 밖으로 이어져 있었으며, 본래 연결용이던 플랫폼에는 지금 온갖 컨테이너가 쌓여 있었다. 검문소 앞에선 한 무리의 상인들이 카즈델에서 구입할 상품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음반을 살 준비를 했고, 누군가는 의류 회사에 가서 최신 유행 스타일을 살펴보려 했으며, 누군가는 한 무더기의 《살카즈 주문 해석》을, 다른 누군가는 남쪽으로 운송할 양질의 카즈델산 농산물을 사려 했다. 그들은 모두 손에 특수한 주술 카드를 들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카드 덕분에 도시 안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는 듯했다.
도심의 웅장한 건축물에 개관 100주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도처에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카즈델의 박물관처럼 보였다. 몇몇 비계발판은 아직 철거되지 않았는데, 토석의 아이와 노동자들이 마지막 보수 작업을 어떻게 마무리할지에 대해 의논 중이었다. 일부 노동자들은 교대를 마치자마자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박물관을 관람하려는 무리에 섞여 관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살카즈와 다른 종족 모두 표를 내고 입장했는데, 여기에 차별하는 모습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밴시 가이드가 길게 늘어선 관광객을 이끌며 전시품을 관람하고, 골리앗 경비원은 전시품 양쪽에 똑바로 서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몇몇 초라하고 신비로운 의식 기구들은 주술 유리로 덮여 전시대 위에 안전하게 놓인 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선보여졌다. 여러 층으로 된 전시구역을 지나면 마지막에 보이는 것은 기념품 가게로, 이곳에선 오래된 용광로 모형과 리치의 수기 탁본이나 밴시의 주인이 쓰는 것과 동일한 향수 등을 살 수 있었다.
도시의 구석에는 교육을 위해 통째로 할당된 구역이 있었는데, 각 교실마다 어린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밴시가 성악을 가르치고, 리치는 논리를 연구하며, 웬디고는 학생들을 단련시키고, 디얄은 정신과 의사가 되어 아이들의 예민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기분 전환과 모임에 적합한 학원 안의 푸른 잔디밭을 지나 마음껏 놀고 싶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맑은 인공 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덧 과거 영혼 용광로가 있던 곳에 다다를 수 있었다.
과거 살카즈들은 레버넌트를 불태워 도시를 움직였지만, 살카즈들이 이동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완전한 기술을 보유하게 되자 레버넌트들은 자연스레 용광로에서 방출되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과거 화염으로 가득 차 있던 이 오래된 건축물은 철거되지 않았고, 개조를 통해 지금은 카즈델에 있는 모든 인공 수도의 원천이 되어 이 도시에 계속해서 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
님프는 침대에서 일어나 예전에 봤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정신을 잃기 전 얼핏 보았던 모습이었다.
그것은 카즈델이었고, 그녀와 동료들이 이야기하던 카즈델이었다.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동경했던 광경인가.
하지만 현실은?
님프가 바라본 창 밖에 보이는 것은, 오리지늄 분진이 뒤섞인 이른 아침의 황토색 안개 사이로 흐릿하게 비치는, 낡고 허름한 건물들뿐이었다. 저 멀리서 살카즈 노동자들의 고함소리가 간혹 울려 퍼졌다.
“일어나셨네요, 님프 씨. 잘 주무셨어요?” 아미야가 아침 식사를 들고 님프를 찾아왔다.
“푹 잤어, 아미야.” 님프는 자신의 뺨을 문질렀다. “밖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특별한 건 아니고, 로도스 아일랜드가 운반해온 건축자재가 도착해서, 지금 공사 현장으로 바로 운송하려고 인수인계 중이에요. 시끄러웠나요?”
“전혀 아니야.” 님프는 병상 옆에 놓인 빗을 들어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맞다, 방금 꿈을 꿨는데, 예전에 내가 이야기를 떠나기 전에 본 카즈델 거리의 모습이었어. 이야기해 줄까?”
“물론이죠.”
아미야는 병상 옆에 앉아 귀를 세우고는 님프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
“와, 카즈델이 정말 그렇게 된다면 좋을 텐데요.”
“그런 재미있는 삶도, 살카즈에게 먼 이야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나도 더욱 노력해서,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어. 나중에 돌아갔을 때쯤엔, 카즈델을 그 이야기 속 모습처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지.”
“분명 할 수 있을 거예요, 님프 씨.”
“헤헤, 고마워~”
“아직 이른 시간이니, 저도 제 이야기를 하나 해드릴게요.”
“맞네, 아미야. 그때 레버넌트의 공간으로 들어가 나를 끌어내준 건 너였지.”
“다음번에는 좀 더 조심하세요, 너무 깊게 빠져들면 안 돼요.”
“나도 내가 잘못했다는 건 알고 있어…… 그때 나는 몸에서 빠져나와 날아가는 느낌이 들었어. 전하와 장군이 고개를 돌리는 것만 겨우 볼 수 있었지…… 대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급해 마세요. 제가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좀 생각해볼게요. 음……”
“그럼 이야기 속의 '아미야'부터 시작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