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결말 기록드리스티, 혹은 견문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카쉬냐나의 지혜
드리스티, 혹은 견문
해금 조건: 관련 스토리 발동 필요
엔딩 카쉬냐나의 지혜
아나사의 언어는 살카즈어와 매우 유사하지만, 또 많은 차이점도 있다. 예를 들어, 그들은 대지를 '로카다투'라 부르고, 도시를 '나가라'라고 부른다. 즉, '나가라 카치디야'는 아나사의 언어에서 '도시 카즈델'을 의미한다. 아나사에는 수많은 도시가 있지만, 카치디야는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가장 중요한 도시이다. 이 도시는 빅토리아, 우르수스, 염국 사이의 연중 재앙이 끊이질 않는 황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심지어 고정되어 이동할 수도 없어, 인공으로 관리하는 오아시스 통로를 통해 외부와 연결한다. 그리고 이 연속된 오아시스는 황야를 가로질렀으며, 삼국을 연결하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가장 안정적인 이 길은 '아나사의 길'이라고도 불린다. 대부분 통로는 각국의 협력 하에, 이동식 플랫폼이 항행할 수 있을 정도로 정비 및 확장되어 있기에, 이 길을 이용한 물류와 사람들의 왕래는 날로 활발해지고 있다. 그리고 '아나시의 길'의 발원지이자 핵심 교차지역인 카치디야는 덕분에 많은 정착민과 유동 인구를 확보했으며, 이제는 사실상 테라 동부에서 손에 꼽히는 거대 도시가 되었다.
'여법 청정의 국토'는 실제로 소란스럽고 번화한 도시다.
구름이 덮인 비탈길은 고대 승강기를 대신하고 있다. 사실 이 비탈길은 모두 실을 다루는 '지명자'들의 점지를 받아, 그곳에 발을 디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반대편에 도달해 있었고, 피로조차 느끼지 못했다. 한편, 옛날 '토석의 아이'들이 세운 거대한 성벽은 여전히 건재했지만, 그 위에 식물이 가득 뒤덮여 원래의 색채는 거의 알아볼 수 없었고, 이 성벽을 세운 자들은 현재 대부분 공중 섹터의 건설에 동원되었다. 커다란 뿔이 달린 '염화호법'들은 도시의 각 도로를 순찰하고 있지만, 그들의 주요 업무는 공공질서의 유지가 아니라, 오히려 도시의 소방 안전 보장과 관광객의 질문에 응대하는 것, 그리고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과 사진을 찍는 것이 되었다.
한편, 도시 밖에 정차된 차량이나 계류된 플랫폼에서는 수많은 필라인과 레베리 관광객들이 줄지어 내렸고, 도시 내의 빌딩이나 공원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귀와 뿔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있었다. 게다가 더 높은 곳의 정사에서는 머리 위에 광륜을 단 수도사와 머리 뒤에 흑륜을 단 승려가 라테라노 율법과 아나사의 각법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평범한 아나사들이 다른 종족과 함께 이 도시의 다양한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는 건 카치디야의 대종루로서, 이 대종루는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서 있는 도시의 유일한 금지 구역이었다. 대부분 사람은 그것의 존재를 알고 그 종소리를 들어보긴 했으나, 실제로 그것을 본 적은 없었다.
“디얄 님프여, 눈앞에 있는 이 종루의 모습은 익숙한가?”
“아니…… 하지만…… 저건 마치……”
“마치?”
“마치 카즈델의 영혼 용광로 같아.”
“내가 알기로는 과거 '카즈델'에 '영혼 용광로'라는 이름의 건축물이 없었다. 그대 눈앞에 있는 건 아나사가 지은 종루이고, 저건 줄곧 종루였다.”
언제나처럼 각성자가 앞에서 걸어가면 님프가 작은 걸음으로 그 뒤를 따랐다.
“그럼 이 조각상을 본 기억은?”
영혼 용광로와 똑같은 모습의 대종루 앞에는 벽돌로만 포장된 아무도 없는 광장이 하나 있었는데, 도시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녹색은 하나도 보이질 않았고, 네 개의 커다란 흰색 조각상만 우뚝 서서 온화한 표정으로 아무도 없는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굉장히 익숙한 거 같지만, 기억이 나진 않아……”
“음, 우리에게 있어 저건 아나사가 깨달음을 얻기 전에 존재했던 네 명의 군주들이다.”
“네 명……?”
“……다시 말하자면, 저 조각상들은 네 명의 살카즈 마왕이지. 고대의 '추방자'와 그의 세 후계자.”
“아아! 맞아, 많은 이야기에 등장했어. 아마 '축성공' 굴둘, '찬란한 태양' 발로르사차, 그리고……”
님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이 환상에 발을 들여놓기 전부터 이미 각성자들의 이름을 들었지만, 이제 와서야 그 이름의 의미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분노의 푸른 불꽃' 콜람, 나다.”
각성자는 걸음을 멈추고 조각상들을 바라보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그 말투는 그가 처음 수양버들 호숫가에서 자신을 소개했을 때와 다름없었다.
검은 왕관이 점차 그의 머리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님프는 그 왕관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이 왕관에 얽힌 이야기는 딱히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지만, 나는 그대가 그 이야기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 물어보도록.”
“어, 내가 왔던 곳에선 '불꽃의 반역'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어. 과거 친우였던 마왕의 세 후계자가 나중에 배반과 복수 때문에 서로를 죽이는 이야기인데……”
님프는 각성자에게 그녀가 알고 있는 콜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만약 그대가 말한 이야기의 원형이 우리 셋이 확실하다면, 그대와 내가 있는 이 세상에서도 분명 그런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각정자는 이후 뭐가 떠오른 듯 머리 위의 왕관을 가리켰다.
“마침 다른 두 당사자도 여기에 있으니, 내가 그들을 대신해 인정하지. 그대가 말한 내용의 대다수는 진실이다.”
그는 잠시 멈췄다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발로르사차는 뭔가를 변명하고 싶었나 보군. 그는 그 이후로 줄곧 자신의 충동에 대해 후회했다. 그는 타향에서 온 동포들에게 자신은 질투심이 많고 성질이 급한 다이아볼릭이라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뭐, 솔직히 그는 항상 그런 사람이었다. 그대도 굳이 그의 명예를 만회할 필요는……”
각성자는 무언가에 갑자기 말문이 막힌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그의 말도 맞지. 사태가 그렇게 된 것이니 말이다. 아마 그대가 다른 사람에게 '다이아볼릭은 잘못을 인정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라고 전하라는 것 같구나. 하하하”
각성자는 잠시 웃음을 멈추고는 가벼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모두 지난 일이다. 우리가 이 왕관을 쓴 순간, 모든 것은 끝났다.”
“나중에 우리 모두 이 왕관에서 벗어났지만, 내가 셋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으니, 그 업보로 이 왕관이 아직도 내 머리 위에 남아있는 거겠지.”
“하지만 덕분에 나는 내 이상을 실현하고, 내 사명을 완수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이 왕관은 내게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는 수명도 주었다. 당시 이 왕관이 나를 그 배로 인도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아나사에게 있어, 이 검은 왕관은 그저 그들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알려주는 것일 뿐, 과거 왕관이 지녔던 상징적인 의미 따윈 진작에 사라졌다.”
“내게는 이보다 더 좋은 행운이 없겠지만, '뿌리 없는 자'의 유래나 그 경위는 아마 그대가 이곳에 머무는 이유가 아닐 것이다.”
각성자는 그저 님프를 바라만 볼 뿐, 그녀의 의문이 가득한 눈빛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종루, 혹은 용광로를 향해 몸을 돌렸다.
“따라오너라. 내 이야기는 저 안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니.”
그리고 그는 걸음을 옮겨 네 조각상을 지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