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키 & 카이룰라 아버월간 분대 기록위험한 시약 2
월간 분대 기록 · 2023.05 월간 분대 · 3층 맹렬한 파도
위험한 시약 2
심해의 선교사가 해안의 부서진 바위에 서 있다. 두려움보다 편안함이 더 많아 보인다.
에기르인은 자신이 환각을 본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공백과도 같은 침묵이 지나자, 날카로운 통증이 울부짖기 시작하더니, 먼 곳의 해수면으로부터 꿈틀거리는 생물의 모습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 불완전한 시야의 끝에……
이곳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모습이 들어왔다.
비록 형체는 이미 순수한 시본으로 탈바꿈했지만, 어떤 묘한 직감에 쏜즈는 그것이 과거 은사의 모습이라는 걸 알아챘다.
모습을 통해 알아챘다기보다는, 그 괴물과 눈을 마주친 찰나에 스쳐 간 깨달음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그 순간, 과거에 느꼈던 갖가지 위화감이 모두 이해가 되었다.
그에게 값진 지식을 전수해준 이베리아 선교사는 애초부터 심해의 일원이었던 것이다.
심해 주교는 부서진 해안에 서 있었고, 두려움보다는 평온함이 더 많아 보였다. 시테러들이 선교사를 둘러싸고 희열이라도 느낀 듯 울부짖었고, 시본 유체는 가느다란 촉수를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위매니에 속하는 그들은 그렇게 순수한 모습으로 파도에 의해 흔들거리고 있었다. 선교사의 등에 석양이 비치자, 잿빛 그림자가 바다에 떨어져 부드럽게 일렁거렸다. 그리고 어디선가 잔잔하고 묵직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선교사는 거기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반가운 재회로구나, 아이야.”
곳곳에서 들리는 속삭임은 감정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것은 위매니에겐 없어야 할, 개체에 속하는 감정이었다.
“너는 보지도 못했던 바다를 동경하고, 고향의 땅을 그리워하고 있구나.”
“그게 네가 여기에 남아 떠나지 않으려는 이유인가?”
“너의 피에는 내가 남긴 선물이 있지. 원래는 하찮은 것이지만, 너는 위매니 사이에서 너무 오랫동안 머물렀구나……”
“너는 여전히 방황하고, 방랑하며, 여전히 찾고 있느냐?”
“네가 찾고 있는 게 이곳, 여기에 있느냐?”
“위매니가 개체의 의지를 덮어버리지만, 그중에서도 예외는 있는 법.”
“최선의 길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나의 생각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그렇지만 너는, 너는 답을 찾았느냐?”
선교사가 손을 내밀었다.
어린 시본이 꽃을 피우자 바다의 자손들이 그를 향해 촉수를 뻗었다.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나는 늘 네가 올바른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아이야.”
시본의 소리는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차곡차곡 퍼져나갔다.
쏜즈는 그 목소리를 이해할 수 있다.
상대는 늘 그렇듯이 쏜즈에게 자신의 사고를 유지하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만약 지금까지의 모든 검증 방법이 실패로 끝나 새로운 가설을 세워야 한다면……
눈앞의 이 선택이 그가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될까?
눈앞의 이 선택의 끝에 과연 그가 원하는 답이 있을까?
석양이 쏜즈의 눈앞에서 저물어 갔다.
위매니는 육지를 향해 전진하지 않고, 반대로 천천히 뒤로 물러갔다.
신성한 종교화가 조각조각 부서져 갔다.
금과 은이 해수면에 흘러내리고 있다.
에기르인은 손에 든 검을 천천히 들어 선교사를 향해 겨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