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월간 분대 기록탄율 1

월간 분대 기록 · 2025.07 월간 분대 · 1층 영혼 융합의 시작

탄율 1

끝을 불어넘긴 탄식

빛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원한'이라는 개념도 이미 생존 욕구에 의해 철저히 사라졌다. 생명은 지상에서 차례대로 죽어갔고, 아직 살아있는 것들은 살길을 찾아 지하로 파고들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어떤 임계점을 넘었을 때, 그들은 자신들을 산 채로 삼켜버릴 끈적한 화염을 파헤치게 될 거라는 것을.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맹목적인 본능이 그들에게 생존을 명령하기 때문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죽음을 거부하고, 그렇게 고통과 함께 사라져야 했다.

……

옷깃을 단단히 여민 아이파닐은 계단에 발자국을 하나둘 남기며 올라갔다. 그리고 그 뒤의 사람은 그림자처럼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가 남긴 발자국을 따라 밟아갔다.

그들은 지상을 향해 가고 있었다. 아직 열이 남아있는 구역에서부터 생명이 쇠퇴해가는 지층을 넘어, 모든 생물이 멸망을 맞이한 지상까지, 그들은 이미 오랜 시간 걸어가고 있었다.

죽음을 노래하는 자는 자신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고, 그의 동료는 그 선율을 들을 행운을 얻길 바랐다. 그리하여 두 미치광이는 동행하며,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계속 걸어갔다.

그들의 소원은 곧 이루어질 것이다.

……

마지막 휴식 시간, 밴시와 그의 살카즈 동료는 함께 앉아 마지막 남은 등불을 사용했다. 희미하고 흔들리는 불빛 속에서, 밴시는 마지막으로 동료를 바라보았다. 두 뿔을 자르고, 자신을 붕대로 잔뜩 둘러 감은 그 동료는, 렌즈가 부서져 테만 남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웠다. 원래 그에게는 저격용 석궁도 있었으나, 이곳에서 무기 따윈 더 이상 의미가 없기에, 그는 무기를 버리고 조준경만 남겨 그것으로 죽음의 모습을 관찰하려 했다.

그리고 그 동료가 보기에, 눈앞에 있는 이 밴시의 귀깃털은 어느새 '헬멧'에 가깝게 변해 있었고, 온몸에 오리지늄 결정이 가득 돋아난 것이, 광석병이 다음 순간에 그 몸을 잿더미로 변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다른 말로, 지금 생사를 결정하는 건 심장이나 대뇌가 아닌, 오리지늄이라는 것이다.

둘은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았고, 또 불빛을 바라보았다. 흔들리고, 깜빡이다가, 이윽고 사라진 불빛, 그리고 그 불빛의 잔상마저 시신경에서 사라졌을 때, 붕대를 감은 손이 오리지늄으로 뒤덮인 손을 잡았고,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

위로 향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발밑의 길은 점점 평탄해졌지만, 눈앞은 캄캄하고, 귓가는 조용했으며, 피부에는 더 이상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

밴시는 한발 물러섰다. 그는 동료가 뒤따라오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등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아직도 기다리고 있나? 아니면 이미 떠난 건가? 아이파닐은 알 수 없었다. 그는 단지 자기 몸의 부드러운 부분이 결정화되기 시작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하여 그는 밴시의 노래를 불렀다.

한 숨결이 폐로부터 흘러나와 성대와 오리지늄, 결정 파편을 지나, 붕대를 감은 동료의 조준경을 부수고, 별의 핵에 남아 있던 약간의 온기마저 날려,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던 허무한 어둠 속으로 울려 퍼졌다.

지금 이 순간, 물질은 이미 사라지고 오직 그 숨결만이 정적 속에서 진동하고 있었다.

들리나, 저것이 바로 아이파닐의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