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월간 분대 기록신생대의 아이디어 3

월간 분대 기록 · 2025.02 월간 분대 · 5층 허와 실의 경계

신생대의 아이디어 3

다시 소통.

인기척도 없는 깊은 밤, 기계의 굉음마저 멈춰 선 도시는 깊은 잠에 빠졌지만, 영혼 용광로와 각 중계 용광로는 여전히 빛과 열을 발산하고 있었다.

님프와 에르망가르드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변두리 구역의 중계 용광로를 찾았다. 두 사람은 소형 의식용 제단을 설치하고, 조각상 하나를 제단 중앙에 올린 뒤에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우며 때를 기다렸다.

잠시 후, 먼 곳의 영혼 용광로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영혼 용광로가 각 중계 용광로에 에너지를 보내는 신호로, 용광로 시스템이 카즈델 전체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론상 레버넌트들도 그 사이를 지나다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님프는 레버넌트를 부르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태웠고, 에르망가르드는 가공된 위령 의식 주문을 계속 외우고 있었다.

용광로는 밝아졌다 어두워지며, 이 지역의 심장으로서 에너지를 펌프질해 도시의 수많은 가구에 전달한다.

에르망가르드가 주문을 다 외웠고, 님프의 인사 또한 화염을 통해 중계 용광로에 전달되었다. 그녀들은 기다렸다.

“레버넌트들이 응답하지 않는다 해도 그것 또한 정상이에요. 모든 중계 용광로는 지어질 때 이런 가능성을 고려했거든요. 토석의 아이는 전문적인 아츠로 건축 자재를 보강해 영혼의 힘이 조금도 새어 나오지 않게 했어요.”

“에르미……”

“무슨 일이죠?”

“영혼 용광로가 동력로로 바뀌면 선조들은 어디로 보내지는 거야?”

“으음…… 선생님께서 제게 알려주신 적은 없지만, 선조들은 머리를 잘 굴리니, 한가해졌다고 해서 화로 안에 웅크리고 평생을 보내진 않겠죠.”

“만약에, 그러니까 만약에 말이야, 선조들이 중계 용광로 안에서 오고 가는 살카즈들에게 인생들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러면 보름도 안 돼서 온 도시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제가 원망스럽다며 비명을 지르겠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당신처럼 언제나 다른 사람을 도우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선조들의 성격상 하루 동안 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이것저것 질문받는 것도 바라지 않을 거고요.”

“맞아…… 미안해, 에르미…… 내가 또 귀찮게 했네.”

“아니에요, 이것도 새로운 주문을 실험할 기회거든요, 저도 즐거워요.”

“주문은 성공했어?”

“아닌 것 같아요.”

또다시 빛이 깜빡이고, 또다시 펌프질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레버넌트를 빙의시키기 위해 제단 중앙에 올려놓은 조각상만 쓰러졌을 뿐.

님프는 그것을 주워서 먼지를 털고 원래 위치로 돌려놓았다.

그 직후, 그녀는 문득 무언가 깨달았다.

“에르미!”

“무슨 일인가요, 저는 지금 레버넌트들이 우리 신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주문을 조정해야 하나 생각 중이라 바쁜데요.”

“조각상의 손, 자세가 바뀐 거 같지 않아?”

그 조각상은 에르망가르드가 출발 전에 선반에서 대충 가져온 것으로, 그 손은 원래라면 하늘을 가리켜야 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님프를 가리키고 있었다.

“어쩌면 레버넌트들이 왔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걸지도?”

에르망가르드는 두 장의 종이에 각각 '예'와 '아니오'를 적어 조각상 앞에 두고는 질문을 던졌다.

“레버넌트 선조님이신가요?”

조각상은 한 손으로 에르망가르드를, 다른 한 손으로는 '예'라고 쓰인 종이를 가리켰다.

“성공한 거야?”

“아마 성공한 것 같아요…… 이 정도의 소통은 아마 안전할 테니, 위협받을까 겁낼 필요는 없어요.”

분노를 표현하려는 듯, 조각상의 두 손이 모두 에르망가르드를 향했다.

“그럼 물어본다?”

“예, 어서 물어보세요.”

“선조님들, 제발 내 질문에 대답해줘……”

“내가 위령 의식의 힘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님프가 질문을 한 순간, 그녀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긴 한숨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한 줄기 바람이 불며 조각상이 몇 번 흔들리더니, '아니오'라고 쓰인 종이 위로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