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키 & 카이룰라 아버월간 분대 기록등불을 든 자 1
월간 분대 기록 · 2023.07 월간 분대 · 1층 하늘빛 해안
등불을 든 자 1
앞에 있는 사람이 재판관인지 아닌지 그들은 알 길이 없다.
“병사, 그리고 에기르인. 과거였으면 흔치 않은 조합인데.”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그녀는 검은색 로브를 두르고 있었고, 손에 든 레이피어는 은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방금 절벽 위 초소에서 철수해 온 이 침입자들은 동굴에 사람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네 번째 해일이 관측 구역의 방어시설을 대부분 파괴하는 바람에, 그들은 주력부대와 통신마저 끊겨버렸다. 수많은 시테러가 그들을 쫓아다녔고, 살아서 동굴까지 온 사람은 병사 한 명과 감시탑 직원 한 명뿐이었다. 만신창이가 된 둘은 배고픔에 시달렸지만, 그것보다 앞에 있는 사람과 뒤에서 쫓아오는 시테러가 더욱 두려웠다.
“당신은 재판관인가요?” 에기르인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녀의 레이피어가 에기르인의 기억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검과 등불을 알고 있을 텐데?” 그녀는 어둠 속에서 조금 더 걸어 나왔다. 그녀의 손엔 심판의 불이 없었다. 그 등불은 그녀 등 뒤의 바위에 놓여 있었다.
병사는 무기를 내려놓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여기 재판관이 있을 리가 없잖아? 방어선도 붕괴한 마당에, 재판관이 있다고 해도 죽었거나 내륙으로 철수했겠지.”
“내 사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마지막 감시탑도 여전히 가동 중이고, 절벽 위에는 아직도 지키는 사람들이 있어. 마찬가지로, 바다에 돌아간 그녀들도 이렇게 쉽게 우리와 연락을 끊지는 않을 테지.”
검은 로브를 두른 그녀는 해안선을 바라보던 시선을 되돌렸다.
“등불 없이 이 동굴 너머 후방으로 갈 수는 없을 거야. 에기르인, 그 등불을 들고 날 따라와.”
등불은 축축한 암벽을 은은하게 비췄고, 세 사람의 그림자는 점점 길어져 갔다.
“너도 그 소문을 들었을 거야.” 병사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시본이 인간으로 위장해서 침투한대. 처음엔 교회, 나중엔 군대, 심지어 일반 도시까지도. 지난번 초소도 그렇게 당했지.”
그들은 눈앞의 사람이 정말 재판관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에기르인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