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키 & 카이룰라 아버월간 분대 기록허무 속에서 3
월간 분대 기록 · 2023.10 월간 분대 · 5층 신성한 동굴
허무 속에서 3
허무 속에서 해방된 그 모습은 누구의 모습이었을까?
그건 정말로 예쁜 바위였다. 새하얗고 반듯하며 부드러운 모래 속에 반쯤 묻혀 있는 게, 마치 정성스럽게 만든 디저트를 조심스럽게 파도 밑에 가져다 놓은 것 같았다.
여기는 너무나도 좋군요. 그녀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녀를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혼자 오랜 시간을 걸었다. 무너진 잔해를 지나, 끈적한 살점을 넘어, 노랫소리를 뚫고, 죽음을 거쳐.
마침내, 그녀는 그 바위 앞에 도달했다. 이건 아마 우연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이 기나긴 여정의 종착지를 전혀 생각해본 적 없었으니까. 그래도 다행이다. 최고의 순간은 늘 이렇게 예기치 않게 찾아오니.
그녀는 다가가 바위를 어루만졌다. 그녀가 예전에 익혔던 지식은 그녀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이미 어두운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그 감정은 아직 거기에 남아 있었다. 이미 설명을 포기했던 감정이 그녀의 희미하게 떨리는 두 손안에 어김없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런 떨림은 아주 아주 오랜만이었다.
그녀는 바위를 쓰다듬으며 희미한 온기라도 느끼고 싶었지만, 결국 손에는 아무것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온도에 대한 감각을 잃고 있었다. 손끝으로 조금은 거친 느낌이 전해졌다. 이건 마치 영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굉장한 돌이다.
아득한 시간 저편의 어느 오후, 그녀도 이렇게 어떤 바위를 쓰다듬은 적이 있었다. 그때의 그녀는 세월에 저항할 수 있는, 소멸에 저항할 수 있는,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종말에 저항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운명이 소원을 이루지 못한 게, 어떻게 보면 또 일종의 저항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연결.
과거 자주 입에 오르내리던 이 단어가 이미 기억 속에서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빛이 바랬지만, 그녀는 더 이상 자신과 연결된 사람이 없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다.
때가 왔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다.
그녀는 가볍게 팔을 들어 올렸다. 한때 무기라 불렸던 물건은 이미 썩어버려 잔해만 남았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일을 해내기에 충분했다.
바위가 조금씩 깎여나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
그녀는 눈을 감았다. 드디어 완성되었다.
그녀는 형체 있는 물건 속에서 허무를 해방했고, 자신의 운명을 허무로 돌려보냈다.
파도가 밀려와 온갖 흔적을 데려갔다. 모래 위의 그 커다란 바위와 그 그림자도 모두 파도에 씻겨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