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결말 기록마왕과 마왕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트윈 크라운

마왕과 마왕

해금 조건: 엔딩 '완벽한 하루'를 클리어한 상태에서 엔딩 클리어

엔딩 트윈 크라운

구름 위에 세워진 카즈델에서, 사일로에 에너지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테라의 모든 사람들이 이 순간을 기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사일로에서 발사된 에너지가 하늘을 부숨으로써 그 뒤에 감춰진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장을 지휘하던 테레시스는 자신이 오랜 세월 심혈을 기울인 결정체를 보며 감회가 새로웠다.

자칭 박사라는 인물이 그와 테레시아에게 답을 가져다주지는 못했지만, 그가 공유해준 정보로 그들은 테라의 수많은 비밀을 이해했고, 덕분에 에너지 문제의 해결은 물론, 테라 대륙의 과학 기술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대지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 간극이 사라지고 눈앞의 온갖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비로소 궁극적인 문제는 그 모습을 드러냈고, 그와 테레시아는 자연스럽게 그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그곳에 유일한 적이 있고, 유일한 해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하늘을 정복한 카즈델, 전 테라 과학의 결정체는 그들이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낸 해답으로 통하는 열쇠가 되었다.

“5, 4, 3……”

테레시스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믿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

태양의 가장자리에 검은 윤곽이 나타나더니 마치 고치처럼 태양을 감싸버렸다. 태양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었지만, 그 빛에는 더 이상 열이 없어 사람들이 가슴속으로부터 한기를 느끼게 했다. 테레시스가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갖가지 표정을 지은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어느새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그러다 태양에 다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검은 윤곽은 마치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결국,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한 듯 검은 물방울이 한 방울 뚝 떨어졌다.

검은 물방울이 정확하게 사일로에 떨어지면서, 한 나라를 멸망시키기에도 충분한 에너지가 마치 스펀지에 빨려 들어가듯 흡수되었다. 그리고 검은 물방울은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 검은 구체로 변했다.

누군가 손으로 그 구체를 움켜쥐었다.

마왕. 테레시스는 물론 그 손의 주인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테레시스는 그가 자신들과 교류했던 마왕이 아님을 즉시 알아챘다. 왜냐하면 당시 마왕의 눈에는 슬픔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잃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이 마왕은 눈에 슬픔만이 가득 찼을 뿐이었다.

“하늘 밖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나요?” 마왕이 테레시스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래.”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러나 작은 마왕은 고개를 저었다. “당신들이 하늘을 여는 순간, 이 대지는 멸망하게 될 거예요.”

테레시스는 눈앞의 마왕에게서 적의를 느끼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는 오직 슬픔만이 가득했고, 그녀는 진심으로 이 세상을 불쌍하게 여기는 듯했다.

그럼에도 테레시스는 검을 뽑았다.

“박사에게 대책을 세우라고 전해. 내가 시간을 벌 테니.” 그가 허공을 향해 말하자, 머리 위에 검은 왕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곧이어 마왕은 마왕을 향해 돌진했다. 어둠과 어둠이 충돌했다.

그리고 어둠이 어둠 속에 녹아내렸다.

……

카즈델 동력층의 깊은 곳, 함선 유해가 보존된 곳에 작은 마왕이 발을 들였다.

“테레시스는 너를 이길 수 없었고, 밖에서 문을 지키던 Ama-10도 너를 막을 수 없구나. 대단해.” 방 안에서, 박사는 마치 마왕이 올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자신이 깨어난 곳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문명의 존속'에는 너에 관한 정보가 없어. PRTS도 너의 방문을 계산해내지 못했고. 너는 이 세계의 존재가 아니야, 그렇지?”

마왕은 대답하지 않고 손을 들었다. 검은 구체가 그녀의 손바닥에서 떠올랐다.

“이 카즈델은 그들이 심혈을 기울인 결정이지만, 저의 것이기도 해요. 하늘이 열리는 순간, 이곳은 셀레스티얼 풀크럼과 연결될 거예요. 설령 그들이 실패한다 해도, 살아날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겠죠.”

“그들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 너의 선택은 이 대지에 현존하는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 뿐이야.”

“저는 여러 선택이 같은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이미 지켜봤어요. 발버둥 쳐봤자 고통만 길어질 뿐입니다.”

검은 구체는 서서히 박사를 향해 날아갔다.

“너는 그들의 멸망을 확신하고 있구나. 이해해, 나도 처음엔 그렇게 느꼈으니까. 맹목적이고, 나약하고, 낙후되었지.”

“당신도 이날이 올 걸 알면서, 왜 쓸데없는 노력을 계속하나요?”

“그들이 존재하고 있는 이상, 그들에게는 살 권리가 있어. 설령 그들이 Ama-10을 가뒀을지라도, 설령 이 문명의 탄생이 계산 밖이었을 지라도, 설령 나와 이 문명 사이에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있다 해도……”

“나는 그들이 희망이 희박한 미래를 위해 쏟은 그 노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어. 이 점에 있어 그들은 내가 잘 아는 사람들과도 차이가 없고.”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그들도 믿지 않고, 나도 믿지 않기 때문이야. 그들은 모든 준비를 마쳤고, 모든 것을 올바르게 선택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게 쓸데없는 노력이라 한다면, 그리고 그들의 끝은 변함없는 비극이라고 한다면, 나는 '애초에 이 모든 건 필연이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 그들이든, 나든,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까.”

조용히 듣고 있던 작은 마왕은 박사의 말이 끝나자 슬픈 듯이 이렇게 말했다.

“저는 당신이 보았던 파멸을 보았어요. 그리고 저는 당신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주기 위해 온 거예요.”

박사에게 닿은 검은 구체가 박사를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

“저는 봤어요…… 당신의 세상을, 당신의 슬픔을……”

“그랬구나. 즉, 너는 파멸을 위해서도, 구원을 위해서도 온 게 아니네. 너는 쉼표이자, 자장가였구나…… 하지만 이건 네가 짊어져야 할 게 아니야……”

“……아미야.”

박사는 흔적도 없이 삼켜졌다. 모든 것이 여기서 멈춰버렸다.

……

말라버린 정원에서, 마왕은 이 이야기의 조각을 가지에서 떼어냈다. 그 조각은 마치 한 장의 아름다운 사진 같았고, 아직 날아오르기 전의 카즈델이 그 안에 담겨 있었다.

그녀는 잠시 침묵하다가 조각을 거두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힘차게 고개를 돌렸다. 이 정원에 나타나서는 안 될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테레시아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박사가 일부러 네 앞을 가로막은 거야.” 테레시아가 손을 들자 검은 오리지늄이 그녀의 손 위에 나타났다.

“……당신도 오리지늄의 권한을 가졌군요.”

“박사가 그러더라. 자신의 권한은 원래 불완전했지만, 네 덕분에 너의 본질에 접근할 기회가 생겼다고.”

“박사는 너를 이해해. 그리고 너에게서 권한을 보완할 정보도 얻었고. 혹은, 권한을 재설정할 정보랄까……”

“이제 '문명의 존속'과 박사가 내게 열어준 포트를 통해, 드디어 너와 대등하게 대화할 기회가 생겼구나.”

테레시아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정원의 모든 식물은 시들어가고 있었고, 작은 마왕은 마치 이곳의 정원사 같았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이 정원이 다시 생기를 되찾길 바라고 있었지만,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시들어가는 가지를 잘라 조심스럽게 봉인함으로써, 끝에 도달하는 것을, 완전히 시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뿐이었다.

희망도 없는 헛수고일 뿐.

테레시아의 생각을 들은 마왕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해서 이 식물이 영원히 무성하게 자라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이건 희망도 없는 헛수고가 아니에요. 이건 유일한 길인 거죠.”

“왜 꼭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죽음을 위한 탄생은 없고, 그 어떤 이야기도 처음부터 필연적인 비극이 정해진 건 아니니까요.”

그 어떤 이야기에서도, 테레시아는 아미야에게 가장 친밀한 존재였다. 그래서 테레시아는 아미야를, 그녀의 아미야를 이해할 수 있었고, 또 그 때문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처음 그 아이를 만났을 때, 나는 네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지. 지금에서야 깨달았어, 너는 마지막에 분명 여행을 떠날 거야. '다정함'을 찾는 여행을.”

“네가 걸어온 길은 분명 순탄치 않았을 거고, 네가 본 풍경은 분명 슬펐을 테지. 너는 다양한 아미야가 되겠지만, 분명 결국엔 너만의 다정함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계속 후회하고 있어. 만약 내가 너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면, 너의 결말은 다르지 않았을까? 만약 너의 여행이 외롭지 않았다면, 이토록 슬픈 다정함은 결국 찾지 못했을까?”

“이제, 내가 나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해줘.”

테레시아는 손을 내밀어 작은 마왕을 품에 안았다.

테레시아는 박사가 자신에게 맡긴 힘을 이해했다. 이건 오리지늄의 모든 비밀을 엿볼 수 있는 권한이었지만, 그녀는 그 안의 모든 정보를 열람할 시간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거기서 위대한 사랑을 보게 되었다. 이 사랑과 마왕의 다정함은 서로 통하는 면이 있긴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있었다.

테레시아는 순간 망설였다. 모든 것을 다 바쳐 마왕을 물리친 그 이야기의 결말 속에서, 그녀가 사랑하는 테라는 과연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그러나 슬픔에 잠겨 있을 시간도 없이 오리지늄이 두 사람을 감쌌다.

마왕이 마왕을 끌어안았고, 어둠이 어둠을 끌어안았으며, 다정함이 다정함을 끌어안았다.

검은 오리지늄이 조각을 부수자 주위 환경은 다시 구름 위의 카즈델로 돌아왔다.

마왕과 마왕은 서로를 껴안은 채 계속해서 하늘로 올라갔고, 마침내 그녀들은 태양 속으로 들어가 태양 그 자체가 되었다.

태양은 더 이상 빛을 발하지 않았고, 어둠이 대지를 뒤덮어 모든 생물이 정체에 빠졌다. 테라의 대지에는 더 이상 낮과 밤이 없었고, 오직 태양만이 고치와 오리지늄 모양 사이에서 끊임없이 변하고 있었다.

끝없는 어둠 속에서 두 목소리만 계속 속삭이고 있었다.

“테레시아 씨, 소용없어요. 테레시아 씨는 저를 가둘 수 없어요. 박사님이 테레시아 씨에게 맡긴 오리지늄은 테레시아 씨의 통제를 뛰어넘을 정도로 난폭한걸요. 테레시아 씨는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어요.”

“언젠가 고치는 당신의 오리지늄을 삼킬 것이고, 저는 고치를 깨고 나갈 거예요.”

“……내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단다, 마왕. 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그 결말이 오기 전에 분명 테라에는 새로운 희망이 탄생할 거라는 거야.”

“나는 이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아.”

“마왕, 테레시아에 관한 모든 이야기 속에서 내 이야기는 분명 충분히 행복했을 거야. 나는 테레시스와 손을 잡았고, 전쟁은 테라의 주제가 되지 않았으며, 우리는 진정한 평화를 실현했어. 심지어 박사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희망의 빛마저 보았어.”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네가 없어. 자, 이제 너의 이야기를 해볼까?”

속삭임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