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결말 기록신성한 도시 밖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시티 오브 엔젤
신성한 도시 밖
해금 조건: 관련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시티 오브 엔젤
신성한 도시 카즈델, 순례문 밖 약 20킬로미터 지점, 거대한 규모의 오리지늄 결정 군집 사이.
순례문은 스스로 이동할 수 없기에, 안타깝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한 오리지늄 결정이 점차 다가오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카즈델의 일부 구역 바깥은 이미 오리지늄이 도시 안쪽 건축물과 높이를 겨룰 정도로 자랐으며, 심지어 다른 곳은 검은 결정의 가시가 더 높아 거대한 백색 성벽을 기어오르기까지 했다.
신성한 도시의 수성포도 이렇게 순례문에 너무 가까운 오리지늄은 타격 목표로 잡지 않는다. 신성 경비는 신성한 도시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근의 위험한 오리지늄 근처에서는 최대한 전투를 피하고 순찰을 하지 않는다. 이곳에 주둔하는 저항군 유격대와 신성한 도시가 맺은 암묵적인 약속인 셈이다.
켈시와 유격대원들은 이미 순례문 근처에서 카즈델의 신성 경비와 그간 여러 해 동안 충돌했다. 이는 처음에는 신성한 도시가 율법을 인용하며 그녀가 도시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나, 이후 신성한 도시의 강제적인 '계시' 방법이나 다른 제도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합류하며 계속해서 항의 운동을 펼쳐나갔기 때문이다.
최근엔 거기에 더해 오리지늄 결정까지 생겨나고 있고, 신성한 도시는 이런 것들에 대해 완전한 무시로 일관하고 있었다.
카즈델과의 전쟁을 바라진 않았던 켈시는 일종의 관성에 이끌려 동료들과 함께 순례객을 설득하는 한편, 도시로 들어가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최근까지도……
유격대원들이 높이 솟은 언덕을 찾아 언덕 위에 말뚝을 박은 다음, 지하 깊은 곳으로 들어가 모암에 못을 박아 둘 사이에 복합 직물 재질로 된 거대한 방진포를 달았다. 그렇게 지역 전체를 가린 후에는 차량 설비 등을 몽땅 언덕 사이의 공터에 갖다 놓아, 그걸 캠프로 삼았다. 이는 동시에 자라나는 오리지늄이 그들을 지나치게 방해하지 않게 하는 자구책이기도 했다.
님프는 지난 며칠 동안 이 커다란 차양막 아래에 있는 차 안에 갇혀 있었다.
“……르무엔과 그로베지일이 내게 네 처우에 대한 문제를 계속 항의하더군. 내가 지나치게 신중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담담한 어투로 말을 한 것은 흰 단발머리의 필라인이었다. 님프는 굳이 정체를 묻진 않았지만, 그녀가 켈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켈시'의 모습은 예전에 레버넌트 선조들이 묘사한 모습과 거의 똑같았기 때문이다.
“네가 지난 며칠 동안 내게 어떤 중대한 거짓말을 했다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러니 네가 여기 머무는 동안에는 이 거점에서 자유롭게 행동해도 괜찮다고 결정했지. 다만, 무단으로 여길 떠나지만은 않았으면 하는군.”
님프는 기회가 온 김에 잽싸게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을 던졌다.
“저기, 나랑 같이 온 동료들은?”
“……너와 함께 보호를 받던 사람들 중에서 우리가 행적을 파악하고 있는 건 오직 너뿐이다.” 켈시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우리가 부주의한 사이에 그들 모두 사라진 것 같단 얘기지.”
“이것 또한 우리가 처음에 네게 그런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지.” 라고 그녀는 설명을 보충했다.
“그러면 나는 왜 여기에 남아있는 거지……” 레버넌트가 자신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걸까? 하지만 그녀도 선조들의 목소리를 들은 지 이미 며칠이 지난 상황이었다.
“며칠 동안 너를 통해 알게 된 상황을 종합한 결과, 우리도 이에 대해 한 가지 추측을 세웠다.”
님프는 처음으로 상대의 투명한 녹색 눈 속에 한줄기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생각했다.
“기준점이 되는 자는 자신을 참고할 필요 없고, 결단의 평원에서 길을 잃지도 않지.”
시간은 디얄이 방금 들은 말의 뜻을 이해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보초병의 고함 소리가 대화를 끊었다.
“자동 장치다……!”
켈시는 즉시 뛰어오르더니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어리둥절한 님프도 그녀를 따라갔다. 캠프 밖 유격대원들은 계속해서 각자의 위치로 달려갔고, 군중 속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다 차양막 밖으로 뛰쳐나간 그녀는, 때마침 황동색 드론이 연기를 내뿜으며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꽂히는 것을 보았다.
이어서 오리지늄 결정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 님프를 낚아챘는데, 그녀가 아파서 내는 소리는 입안에서 가로막혔다.
켈시였다. 그녀는 반대편 손에 대검을 쥐고 있었는데, 바깥으로 통하는 오솔길 다른 쪽, 그녀들이 마주 보는 결정의 갈림길 위에는 그녀의 지휘를 받는 검은 괴물이 몸을 숙이고 있었다.
공중에는 새로운 드론 몇 대가 날고 있었는데, 차양막 아래는 이미 텅 빈 모습이었다.
“지향성 탐색 프로토콜 대형이군, 하지만 자동 장치의 수가 너무 적은데.” 켈시는 고개를 젖혀 어깨의 무전기를 향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 분명 그녀와 관련이 있을 거다. 하지만 개인적인 행동이거나 교섭 의도가 있겠지.”
님프는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팔이 아직 이 필라인에게 잡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격추시키고 신호를 보내, 하지만 상대가 먼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진 기다리도록.”
말이 끝나자마자 드론 몇 대가 돌연 공중에서 머뭇거리더니 땅으로 추락했다.
잠시 후, 님프가 경보가 이미 해제되었음을 느꼈을 때, 켈시는 쏜살같이 달려갔고, 이어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그건 거대한 물체가 다른 거대한 물체를 내려칠 때 나는 소리였다.
켈시는 훌쩍 뛰어올라, 방패를 들고 방어하는 상대를 무기로 내려쳤다. 한 호흡만에 그녀가 부리는 괴물의 낫처럼 생긴 한 쌍의 발톱이 방패를 든 적이 드러낸 틈과 맞물렸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분홍색 그림자가 도약하여 적 후방의 오리지늄 결정 꼭대기에 모습을 드러냈고, 그 손에 든 길고 가는 물체 끝에서 조용히 뇌광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다음 순간에 그 적이, 그제야 님프의 시야에 제대로 포착된 은빛의 총기사는 이미 검을 든 필라인을 털어내 버렸고, 괴물을 짓밟은 채 비어있는 오른손으로 등 뒤에서 날아온 식각 탄환을 받아 냈다.
“나는 무장하지 않았다. 대화를 하기 위해 온 것이지, 싸우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한 번 확인해 봐야겠는데.”
유격대원들이 결정 사이와 언덕 위에서 나타나 온갖 길고 짧은 무기로 총기사를 겨눴다.
“어때, 르무엔?”
켈시의 물음에 분홍 머리의 티카즈가 오리지늄 결정의 꼭대기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머리 위의 광륜은 그녀를 따라잡지 못하는 듯이 앞뒤로 흔들렸다.
“총기사님이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야.”
그녀가 캠프를 향해 손을 흔들자, 사람들이 흩어졌다.
“총기사님 차 마실래? 쿠키는 어때? 여기에 그런 건 없긴 하지만.”
“필요 없다…… 켈시 훈작.”
“말해.”
“교황님께서 네가 데려간 그 동포를 만나고자 하신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교황님께선 이번 일을 질질 끌 경우 쌍방에 모두 해가 될 것이라 하셨지.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
“교황님께선 이 만남의 목적이 그녀에게 계시하기 위함은 절대 아니라고 보장하셨다.”
불드록카스티는 잠시 말을 멈췄다.
“나 또한 그녀의 안전을 보장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