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월간 분대 기록탄율 3

월간 분대 기록 · 2025.07 월간 분대 · 5층 허와 실의 경계

탄율 3

생명 최초의 포효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디에서 왔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이 소리도 없고, 색깔도 없으며, 물질도 없는 세상만 계속해서 배회할 뿐.

막막하고,

영문을 알 수 없으나,

그 또한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아직 의미가 생기지 않았으니까.

……

어둠 속에서 탄식이 울려 퍼졌다. 바람이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며 사라졌다.

그는 바람이 피부를 스칠 때 일으킨 물결을 기억함으로써,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알게 되었다.

그는 변화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

그는 처음으로 소리를 들었다.

도무지 닿을 수 없는 '하늘'이라 불리는 것 같은 곳에서, 무언가가 나지막이 울려 퍼졌다.

뚜렷한 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는 여러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소리를 더 똑똑히 듣고 싶은 그는 소리가 더 강하게 울리는 쪽을 향해 계속 걸었다.

희미했던 소리는 속삭임이 되어 점점 더 선명해져갔다.

문득, 발밑에서 무언가가 느껴졌고, 검은색과 회색 사이에 분명한 경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그는 자신이 경계선에 서 있음을 깨달았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익숙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등 뒤의 회색빛 '대지'는 그가 막 걸어온 길이다. '익숙함', '안전함', 이런 개념은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아마, 머지않아 그는 다시 이곳을 배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늘에서 들리던 속삭임은 눈이 되어 떨어졌고, 섬세한 하얀색은 경계에 끊어진 다리를 놓았다.

색채는 그를 앞으로 끌어당겼지만, 다리 건너편의 미지가 그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주저하고 있는 그의 귓가에 눈꽃이 속삭였다.

“나아가, 멈추면 안 돼.”

“심연에 떨어지더라도 내가 함께 있을 테니.”

함께……

새로운 의미가 그에게 용기를 가져다주었기에, 그는 눈꽃의 끊어진 다리 위를 걸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뒤쪽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너졌고, 앞쪽에는 얇은 얼음층이 생겨났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그의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는 점점 선명해졌다.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의 목소리였다.

숨을 쉴 때마다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쳤다.

한 걸음 달릴 때마다, 주위는 점점 밝아졌고, 색채는 더 아름다워졌으며, 자신의 모습도 뚜렷하게 보였다.

그는 달리고, 또 달리고, 계속 달렸다. 어둠을 뒤로 뿌리칠 때까지.

……

이윽고 온 세상에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

……

“라케라말린, 아이가 태어났어! 남자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