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월간 분대 기록카즈델로 데려가 줘 1

월간 분대 기록 · 2025.03 월간 분대 · 1층 영혼 융합의 시작

카즈델로 데려가 줘 1

“저 '중력 무시 장치'를 꺼내 올 사람이 아무도 없어? 진짜로?”

“정말이지, 내가 토석의 아이는 수도 없이 봐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토석 같은 녀석은 너야.”

내가 이곳을 가리키자, 그 소리가 곧바로 따라와 정정해 줬다.

“어디지?”

“머리! 아무리 내가 몸이 없어서 손짓도 할 수 없다지만, 상황을 보고 짐작은 할 수 있어야지! 그게 바로 상상력 아니냐!”

두텁고 무거운 작업복 속에서 머드락은 손을 뻗어 파이프의 내벽을 만지면서, 동시에 속으로 에너지의 흐름을 계산하며 최적의 절단 지점을 찾고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고함을 지른 것은 레버넌트, 즉 오래된 살카즈 선조였다. 이 선조의 말에 따르면, 그는 머드락과 '인연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머드락 본인의 느낌에 따르면, 확실히 님프 일행의 의식에서 이 선조를 만난 뒤부터는 매번 대용광로에 진입할 때마다 상대의 목소리가 이런 식으로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레버넌트 본체는 영혼 용광로 속 슬래그에 들러붙은 채, 도시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자신을 불사르고 있었다. 머드락은 높으신 분들의 화를 불러올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용광로의 화염 속에서 그 슬래그를 거두고 싶진 않았기에, 이 목소리를 해결할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너희가 이야기를 들려줄 때, 그중에서 네가 상상력이 가장 빈곤한 녀석이라는 것을 바로 알았지. 이 용광로의 진짜 힘조차 이용할 수 없다니, 너도 참 비참하구나.”

“우리가 중계 용광로에서 집안까지 연결해 준 덕분에 매일 따뜻하잖아.”

“그까짓 에너지는 부산물에 불과해! 너도 봤잖아, 이 용광로는 무언가를 바꿔 나타낼 수 있다는 걸! 너의 상상력만 있으면 된다고! 자, 예전의 그 의식을 해봐, 내가 시범을 보여줄 테니.”

“네가 말하는 대로 하면 만족하겠나?”

그리 힘든 일도 아니다. 머드락은 그때의 의식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 의식을 다시 재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제단을 복제하고, 의례를 재현하는 것. 리치의 주인 같은 거물은 그녀에게 이런 실력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오…… 성공했군, 느껴진다, 아주 좋아. 자, 으흠, 날 따라 말해 봐. 살카즈들이 텅 빈 방으로 들어갔다.”

“살카즈들이 텅 빈 방으로 들어갔다.”

예전에 님프 일행이 매번 이곳에서 이야기를 하던 때처럼, 용광로 안에서 환영을 만드는 주술은 바로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파이프의 금속 내벽과 오리지늄 전등이 머드락의 시야 속에서 사라지며, 주위는 칠흑처럼 어두워졌다.

“이어서 말해. 하얀빛이 살카즈들이 있는 방을 밝게 비추었다.”

머드락이 말하자 방 안에 정체 모를 하얀 빛이 나타나 구석구석을 밝게 비추었다.

“……정말 신기하군, 지난 200년간 여기서 우리가 바비큐를 할 때를 제외하면 이런 일은 없었는데. 크흠, 이제 말해보거라. 무얼 원하느냐?”

“돌아가서 일하고 싶다. 아미야가 이번 주 안에 이 파이프를 폐쇄해 달라고 했거든.”

방 안의 환영이 눈에 띄게 몇 번 반짝이더니, 곧이어 허공에서 레버넌트의 성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좀 맞춰주면 덧나냐! 에휴!”

“잘 들어, 나는 너랑 같이 실험을 하나 하고 싶다. 모두 다 카즈델을 위해서라고!”

“……그렇군. 최대한 빨리 해줘.”

“이제 날 따라……아니, 나도 시험해 봐야겠군. 이렇게 네가 나한테 묻는 거야. 자, 나한테 '무얼 원하느냐'라고 물어봐.”

그래, 어쩌면 이거라면 가능할지도. 레버넌트는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

“……무얼 원하느냐?”

“흥, 어디 보자……”

“총, 엄청 많은 총.”

그러자 방에는 순식간에 대량의 총으로 가득 찼고, 머드락도 총에 파묻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