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카즈의 영겁 기담월간 분대 기록굽이길의 종점 2

월간 분대 기록 · 2025.08 월간 분대 · 3층 먼지투성이 폐허

굽이길의 종점 2

배회하는 과거

소녀의 부모는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했다.

그들은 다른 사람에게 소녀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고, 정보가 드러날 만한 것은 모조리 숨겼다. 그들은 소리소문없이 딸을 카즈델에서 내보낼 계획이었던 것이다.

전전긍긍하던 나날 속에서도 그들은 연구실에서 고에너지 오리지늄을 훔쳤고, 전쟁 기계의 부품을 훔쳤으며,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쯤에 드디어 그들의 소형 차량을 완성시켰다.

그 어떤 흔적도 남긴 적이 없던 소녀는 그렇게 먼 곳으로 보내졌다.

물론, 미지의 이역만리나 혼란스러운 카즈델이나 모두 위험하다는 건 부모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실낱같은 작은 희망만을 믿고, 소녀가 잘 살기를 바랄 뿐이었다.

……

확실히 밖이라고 해서 딱히 카즈델보다 나은 건 아니었다.

소녀가 야외에서 겨우 캐낸 작은 식물 줄기마저도 굶주린 난민들의 표적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살카즈의 죄를 운운하기 시작했고, 점차 그것은 큰 외침으로 변하더니, 마침내 그들은 철근과 돌을 손에 들고 소녀를 쫓기 시작했다.

소녀는 거처로 도망쳐 부모가 만들어준 작은 피난소에 숨었다.

하지만 그날 소녀의 운은 예전처럼 좋진 않았다. 소녀가 숨은 허름한 집은 이내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

소녀는 팔다리를 다쳤고, 비틀거리다 넘어졌다.

난민들은 집을 둘러쌌고, 소녀는 오래전에 이미 망가진 차량 안으로 힘겹게 기어들어갔다.

소녀는 부모가 남긴 마지막 장벽 안에 숨어, 손에 닿는 모든 것을 마구잡이로 난민들에게 내던졌다.

운전대, 계기판, 심지어는 무엇에 쓰는지도 모르는 작은 쇳조각까지도.

그때, 불꽃처럼 붉게 물들어 가는 돌이 눈에 띄었다. 돌을 집어든 소녀는 그것도 내던지려 했다.

그러나 돌은 순식간에 소녀의 손바닥에 박혔고, 불타는 고통과 함께 소녀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

소녀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깨어났고, 언제 생겼는지 모르는 상처들도 전부 치료되어 있었다.

이후, 소녀는 자신이 우르수스의 재앙 속에서 구출된 기록을 보았다.

그것은 용암이 지표면을 뚫고 올라오는 재앙이었고, 살아남은 사람도 수르트 단 한 명뿐이었다.

수르트는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에게 자신은 이 마을 사람이 아니라, 그저 그곳을 지나가던 중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 외에, 그녀가 기억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심지어 용암에 뒤덮인 그 허름한 집에서 부모가 남겨준 유일한 가족사진마저 타버려 재가 되었다는 사실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