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키 & 카이룰라 아버월간 분대 기록수장 2

월간 분대 기록 · 2023.11 월간 분대 · 3층 맹렬한 파도

수장 2

자신을 황홀하게 하는 그림자에 맞서고, 그 오만과 배려에 맞서라.

기사.

글래디아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자칭 기사라는…… 카시미어 사람을 여럿 본 적이 있다. 그들의 역사는 그리 복잡하지도 않다. 그건 단지 쿠란타의 군사적 전통과 가소로운 소비문화가 충돌한 결과일 뿐이다.

그러나 아무리 기사라는 단어를 해석해 본들, 눈앞에 있는 이 기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옆에 있던 이베리아 전사는 초조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한번 집정관에게 진격을 요청했지만, 글래디아는 침묵을 선택했다.

“이 두 시본은 조금 특별합니다.” 재판관이 말수가 적은 집정관을 대신해 말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만만치가 않죠.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떠한 행동을 취할지……”

살아남은 전사들은 적어도 한 번은…… '마지막 기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글래디아는 이베리아에서 처음 그를 만났던 장면을 떠올렸다. 바다는 이렇게 넓고, 적은 부지기수인데 똑같은 시본을 계속해서 만날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게 아니라면…… 카시미어의 작은 마을에서 온 그 열쇠가 모든 사람의 운명을 한데 묶어버리기라도 한 걸까? 설마 이 만남도 단지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

하늘엔 먹구름이 짙게 깔렸고 바람엔 심해의 썩은 내가 섞여 있었다. 기사는 그의 가장 충실한 호종과 함께 해수면에 엎드려 바다의 호흡과 함께 넘실거렸다.

글래디아는 늘 이 일이 신경 쓰였다. 만약 기사와 그의 탈 것이 교회의 쓰레기들 같이 타락해버린 인간이라면, 그들의 행동은 너무나도 어지럽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교회의 쓰레기보다 더 깊이 타락해버려, 심지어 위매니에 가까워졌다면, 그들은 어떻게 위매니의 염원을 무시할 수 있었고, 또 동포의 요청도 무시할 수 있었던 걸까?

글래디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어째서 자신이 이런 비인간적인 물체에 동정을 느꼈던 걸까? 어째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평등한 생명체로 대했던 걸까?

빌어먹을, 과연 언제부터였을까?

갑자기 한 갈래의 벼락이 내려치면서 글래디아를 현실로 끌어왔다. 그녀는 불안한 듯 하늘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나빠 시야가 점점 열악해지고 있군요.” 그녀는 아까 그 이베리아 전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날씨가 예사롭지 않아요……”

또 한 갈래의 벼락이 내리치자 해수면은 갑자기 탁해지기 시작했다. 그 어떤 육지의 태생 동물이라도 이 칠흑 같은 바다 앞에서는 생물학적으로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사들은 식은땀을 흘렸고, 글래디아의 주변은 사적에 휩싸였다. 구름을 뚫고 내려온 미약한 햇살은 끊임없이 흔들렸고 바다에는 괴이한 정적만이 흘렀다.

기사가 고개를 들 때까지.

글래디아는 왜 그가 얼마 안 남은 마지막 이성의 끈을 붙잡고 '바다의 파도'에 그토록 분노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설마 일종의 은유인가? 위매니 그 자체를 말하는가? 아니면…… 이샤믈라?

그것도 아니면……

글래디아는 갑자기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뒤늦게 알아차린 재판관은 이 엄청난 속도의 어비설 헌터스를 따르라고 전 함대에 명령했다.

거의 같은 시각, 기사도 고개를 들었다. 집채 같은 파도가 수평선 너머에서 소리 없이 일어났다. 그리고 괴상한 울음소리와 함께 기사는 파도를 향해 돌진했다. 한 파도를 뚫고 지나자 기사는 넘실대는 다음 파도를 바라보았다.

글래디아는 요즘 들어 생각이 많아졌다. 그녀는 문득 이 마지막 기사의 행동이 아무런 논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오직 집착과 투쟁이라는 순수한 생각으로 바다의 모든 것을 부숴버리려 할 뿐이다.

그녀는 물론, 심지어 바다의 파도까지도.

글래디아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녀는 과거 울피아누스가 해줬던 충고가 떠올랐다. 집정관으로서 이런 모습은 좋은 것이지만, 전사로서 이것은 짐 덩어리에 불과하다고.

마지막 석양이 파도에 삼켜지는 순간, 그 희미한 빛이 반짝이는 찰나, 글래디아는 기사를 향해 돌진했다.

어쩌면 그녀의 삶에 늘 이러한 모습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습은 절대 시본이 될 순 없다.