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결말 기록야트라, 혹은 여정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카쉬냐나의 지혜

야트라, 혹은 여정

해금 조건: 관련 소장품 획득 필요

엔딩 카쉬냐나의 지혜

무우수가 자라있는 광활한 숲을 빠져나와, 일행은 나룻배로는 다다를 수 없는 황무지에 발을 내디뎠다.

아나사들이 정성껏 가꾼 오아시스 덕분에 그들은 결정이 돋아나고 낙뢰가 쏟아지는 황무지에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천둥소리가 가장 크게 울리는 곳에 도착했으니, 이젠 천둥소리가 사라지는 곳까지 가면 되겠군.”

도중에 각성자는 때때로 멈춰 서서 천둥소리에 겁이 질린 님프를 달래주었지만,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이 환경에 적응했다. 놀랍게도 이 오아시스의 길을 걷는 사람은 의외로 적지 않았다. 긴 뿔의 아나사도 있었고, 다른 종족들의 모습도 보였다. 오아시스 밖에서 몰아치는 낙뢰에 그들은 전혀 놀라지 않은 듯했다.

“오아시스 밖의 저 천둥, 저 정도면 재앙 아니야? 재앙이 이쪽으로 오면 어떡하지? 다들 걱정되지도 않아?” 그녀가 물었다.

각성자는 대답 대신 길가에 있는 한 작은 언덕을 가리켰고, 님프는 자세히 살펴본 후에야 언덕 옆에 움푹 패인 곳을 몇 군데 발견했다. 그곳에는 창문이 몇 개 달려있었으나 문은 보이지 않았다.

“저건 뭐야?”

“예전에 사람들이 피난처로 삼던 곳, 미처 대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저기서 재앙을 피했지.”

“문이 보이지 않는데?”

“저 창문이 통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나?”

“재앙이 들이닥치면 저 창문도 금방 깨지지 않을까?”

“그대들은 생각을 말로 표현한 것만으로도 카치디야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는데, 지금은 어찌 '상식'으로만 저 창문을 의심하려 하는가?”

“음……”

“예전에 썼던 거라고 했지? 그럼 지금은?” 머드락이 조용히 질문을 이어갔다.

각성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오아시스 밖에서 들리던 세찬 천둥소리는 돌연 멈춰버렸고, 갑작스레 찾아온 정적이 오아시스를 뒤덮었다.

님프 일행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고 있던 그때, 멀리서부터 종소리가 들려왔다.

적어도 한순간 님프는 그 소리가 분명 종소리라고 여겼다. 금속이 부딪치면서 나는 묵직한 소리는 님프에게 낯설지 않았다.

그러던 그녀는 문득 카즈델에는 종이 없고, 당연히 종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다음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어느새 대용광로가 있는 곳에 돌아와 동료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레버넌트 선조들의 가냘프면서도 흐릿하지만, 또 격렬한 대화 소리가 마치 암호처럼 그녀의 귓가에 맴돌았다.

그녀는 틴맨이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았고, 머드락이 손을 들 때 작업복이 마찰하며 내는 소리를 들었다.

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눈을 깜빡이려 하고 있으며, 눈꺼풀이 떨어지려 하는 것까지도 느꼈다.

잠깐의 어둠이 지나자, 님프는 자신이 다시 각성자 앞으로 돌아온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동료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우스 산 정상에서부터 히파리온 호수의 중심까지, 뿌리 없는 자들의 사원이 널리 퍼져 있다. 사원은 종소리에 맞춰 깨어나고, 종소리에 맞춰 쉰다. 그 종소리는 마치 만물의 근원에서 나온 것 같았고, 또 영원 속에서 오래도록 울려 퍼져, 서쪽 확장을 저지하고 동쪽 약탈을 포기하게 했다. 그래서 빅토리아, 카즈델 두 나라는 지금까지 평화롭다.”

각성자는 끊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지만, 님프는 상대가 자신이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옛 카즈델은 오늘의 카치디야가 되었고, 종소리로서 그것이 자리 잡은 로카다투, 이른바 '대지'와 약속을 맺었으며, 우리 또한 염국과 그러했던 것처럼 각자가 여법의 행동 경계를 정했다.”

님프는 상대의 하얀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느꼈다.

“아나사의 거룩한 종은 아직 그대를 돌려보내지 않았다. 전에 그대는 자신을 디얄 님프라 자처했는데, 지금도 변함없는 디얄 님프인가?”

“어? 그, 마, 맞아.”

님프는 각성자의 표정에 미세한 변화가 생긴 걸 느꼈으나,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굳이 능력을 사용해 알고 싶지도 않았다.

“법은 이뤄지면 어떠한 인연에 의해서도 변하지 않으며, 결코 환영처럼 허상처럼 사라진 적도 없다. 디얄 님프여, 인연이 닿았든 멸했든 그대는 나가라 카치디야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한 것 같구나. 나를 따라오너라. 그대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내가 그대에게 들려줄 이야기도 남아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