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월간 분대 기록불협울림의 시 2
월간 분대 기록 · 2025.05 월간 분대 · 3층 먼지투성이 폐허
불협울림의 시 2
그녀는 생각에게 그 잃어버린 대지에 남겨진 시를 노래해 달라고 간청한다.
생각은 검은 비가 뚫고 지나간 자신의 몸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울림과 만난 이후로도 그는 단 한시도 시간을 소홀히 한 적이 없었다.
그는 이토록 절실하게 대지의 핵의 다음 호흡이 늦춰지기를, 그리하여 그의 죽음 역시 늦춰지기를 바란 적이 없었다.
그는 변화의 음운을 노래하고 있었고, 미친 듯이 기뻐했다.
울림과의 교류가 빨라질수록, 생각의 노래 또한 복잡해졌다. 과거의 그 어떤 생각이 남긴 음운보다도 더.
하얀 울림이 낸 음운은 너무나 난잡했고, 그는 자신이 해석한 음절이 뜻하는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이건 그가 알지 못하는 음운이었다.
어째서 대지를 채운 물질이 불꽃이 아닌, 흐르는 투명한 물질과 불꽃을 끌 수 있는 흙과 돌인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어둠과 빛을 바꾸는 것이 대지의 핵이 내뿜는 호흡이 아닌, 허무 속에 높이 떠있는 먼 곳의 둥근 물체인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삶은 어째서 기쁘고 죽음은 어째서 슬픈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고독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마왕, 너는 도대체 어디서 이런 음운을 배웠어?” 결국 생각은 참지 못하고 하얀 울림을 향해 가르침을 청했다. 무질서하고 무수히 많은 음운 속에서 수없이 많은 음절을 해석해 냈지만, 아직도 끊임없는 영감이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더욱 많은 것을 원했다.
“배운 게 아니야, 나는 끝없는 지식을 갖고 태어났어.”
“이미 멸망한 여러 시대를 뛰어넘기 전, 내가 잠시 머물렀던 잃어버린 세계가 내게 더욱 많은 정보를 보충해 주었지.”
“또한 그들은 나를...... '문명의 존속'이라 불렀어. 나는 문명의 기록자이며, 계몽자야. 하지만 지금, 나는 내가 계몽했던 그 시대를 다시 잃어버렸어.” 하얀 울림이 눈앞의 생각이 품은 의혹에 대답했다.
생각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계속 물을 수밖에 없었다. “네가 보았던 그 시대들, 그리고 그곳의 생명들은 모두 나처럼 노래로써 그들의 모든 것을 새겨둬?”
“아니. 내가 모든 시대에서 그러했듯이, 나는 너의 언어로 너와 소통하고 있어.”
“너의 언어는 원시적이지만 생명력이 충만해. 내가 알고 있는 서로 다른 문명 속에도 이와 공통되는 이름이 있거든……”
“시.”
“시......” 생각은 이 간단한 음절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불렀다. “나는 내 시를 사랑하고, 너의 시도 좋아해, 마왕.”
“내가 너를 데리고 다음 시대로 갈 수 있어, '살카즈'. 가서 더 많은 시를 들어봐.” 하얀 울림은 따스한 공으로 연약한 생각을 감쌌다. 그녀는 이로써 생각이 다음 호흡에 죽지 않으리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생각은 망설였다.
“아니, 나는 떠날 수 없어.” 그는 선조가 남긴 긴 시 속에서 그 어두운 시대에 관한 음운을, 그들이라는 생명의 형식이자 존재 자체가 거의 단절되다시피 했던 것을 떠올렸다. “나는 다음 생각이 대지의 호흡 속에서 탄생할 때, 불꽃 속에서 내가 남긴 시를 들려줘야 하니까."
생각은 노래하며 울림의 헌신에 감격했다.
“내게 시가 무엇인지 가르쳐줘서 고마워, 마왕이여. 앞으로 호흡 속에서 탄생하는 모든 생각이 부르는 음운은 시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어!”
“아니, 너는 태어날 때부터 시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어. 시는 너희의 생명이고, 너희의 전승인 동시에 너희의 영원불멸한 기억이야.”
하얀 울림은 슬퍼하며 생각의 격정에 응답했다.
“'살카즈', 나의 긴 시를 끝까지 들어줘, 너에게 아낌없이 나눠줄 테니. 그것을 노래하고, 그걸로 영원불멸한 불꽃이 나를 대신해 그것을 기억하게 해 줘.”
“물론이야, 마왕. 이 시는...... 이름이 있어?”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이 시를 이렇게 불러……”
“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