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키 & 카이룰라 아버월간 분대 기록유년기의 끝 3
월간 분대 기록 · 2024.01 월간 분대 · 5층 신성한 동굴
유년기의 끝 3
일부 시테러가 구름층을 계속 응시하기 위해 암석 같은 형태로 진화했다면, 그것은 대체 어떠한 사명일까?
볼리바르 어딘가의 아무도 모르는 해안가. 교묘하게 위장한 시테러 두 마리가 암초들 사이에 몸을 고정한 채 그저 마주 오는 파도를 맞고 있었다. 그들에게 다른 생물에 대한 적의는 없는 듯했고, 그냥 그렇게 오랫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로도스 아일랜드는 컬럼비아 주변에 한동안 더 정박할 예정이었다. 그 사이 미즈키는 몰래 빠져나와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체험할 수 없는 지역 문화와 특색을 즐기는 것 외에도, 이따금씩 이런 외진 곳을 찾아 무릎을 감싼 채 쪼그려 앉아 파도 소리를 듣거나 시테러들의 소리 없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너희들 지금 구름을 관찰해서 날씨를 판단하고 있는 거야?” 미즈키는 그 둘이 어떠한 방식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테러의 정밀하고 특별한 구조의 시각 기관이라면 구름 저 멀리까지도 관측할 수 있다. 미즈키는 이러한 관찰의 목적이 매우 궁금했다. 어쨌든 시테러들이 하늘에 바라는 것은 없을 테니까. 전에 하늘을 나는 걸 시도한 시테러가 있긴 했지만, 파울비스트는 종족을 먹여 살릴 풍부한 자원이 될 수 없었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야 또한 바닷속 생활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날씨가 아니다. 우리는 관찰한다. 우리는 기다린다.” 이 두 마리의 시테러는 그들 생애의 대부분 시간을 그래왔던 것처럼,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그들의 직책을 다하고 있었다. 그들에겐 불필요한 발성 기관이 없으며, 존재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에겐 동족에게 정보를 전달할 그들만의 수단이 있었다.
하지만 구름층을 계속 응시하기 위해 암석 같은 형태로 진화했다면, 그것은 대체 어떠한 사명일까? 그 막중한 사명 뒤에 숨겨진 이유는 두세 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는 걸 미즈키도 알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떠나려고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하늘에는 알 수 없는 이상 현상이 벌어졌다. 쩍 갈라진 틈, 반짝이는 전리방사선, 심지어 본 적도 없는……
그들이 한 짓일까? 아니, 이 시테러 두 마리는 저 멀리 떨어진 공간에 간섭할 힘이 전혀 없다. 그들의 기능은 오로지 관찰뿐이다. 그렇다면 다른 누군가 무엇을 했다는 건데? 무엇 때문에? 저쪽은 컬럼비아 아닌가? 아까 본 것은 도대체……
미즈키가 정신을 차렸을 때 두 마리의 시테러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어쩌면 그들은 황급히 동굴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수백 년에 걸쳐 진행될 시테러의 생존 전략을 개척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는 정보를 동족에게 전달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