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결말 기록최초의 소망

결말 기록 · 결말 기록 · 완벽한 하루

최초의 소망

해금 조건: 종결의 실상을 보유한 상태로 엔딩 클리어

엔딩 완벽한 하루

특이한 현상이 테라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빈사 상태의 중증 감염자가 목숨을 다하기 전에 하얀빛에 둘러싸였다가 곧이어 검은 오리지늄이 그것을 뒤덮어 부서지지 않는 타원형 돌이 되는 현상을 목격했다.

붕괴도, 분진 확산도 없이 광석병 환자의 죽음은 평온하고 평화로울 정도였다.

처음에 사람들은 이 현상을 그저 일종의 오리지늄 변이로 여겼다. 그렇게 더 심각한 피해가 나오지 않자 사람들은 자연스레 잔혹한 전쟁에 더욱 집중했다.

그러나, 곧 사살될 적과 포화에 뒤덮일 아군, 그리고 군함에 밟혀 죽을 감염자들마저 죽기 직전에 돌이 되자, 사람들은 그제야 이것이 자연적인 변화가 아님을 깨달았다.

분명 어떠한 의지가 이런 비정상적인 오리지늄 현상의 배후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 탐구 끝에, 사람들은 마침내 이 모든 것의 근원을 찾아냈다.

검은 왕관을 쓴 카우투스, 살카즈에 속하는 유령을.

……

아미야는 그저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을 구하고 싶었을 뿐이었으나, 어느새 사람들 사이에서 대지를 멸망시키는 위협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여태까지 쉬지도 않고 사투를 벌이던 인간들이 지금 이렇게나 일치단결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아미야가 이 세상의 재난이 될 거라 생각한 사람들은 싸움을 그만두고 힘을 모아 기술을 발전시키며, 다시금 검은 왕관의 소유자를 죽이고자 손을 잡았다.

아미야는 자신이 설령 사람들의 위협이 된다 하더라도 대지가 영원히 평화로울 수만 있다면 이 신분으로 영원히 남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거짓된 평화의 이면에 어떠한 악의가 도사리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마왕을 죽인다는 것은 그저 명분에 불과했을 뿐, 그 명분 아래에서 감염자는 멋대로 해부당하고 연구되었으며, 평민들은 더 힘든 노동을 감수해야 했으니, 그들의 삶과 죽음이 허무한 슬로건에 달린 셈이 되었다.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하려는 아미야의 노력은 남은 사람들을 더욱 열광시킬 뿐이었다.

그녀는 테라 인구가 증가하는 것을 보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생명이 줄어드는 것 역시도 목격했다. 결국, 죽음은 떠나지 않았고, 그저 껍데기만 바꿔 더 많은 생명을 유린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미야는 그저 생명을 구하고 싶었을 뿐, 개인의 병이나 사회의 병에 대한 치료 방법을 찾은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퍼져나가는 슬픔은 이제 그녀의 우유부단함을 용납하지 않았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어가는 사람을 보호하고, 악의가 새로운 병을 만들어내는 것을 방치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결국 아미야는 결심을 내렸다.

그녀는 개인의 선량함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하여 모든 고난을 종결짓는 해답을 찾기 전까지……

그녀는 이 모든 것을 봉인하려 했다.

온화한 빛이 대지를 뒤덮었고, 하늘 위의 허무가 응고되기 시작했다. 생각은 정체되었고, 시간은 정지했으며, 행성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멈춰버렸다.

이곳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

아미야는 허공을 떠돌았고, 그녀의 이야기는 검은 왕관의 곁을 맴도는 작은 행성으로 변했다.

먼 곳에 있는 별들, 그 반짝이는 이야기 속에 과연 그녀가 원하는 해답이 있을까?

상상만으로는 아무런 결과를 얻어낼 수 없었기에, 그녀는 뭇별을 향해 나아갔다.

그녀는 답을 찾고 싶었다.

……

……

……

다만, 오랜 탐구 끝에 그녀가 얻은 것은 더 많은 슬픔뿐이었다.

붕괴하여 허무 속으로 침몰하는 카즈델.

시간의 흐름 속에서 황폐해지는 쌍둥이 왕이 일궈낸 번영.

기계의 쇠락과 함께 빛을 잃어가는 티카즈의 광륜.

말법의 시대에 이르러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아나사의 게송.

아미야가 걸어온 모든 이야기는 이윽고 그녀를 둘러싼 행성이 되었다.

하나 또 하나의 고난이 계속해서 봉인되었지만, 그 속에는 아미야가 찾는 답이 없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을 맴도는 별들과 함께 끝이 보이지 않는 여정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

계속 탐구하던 중, 아미야는 어떤 기묘한 현상을 발견했다.

몇몇 이야기가 허무 속에서 갑자기 떠올랐다가, 또 불시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게다가, 모든 단편의 끝에서 꼭 한 살카즈 소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디얄, 리치, 레버넌트, 나흐체러르, 가고일, 그리고 두 혼혈 살카즈로 이루어진 소대의 흔적을.

그들은 항상 싸움 끝에 패배하거나, 선택을 내린 후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마치 무언가를 창조하고 무언가를 탐구하는 것처럼.

동시에, 그들은 계속해서 포기했고, 남은 건 허공 속에서 사라져가는 쇠퇴한 이야기뿐이었다.

아미야는 오랜 시간을 들여 그 이야기의 잔해를 봉인하며, 이야기 속에서 그 살카즈 소대의 행적을 추측했다.

그녀는 어렴풋이 깨달았다.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열쇠일지도 모르고, 그들이 이야기를 시작했기에 자신이라는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은 고난을 알고 있을까? 자신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해답을 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들 역시 고통받고 있기에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일까? 자신처럼?

수많은 이야기의 끝을 따라가며, 아미야는 님프 일행의 이야기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